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10배 재진입 속도 견디고 무사귀환… 우주여행의 꿈 가까워진다[Science]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2 09:05
  • 업데이트 2024-06-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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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6일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의 우주 발사시설인 ‘스타베이스’에서 스페이스X의 완전 재사용 우주발사체인 ‘스타십’이 발사되고 있다. 이날 발사된 스타십은 시속 약 2만6225㎞로 고도 210㎞ 정도에서 예정된 항로를 비행한 뒤 70여 분 만에 바다에 착수했다. 길이 50m, 직경 9m 크기인 스타십은 내부에 150t까지 적재 가능하며 100명 이상이 탑승할 수 있는 규모다. 스페이스X 제공



■ Science - 재사용 발사체 ‘스타십’ 시험비행 성공의 의미

알루미늄 → 티타늄 재질 교체
대기권 진입때 각도 조절 통해
플라스마 고열·충격 등 줄여

과거 ‘새턴5’ 발사비 4억달러
현재 ‘팰컨9’은 6700만달러
재사용으로 비용 획기적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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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가 ‘스타십’의 4차 시험발사에 성공을 거두며 우주선 재사용 발사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우주선의 경우 일회성, 혹은 부분 재사용만 가능해 막대한 비용을 날린다는 지적도 적잖다. 이 때문에 스타십의 성공적인 우주 비행과 귀환은 앞으로 우주여행도 일반인들에게 허용되는 영역이 될 것이란 기대를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재사용 발사체 ‘스타십’

스페이스X는 지난 6일 발사된 스타십이 목표로 했던 궤도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단 발사체와 2단 우주선 각각 멕시코만과 인도양 바다에 목표대로 착수(着水)했다고 밝혔다. 비행 과정에서 엔진 중 1개가 점화되지 않거나, 작은 보조날개가 손상되는 등 문제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초기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스타십은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선으로, 1단 로켓인 ‘슈퍼 헤비’와 2단 로켓 겸 우주선인 ‘스타십’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스페이스X의 주력 발사체인 ‘팰컨9’과 ‘팰컨 헤비’가 1단 로켓만 재사용하고 2단 로켓은 재사용하지 않는 ‘부분 재사용’인 반면, 스타십은 1단과 2단 모두 재사용하는 ‘완전 재사용’을 목표로 한다.

사실 재사용 발사체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미 수십 년 전 우주에 수차례 발사된 우주왕복선이 대표적이다. 우주왕복선 이전에도 우주선을 재사용한 사례는 있었으나, 일정 고도에 도달한 뒤 내려오는 ‘탄도 우주비행’에 불과했고 본격적인 ‘궤도 우주비행’ 우주선 재사용은 우주왕복선과 함께 시작됐다. 우주왕복선은 1972년 개발이 시작돼 1981년 처음 발사됐고, 2011년 7월 마지막 발사까지 30여 년간 사용됐다.

우주왕복선은 허블우주망원경 프로그램, 목성탐사선 운송, 국제우주정거장(ISS) 건설에 주도적으로 사용됐다. 사람이 직접 탑승하는 궤도선과 외부 연료탱크, 2개의 로켓으로 구성되며 ‘컬럼비아호’ ‘챌린저호’ ‘디스커버리호’ 등 6기가 제작됐고 이 중 5기가 실제 우주로 나갔다.

한편 고체연료 로켓이 실제 우주비행에 사용된 것도 우주왕복선이 처음이다. 우주왕복선이 지상에서 발사되는 과정에서 2개의 로켓은 최대 약 3만kN(킬로뉴턴)의 추력을 내는데, 이는 3000t 이상의 질량을 들어 올릴 수 있는 힘이다. 해당 로켓은 발사 후 약 2분간 사용된 뒤 분리돼 대서양에 낙하하는데, 이를 회수·재개조해 다른 우주왕복선 발사에 재사용됐다. 임무를 마친 우주왕복선이 활주로에 착륙하는 것까지 감안하면 사용 후 소실되는 외부 연료탱크를 제외한 상당 부분이 재사용된 셈이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6일 발사된 ‘스타십’이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플라스마가 발생하는 모습. 스페이스X 제공



◇발사체 재사용, 왜 어려운가

발사체를 재사용하기 위해선 이 과정에서 우주선의 적절한 진입 각도를 유지해야 한다.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선은 보통 초속 7~12㎞로 움직인다. 보통 총알의 속도가 초속 1㎞인 점을 고려하면 총알보다 10배가량 빠르다. 빠르게 움직이는 우주선은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대기와 마찰하며 표면에 엄청난 충격과 열을 받는다. 진입 각도가 너무 낮으면 대기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반대로 너무 높을 경우 대기와의 마찰이 늘어나 과열로 파괴될 수 있다. 이번 스타십 발사 영상에서는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우주선 주변에 푸른빛이 감도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빠른 속도와 이로 인한 열 때문에 발생하는 플라스마 현상이다. 즉 음속의 수십 배로 진입하는 감속 과정에서 충격과 열을 견디는 것이 재사용 발사체의 관건이다. 우주선 표면에 특수 제작된 내열 타일이나 방열판을 부착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번에 발사된 스타십은 내열 타일의 접착제를 개선하는 등 재진입에 상당히 신경 쓴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와 닿는 부분이 넓고 평평한 우주왕복선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기수를 40도 정도 들어 바닥면을 통해 진입한다. 우주왕복선이 초속 8㎞ 정도의 속도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표면에는 1500도에 달하는 열이 발생한다. 일반적인 용광로의 쇳물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로켓의 귀환 캡슐이 초속 12㎞로 지상을 향하며 1만 도의 열을 견디는 것에 비해 낮은 온도다.

스페이스X의 우주선들은 연료와 산화제를 일부 남겨둔 뒤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2~3회 역추진하는 ‘백번(back burn)’ 방식으로 감속함으로써 대기권 마찰 감속보다 더 효과적으로 충격과 열을 줄인다. 그럼에도 재착륙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녹아내리기 때문에, 최신 버전의 팰컨9에서는 이전에 알루미늄 합금 재질이었던 부품이 티타늄으로 교체됐다. 스타십 역시 자세를 제어하는 꼬리 보조날개가 높은 열과 충격에 상당 부분 녹아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 시 목표한 바와 달리 앞으로 고꾸라진 형태로 재진입했지만, 이를 대비해 탑재된 자세제어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작동해 진입 각도를 바로잡는 데 성공했다.

◇재사용 로켓, 발사 비용 획기적으로 줄여

재사용 발사체 기술은 우주 개발의 ‘신지평’으로,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획득해야 할 기술로 평가받는다. 유인 달탐사 계획인 아폴로 프로그램 당시 우주인들을 달로 보낸 ‘새턴5’ 로켓은 한 번 발사에 당시 화폐가치로 약 4억 달러가 투입됐다. 이는 현재 가치로 4조 원이 넘는 비용이다. 고비용이 필요했던 이유는 발사체와 사령선, 착륙선 등 모든 장비를 단 한 번만 사용하고 폐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1973년 나사(미 항공우주국)가 미국 의회에 공식적으로 보고한 바에 따르면, 아폴로 1호부터 17호까지 투입된 총예산은 약 254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당시 미국 GDP의 1.8%, 미국 예산의 10.3%에 육박하는 수치다. 현재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의 발사비용은 회당 약 6700만 달러 수준까지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우주로 약 1㎏의 화물을 보내기 위해선 평균 2000만 원 안팎의 비용이 필요하다. 챌린저호 등 우주왕복선의 경우 ㎏당 약 9000만 원의 비용이 필요했으나, 팰컨9은 약 4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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