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번 돈 세금내라고?’…외국인 갑부 탈출하는 ‘이 나라’

  • 문화일보
  • 입력 2024-06-23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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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수낵 총리와 부인 무르티 여사. 무르티 여사는 국외 소득을 영국으로 송금하기 전까지는 과제하지 않는 제도의 대상인 세법상 ‘비거주자’다. AFP 연합뉴스



다음 달 4일 총선을 앞두고 집권 보수당과 제1야당 노동당이 외국인 부유층의 세금 혜택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이들이 영국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당 모두 영국 내 외국인 부자가 합법적으로 국외 소득세를 아예 내지 않거나 적게 낼 수 있는 ‘송금주의 과세제’ 폐지를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송금주의 과세제는 사실상 영국에 살면서도, 법적인 영구 거주지를 외국에 둔 비거주자(Non-Dom)가 외국에서 발생한 소득을 영국으로 들여오지만 않으면 과세하지 않는 제도다.

노동당이 먼저 이 제도의 폐지를 제안했으나 보수당 정부도 최근 근로자 소득세 격인 국민보험(NI) 요율 인하를 위한 재원이 필요해지자 단계적 폐지를 발표했다.

2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내 부유한 외국인과 세무 전문가를 인용해 "(이들이) 비거주자 면세 폐지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경제·정치적 불확실성, 안보 우려와 함께 영국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부유한 외국인들이 이탈리아와 스위스, 몰타, 중동 등지로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세무 당국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자신을 비거주자로 세무 신고한 사람은 6만8000여 명이다. 리시 수낵 총리의 부인이자 인도 대기업 인포시스 창업자의 딸로 인도에 막대한 자산을 보유한 아크샤타 무르티 여사도 비거주자에 해당한다.

FT에 따르면 런던의 한 프랑스 투자자는 "송금주의 폐지 때문에 떠날 수 있는 사람은 다 떠나고 있다"며 연간 10만 유로(약 1억4800만 원)를 내면 국외 소득세를 면제해주는 이탈리아 밀라노로 내년 초 이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15년 간 런던에 살아온 한 억만장자 기업인 역시 아부다비로 가기로 했다면서 "브렉시트 때 보수당이 영국을 싱가포르처럼 만들겠다더니 벨라루스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총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보수당은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에 20%포인트 격차로 크게 뒤지고 있어 정권교체 가능성이 크다. 노동당의 경우에는 집권 시 소득세와 NI 요율,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다른 세금에 대해서는 변화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아 증세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영국인도 세금 걱정에 나라를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곽선미 기자
곽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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