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공항 부지 공사부터 유찰, 2029년 개항은 백일몽[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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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졸속 논란이 첫 삽도 뜨기 전에 재점화했다. 당초 개항 목표 시점이 2035년 6월이었지만, 국토교통부는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명분으로 2029년 12월로 5년 이상 앞당겼다. 이 때문에 지난 5일 마감된 활주로·방파제 등 공항 부지 건설공사 입찰부터 표류하고 있다. 10조53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공사인데도 건설업체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무리한 일정에 뒤탈이 우려되자 건설업체들이 등을 돌린 결과다. 국토부는 오는 24일까지 재입찰 신청을 받지만 조건이 그대로인 한 비슷한 양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예고된 파행이라는 게 더 심각한 문제다. 예정대로 개항하려면 설계는 10개월 이내, 공사는 5년 이내에 마쳐야 한다. 국토부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해상 매립을 줄이려고 당초 해상에 짓기로 했던 공항을 육·해상에 걸쳐 건설하는 것으로 바꿨다. 부동침하(지반이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현상) 우려로 2022년에 이미 배제됐던 방식이다. 사업비가 20분의 1인 소규모 울릉공항조차 개항에 5년, 인천국제공항은 1단계 건설에만 9년이 걸렸다. 정상적 건설업체라면 아무리 일감이 부족해도 발을 빼는 게 당연하다.

가덕도 신공항은 4류 포퓰리즘 정치의 산물이다.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남권 신공항 검토로 촉발됐지만 2016년 김해국제공항 확장으로 정리됐는데,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야합해 억지 특별법으로 부활시켰다. 개항을 앞당긴 빌미였던 부산 엑스포도 물 건너간 상황이다. 5년 뒤 개항은 꿈도 못 꿀 일이다. 개항 시점은 물론 공항 타당성 자체까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때다. 부산 지역 반발이 예상되지만, 예산을 낭비하며 안전까지 위협받는 공항을 졸속으로 만드는 것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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