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보살피는 헌신과 봉사… 모두 세상의 밀알 되기를[자랑합니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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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레요양보호사교육원 교육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교육원 제공



■ 자랑합니다 - 요양보호사 교육원 동기들

“너 늙어 봤냐, 나는 젊어 봤단다∼.” 음악 체조로 수업은 시작됐다. 다양한 인생을 품고 각지에서 모인 서른여덟 명의 지원자는 이십 대에서 칠십 대까지 연령층을 이뤘다. 다수가 수십 년 만에 시작한 공부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무심하게 지나쳤던 노인 이야기가 수업의 전부이자 목표였다.

경험 많은 강사님들의 사례 중심 강의를 들으며 재미와 화목한 수업 분위기로 하루하루 교재에 밑줄을 그어 갔다. 만석에 비좁은 강의실이었지만 서로를 위로하며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맹진 또 맹진했다. 누구는 부모를 위해, 누구는 미래를 위해, 누구는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자 이 고생을 자처했을 것이다. 물론 필자도 정년 후에 막연하게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늙음에 관심과 연민이 깊어 갔다. 괴팍해지는 노년을 보며 ‘왜 그러실까?’라는 의문은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분명함으로 바뀌었다.

교육을 받다 보니 노인요양 제도 시행 10년을 넘기면서 정착한 부분도 있지만 풀어야 할 문제도 병존하는 듯했다. 이 시대 노인요양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질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든 피할 수 없는 미래임이 틀림없다. 방대한 노인요양 문제를 한 권의 교재와 한 달의 교육으로 마치려니 집중 또 집중해야 했고 과정은 나름 정리되고 체계화돼 있음에 위안이 됐다. 대학 한 학기 한 과목 정도의 볼륨을 한 달 안에 마무리 지으려니 교수님들도 우리도 쉴 새 없이 진도를 나갔다. 이렇듯 남성 7명, 여성 31명의 이레요양보호사교육원 동기들은 같은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갔다.

이론 수업을 모두 마친 후 닷새간의 데이케어센터(일명 노치원) 실습, 나머지 닷새간 요양원 봉사를 통해 실습 과정을 모두 마치고서야 시험 기회가 주어진다. 노치원은 그야말로 놀이터 유치원 같은 분위기다. 어르신들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등원해서 노래·율동·교재·놀이 등 유치원의 앞 글자만 바꾼 듯 흥겨운 프로그램과 운동 치료를 하면서 건강과 기억을 살리려 무진 노력하셨다. 간호사 선생님의 열정적인 율동 수업은 실습의 재미를 더해 줬고, 왕년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정서적 교감을 쌓은 박 어르신은 삼촌 같고 선배 같아 가슴에 와닿았다. 5일간 정도 들고 재미도 느낄 즈음 실습은 끝나고 어르신 한 분의 성대한 생일파티를 곁들여 작별 인사를 드렸다.

앞선 5일은 신체활동이 원활한 어르신이었기에 부담이 덜 했는데 다음 단계인 요양원 실습은 신체활동이 어려운 어르신들이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야 했다. 동기생들은 삼삼오오 층별로 배치받아 실전에 돌입했다. 걱정과 달리 정도가 각각인 어르신 모두가, 다가가니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었다. 물론 남의 도움으로 생활하지만 스스로 하고자 하는 노력도 보였고, 말벗을 통해 소통을 원하시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서적 교감을 했다.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 생각이 중첩됐고, 불효했던 것이 떠올라 중간중간 울컥하기를 여러 번 했다. 어르신들을 정성껏 돌보는 요양보호사님들의 헌신을 몸소 체험하니 가끔 문제가 되는 사건은 예외적 현상으로 보였다. 세상은 따뜻했고 믿을 만한 것을 스스로 확대하고 해석한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요양보호 활동을 누구나 한 번쯤 어르신과 함께해 보면 세상을 보는 눈과 생각이 달라질 듯했다. 나 또한 생각이 바뀌었고 숙연함을 키웠으니 더할 나위 없다.

저출생과 고령화 사회라는 양극의 문제가 같은 맥락으로 우리 모두의 과제임을 공감하는 시간이었고, 함께했던 마음 따뜻한 동기분 모두 세상의 밀알이 되시기를 기원하며 지금도 밤낮없이 고생하시는 모든 요양보호사님의 헌신과 봉사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너 늙어 봤냐, 나는 젊어 봤단다.” 이 노래를 한 번쯤 들어보고 불러보자고 제안해 본다.

이레요양보호사교육원 교육생 송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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