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 폭염· 중남미엔 폭우… ‘극과 극’ 날씨에 신음하는 인류[Global Focus]

  • 문화일보
  • 입력 2024-06-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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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Focus

사우디 성지순례지 최고 50도
최소 550명 온열질환으로 사망
하늘길도 난기류 급증에 ‘비상’


지구촌을 덮친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는 지역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 및 가뭄과 홍수를 오가는 극단적 기후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하는가 하면, 난기류의 빈도와 위력이 높아져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던 하늘길마저 위협받고 있다.

아시아대륙은 여름철 평균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며 빈번해진 폭염에 시름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슬람 성지순례(하지) 기간(14∼19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찾은 이집트인 323명, 요르단인 60명 등 최소 550명의 순례자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낮 최고기온 50도를 넘나드는 메카의 폭염 탓이다. 지난 4월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된 인도 총선 중에도 수십 명의 유권자가 50도에 달하는 더위 속에서 투표소를 오가거나 투표소 밖에서 줄을 서 있다가 사망하기도 했다. 인도 당국은 이번 선거 기간 유권자들과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등을 포함해 최소 200명이 폭염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주 대륙도 예외는 아니다. 18일 미국 기상청은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 지역을 덮친 열돔 현상으로 오는 21일까지 미국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1억5000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폭염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중국 베이징(北京) 인근 허베이(河北)성 등 북부 8개 성에서는 폭염으로 기록적인 가뭄이 발생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총력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홍수가 발생하는 등 ‘극과 극’ 기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남부 광시좡(廣西壯)족 자치구와 남동부 푸젠(福建)성에는 지난 13일부터 5일 넘게 비가 쏟아져 홍수가 발생했다. 푸젠성 기상대는 폭우 경계경보를 발령했으며, 3만6000여 명이 홍수를 피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남미에서는 지난 14일 쏟아진 폭우로 산사태, 교통사고, 시설물 추락 등이 발생하며 엘살바도르와 에콰도르에서 각각 11명, 6명이 사망했다. 브라질 남부에 위치한 히우그란지두술주에서는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4일까지 80년 만의 최대 폭우가 쏟아져 169명이 사망하고 15만 명이 다쳤다. 이재민도 58만 명에 달했다. 글로벌 기후단체 ‘세계기상기여조직(WWA)’은 기후변화로 인해 히우그란지두술주에서 홍수가 발생할 확률이 1.3배에서 2.7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기후변화 여파로 난기류가 증가하며 하늘길 안전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1일 영국 런던을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하던 싱가포르항공 여객기가 운항 도중 난기류를 만나 50m를 급강하해 승객 1명이 숨지고 총 100여 명이 부상을 입는가 하면, 닷새 후 카타르항공 여객기도 난기류에 휘말려 12명이 다쳤다. 영국 레딩대 대기학과의 폴 윌리엄스 교수는 “기후 위기로 심각한 난기류가 향후 수십 년간 두 배, 혹은 세 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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