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특수교사에 아버지는 목사[결혼했습니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3 09:00
  • 업데이트 2024-06-1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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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추지훈(35)·이주희(여·29) 부부

대학교를 졸업하고 자격증을 막 딴 새내기 특수교사였던 저(주희)는 한 학교의 중·고등부 기간제 교사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같은 학교에서 저와 마찬가지로 특수교사로 있던 남편과는 자연스럽게 동료 교사로 만날 수 있었죠. 학교에 적응하기 바빴던 저는 남편과 서로 알고 지내는 동료로 지냈지만, 이후 초등부 교사로 옮기면서 학예회와 소풍을 함께 준비하며 점점 가까워지게 됐습니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다 보니 생각보다 공통점이 많은 걸 알았어요. 우선 두 사람의 아버지가 모두 목사셨어요. 또 특수교사라는 직업을 택했단 점도 같았죠.

주변에서도 우리 둘을 이어주기 위해 많이 노력하시더라고요. 제 이상형은 종교가 같은 사람, 키가 큰 사람, 운동과 악기를 즐기는 사람이었는데요. 그 말을 할 때마다 동료 선생님들은 “그거 추지훈 선생님 이야기 아니야?”라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직장 동료로만 여겨졌던 남편이 어느새 남자로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저를 집에 데려다주면서 “저, 선생님이랑 결혼할 것 같아요”라고 고백했고, 저는 그 마음을 받아들여 연인이 됐습니다.

연인이 된 뒤 건강이 좋지 않으셨던 시어머니가 갑자기 임종하셨는데, 저는 남편을 조금이라도 돕고 싶은 마음에 빈소에서 일을 거들었어요. 둘의 만남을 알고 있던 제 부모님도 조문하러 오셨는데, 그 자리에 남편의 여러 친척도 계셨던 터라 자연스럽게 상견례 비슷한 자리가 됐어요. 시어머니의 장례를 마치고 자연스레 결혼 이야기가 나왔고 일사천리로 식을 올렸습니다.

결혼하고 가장 아팠던 기억은 우리를 찾아온 아이가 얼마 지나지 않아 곁을 떠났다는 사실이에요.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꼬박 일주일을 누워 있었는데, 남편은 말없이 제 수발을 들어줬어요. 다행히 얼마 전 배 속에 또 한 명의 아기 천사가 찾아왔어요. 아직 초기지만, 이번에는 꼭 잘 지켜내고 싶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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