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곡할 노릇… 조선시대 묘지석, 감쪽같이 사라졌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6-2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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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박씨 공간공파’ 10점
양주시청에 도굴 피해 신고


조선 시대 형조판서, 우찬성 등을 지낸 공간(恭簡) 박건(1434∼1509)의 무덤에 있던 묘지(墓誌·사진)가 도굴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국가유산청은 밀양 박씨 공간공파 종회가 ‘경기 양주시 장흥면에 있는 공간공 무덤에서 묘지 10점이 도굴됐다’며 최근 양주시청에 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지석, 묘지석 등의 명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묘지는 무덤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는 기록으로 조선 시대 장례 풍습에 따라 관과 함께 매장됐다.

이번에 사라진 10점의 묘지는 박건과 부인 전주 최씨의 무덤에 있던 유물로 두 사람에 대한 기록이 각각 5점의 백자판에 새겨져 있다. 종회는 “묘지는 1977년 무렵 묘역을 개장 공사하던 중 발견된 것으로, 30년 넘게 종중 재실(齋室·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은 공간)에 보관해 왔고 이후 분실 염려가 있어 2011년 4월쯤 봉분 앞을 파서 묘지를 다시 매장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 4월 문화유산 등록 준비를 위해 다시 살펴보니 사라졌다는 것을 13년 만에 인지한 것이다.

종회 측에서는 “묘가 임진왜란 이전에 조성됐고 음각으로 새긴 글자체 등이 매우 정교해 가치가 높은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국은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가 접수된 양주시청 관계자는 “범행 시점이 2011년부터 최근까지 13년에 이르는 광범위한 기간이어서 수사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유산청의 ‘2023 국가유산 연감’에 따르면 1985년부터 2022년까지 약 38년간 확인된 도굴 피해 사례는 총 93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5년(2018∼2022)간 도굴 사례는 국가지정유산 3건, 비지정유산 3건 등 총 6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유산청은 “통상 분실·도굴 등 피해가 발생하고 5년 이상이 지나 고미술계에 등장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고미술계를 중심으로 소재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장상민·박성훈 기자
장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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