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의 광선검 ‘인종의 벽’ 부수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0 08:59
  • 업데이트 2024-06-1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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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디즈니+ 시리즈‘애콜라이트’에서 제다이 마스터 ‘솔’을 맡은 이정재는 제자가 누명을 쓴 데 대해 안타까워하며 모험을 떠난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 ‘애콜라이트’ 현지서 잇단 호평

이정재 ‘연기력 논란’ 불식
“다정함을 표정만으로 전달”
“시리즈 균형 잡아주는 역할”

‘PC주의’ 디즈니엔 혹평
대중평가 10점 만점에 3.7점
“제다이를 죽인 건 바로 디즈니”


‘광선검’을 쥔 이정재가 ‘스타워즈’ 본토의 선입견을 뒤집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가 공개한 ‘스타워즈’ 새 시리즈 ‘애콜라이트’에서 그가 맡은 마스터 제다이 ‘솔’에 대해 “홀로 빛난다”는 등 호평이 이어지면서다. 첫 ‘동양인 제다이’라는 이유로 공개되기 전부터 ‘스타워즈’ 팬들에게 뭇매를 맞았던 이정재가 반전 서사를 쓰고 있다.

지난 5일 ‘애콜라이트’ 1·2화가 공개된 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이정재가 연기한 ‘마스터 솔’은 제다이의 양면성을 공감할 수 있는 얼굴로 등장한다”며 “한국에선 이정재가 따뜻한 심장을 가진 액션 영웅으로 나오는 것이 놀랍지 않겠지만, ‘오징어게임’으로만 그를 아는 미국인들에겐 폭넓은 그의 연기 범위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할리우드리포터 역시 “말로 설명하기 힘든 ‘다정함’을 표정 하나만으로 전달한다”며 호평했다. 또 다른 매체 팬덤와이어도 “시리즈의 균형을 잡아주는 연기를 선보이며 훌륭하게 기여한다”고 평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디즈니+ 시리즈 ‘애콜라이트’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가장 미국적인 엔터테인먼트 프랜차이즈인 ‘스타워즈’에서 가장 무게감 있는 캐릭터인 ‘제다이’를 동양인 배우가, 그것도 첫 영어 작품을 통해 맡게 됐다는 사실은 해외에서도 화제다. 더구나 ‘애콜라이트’는 디즈니+의 상반기 최대 기대작 중 하나. ‘스타워즈: 보이지 않는 위험’(1999년)으로부터 100년 전을 다룬 ‘애콜라이트’는 제다이들을 노리는 연쇄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용의자로 지목된 ‘오샤’(어맨들라 스텐버그)와 그의 옛 스승 ‘마스터 솔’(이정재)이 사건의 전말을 쫓는다는 내용이다.

1화에서 장차 제다이가 될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장면으로 처음 등장한 이정재는 자애롭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이후에도 드라마의 서사를 이끄는 주요 인물로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콜라이트’를 연출한 레슬리 헤들랜드 감독은 ‘오징어게임’ 속 이정재의 연기를 보고 작품에 캐스팅했다. 헤들랜드 감독은 미 매체와 인터뷰에서 “무시무시한 욕망과 깊은 슬픔까지 폭넓은 감정을 자유롭게 연기하는 배우”라고 이정재를 칭찬했다.

공개 전부터 비난을 가했던 대중도 이정재와 그가 연기한 ‘마스터 솔’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X’(옛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SNS엔 “홀로 흡인력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극의 균형을 잡아준다” “우리에게 필요한 제다이 마스터” 등의 반응이 가장 인기 있는 글로 올라 있다. 오리지널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제다이 마스터 ‘콰이곤 진’을 연기한 리엄 니슨과 이정재를 비교하는 글도 많다. 이정재가 이번 작품에서 연기를 할 때 영감을 받았다고 했던 캐릭터로, 스타워즈 골수 팬들에게도 ‘인정’받는 인물 중 하나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디즈니+ 시리즈 ‘애콜라이트’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어색한 영어 연기에 대한 지적이나 “별다른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한다”(뉴욕타임스) 등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개되기 전부터 노골적으로 조롱당했던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 수준으로 평가가 호전됐다.

반면, 작품 전반에 대해선 부정적인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10일 오전 미국 비평 사이트 메타크리틱에 따르면, 언론은 100점 만점에 67점, 대중은 10점 만점에 3.7점이다. 로튼토마토는 더 참혹하다. 대중 점수가 28%에 불과하다. 유튜브에 공개된 ‘애콜라이트’ 정식 예고편에 달린 ‘“누군가 제다이를 죽였다” 그것은 디즈니다’란 댓글은 3만3000명으로부터 ‘좋아요’를 받았다. 제다이가 차례로 암살되는 작품의 내용에 빗대 디즈니를 꼬집은 것이다.

특히 디즈니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 주의’에 치우쳐 배우의 연기나 작품의 완결성보다 다양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애콜라이트’의 주요 배역 대부분은 비(非)백인과 여성이다. 이정재 외에도 주인공 오샤를 연기한 어맨들라 스텐버그는 흑인 혼혈 여성이다. 필리핀계 캐나다인 배우 매니 자신토, 아프리카계 영국인 여성 배우 조디 터너 스미스 등도 주요한 역할을 맡았다.

극단적인 호불호 반응 속 ‘애콜라이트’의 초반 성적은 좋다. 9일 디즈니+ 시리즈 부문 시청 순위 세계 1위(플릭스패트롤 집계)에 올랐다. 공개 첫 24시간 동안 480만 명의 시청자를 불러들이며 디즈니+ 기준 올해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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