온라인 게임 모임서 처음 만나[결혼했습니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6-03 09:06
  • 업데이트 2024-06-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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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한수현(30)·정가을(여·28) 부부

저(가을)와 남편은 2018년 게임 ‘메이플 스토리’에서 처음 만났어요. 게임을 하기 위해 길드(게임을 하는 사람들끼리의 모임)에 가입하며 길드원들과 통성명을 했는데, 그 길드에 남편도 있었던 거죠. 게임을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친해진 우리는 서로 휴대전화 번호를 물어보고 이후로 자주 연락하며 좋은 오빠 동생 사이로 지냈습니다. 처음에는 게임 이야기만 했지만, 점점 일상도 공유하게 됐어요. 남편은 약속에 나갈 때 어떤 옷을 입고 가는 것이 나을지 물어보기도 했어요. 누구나 붙는다던 운전면허 시험에 떨어졌다고 낙심하는 절 남편은 놀리지 않고 진심으로 응원해 줬어요. 그의 다정한 모습에 점차 마음이 열리게 된 것 같아요.

서로 알게 된 지 3년이 지난 2021년, 새해 인사를 나누던 전 남편에게 대뜸 “오빠는 만나는 사람이 생기면 언제 결혼하고 싶어?”라고 물었어요. 그런데 남편은 “가을이 같은 사람을 만나면 바로 결혼할 거야”라고 답한 거예요. 그 대화를 계기로 연인이 됐습니다. 문제는 두 사람이 모두 게임 채팅이나 메신저로만 대화했을 뿐 아직 현실에서 만난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어요. 알고 보니 전 광주에, 남편은 경기 파주에 살고 있더라고요.

첫 만남은 사귀기로 한 지 23일 만에 이뤄졌는데요. 오전 4시까지 당직을 선 남편이 쉬지 않고 바로 차를 몰아 광주로 와줬어요. 너무 고맙고 행복했죠. 그런데 정작 가족은 남편과의 만남을 반대하는 거예요. 게임에서 만난 사람을 믿을 수 없다면서요. 그래서 곧장 짐을 싸서 파주로 올라가 남편과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제 부모님은 우리의 만남을 반대했어요. 고민 끝에 법적으로 부부가 되면 부모님도 이해해주지 않을까 해서 사귄 지 3개월 만에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저를 한결같이 사랑해 주는 남편을 보고 결국 부모님도 남편을 받아들였습니다.

지난해에는 쌍둥이 부모가 됐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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