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돼도… “A+ 받은 또래한테 과외받아요”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2 11:54
  • 업데이트 2024-06-1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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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 10만원에 ‘재학생 과외’
전문 튜터링 매칭업체도 등장
“사교육 익숙해 탐구역량 부족”


‘○○수업 A+(에이 플러스) 받았습니다. 제가 족집게 과외해 드릴게요.’

서울 소재 한 사립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이모(23) 씨는 시험 기간만 되면 같은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공 수업 족집게 과외’를 한다. 이 씨는 1학년 2학기 때부터 동기들을 대상으로 전 학기에 A+ 받은 수업의 시험 정보·공부 전략 등을 알려주기 시작해 현재는 시간당 10만 원을 받는 ‘또래 과외쌤’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생들이 이 씨에게 특별히 요구하는 건 교수별 ‘꿀팁’. 이 씨는 “다른 대학 학생에게도 과외를 하지만, 우리 학교 학생이 더 많다”며 “실제 수강한 수업을 중심으로 맞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에게 수업을 받고 있다는 한 대학생은 “특정 수업과 교수님에 대한 경험이 있어 믿음직하다”며 “학교 멘토·멘티 수업보다 좋다”고 말했다.

12일 대학가에 따르면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난도가 높은 전공 수업을 중심으로 ‘재학생 과외쌤’을 찾는 대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 유명 사립대 이공계열 재학생 A 씨도 “많은 수업이 고등학교 때 물리 과목 등을 들은 걸 전제로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따라가기가 어렵다”며 전공과목을 과외해 줄 또래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또래 과외 매칭 전문 업체도 등장했다. 한 어문학과 대학생은 “예전에는 이과 계열 학생들이 수학·과학 과외를 하는 걸 봤는데, 이제는 상경계·어문계열 친구들도 종종 과외를 구한다”고 전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문·이과 학생 할 것 없이 학점이 취직과 직결되고 자율전공이 늘어남에 따라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려면 1학년 때부터 고학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교육에 익숙한 세대의 특성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사교육을 통해 학습하는 습관이 배어 있다 보니 대학에서도 스스로 탐구하는 역량이 부족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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