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너무 가까웠던 흰색 그리즐리의 비극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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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CBC 캡처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흰색 그리즐리 나코다... 선샤인빌리지 인스타그램 캡처, 캐나다공원청 제공





유전적 영향으로 흰색 털을 타고 나 관광객이나 학자. 동물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았던 야생 회색곰(북아메리카불곰·그리즐리) ‘나코다’와 그 새끼 두 마리가 같은 날 차에 치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가디언, CBC 등에 따르면 공식 식별명 ‘GBF178’로 불리던 회색곰 나코다는 지난 6일 아침 새끼 두 마리가 야생동물보호구역에 쳐진 울타리의 끊어진 부분을 타고 고속도로에 나왔다 차에 치어 숨졌다. 같은 날 공원 직원들이 울타리를 수리하는 동안 나코다는 지나가던 기차에 겁을 먹고는 도로로 뛰어들었고, 마침 지나가던 차량과 충돌했다. 공원측은 "처음 나코다를 본 차량은 방향을 틀어 사고를 피했지만 두 번째 차량은 제 때 대응하지 못해 곰을 덮쳤다"고 밝혔다. 충돌 후 나코다는 절뚝거리며 다시 울타리를 넘어 숲을 헤쳐 사라졌지만 이날 이후 목에 걸린 GPS가 24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공원 관계자들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동안 나코다를 관찰해오던 야생동물 관리 전문가 손디 스티븐스는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우리 사무실의 모든 직원이 나코다가 새끼 두 마리와 겨울잠을 자고 굴에서 나온 것을 축하하고 있었다"며 "사고 후에도 열심히 움직여서 곧 회복될 수 있으리라고 봤다"며 안타까워했다.

나코다는 지난 2020년 처음 발견됐다. 회색곰임에도 불구하고 갈색이나 금색이 아닌 북극곰 같은 백금색 털을 지닌 나코다는 호기심 많은 성격으로 구경꾼들과 사진작가, SNS 인플루언서, 공원 관계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해왔다. 고속도로나 기찻길 근처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우려한 관계자들은 곰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사람들이 곰의 사진을 찍기 위해 고속도로에서 차를 정차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 도로 주변에 전기 배선까지 설치했지만 나코다가 울타리를 오르는 법을 배우는 등 계속 ‘탈주’를 한 탓에 결국 비극을 막지 못했다.

스티븐스는 "나코다의 어미도 고속도로에서 차에 치어 사망했다"며 "나코다가 인기를 끌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보러 찾아온 것이 나코다가 사람을 경계하지 않게 되는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캐나다 공원청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요호 국립공원의 철도와 도로에서 그리즐리 7마리를 포함해 총 23마리의 곰이 사망했다.

박준우 기자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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