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운명 결정할 판결[뉴스와 시각]

  • 문화일보
  • 입력 2024-07-0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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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채 사회부 차장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검찰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 6월 12일 이 전 대표를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연루 혐의(제3자뇌물죄 등)로 기소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1심 유죄 판결이 나온 직후였다. 윤석열 정부 들어 다섯 번째 기소였다. 이 전 대표와 민주당은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검사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것으로 반격을 가했다. 검찰은 이에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업무상 배임)과 관련해 이 전 대표에게 출석 통보를 해 여섯 번째 기소도 가능함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6개월의 중형을 선고한 수원지검 형사11부(부장 신진우)를 피하기 위해 이미 다른 재판을 받고 있는 서울중앙지법으로 불법 대북송금 사건 재판도 옮겨 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 또, 진행되고 있는 재판에 이 전 대표가 일부 불출석하자 검찰이 “원칙을 지켜달라”고 재판부에 촉구하는 등 ‘국지전’도 수시로 전개되고 있다.

검찰과 이 전 대표 모두 패한다면 치명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은 부분도 양보할 수 없다. 이 전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된다면 검찰은 무리한 기소라는 비판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고, 야권이 추진하고 있는 검찰청 폐지 법안에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2027년 대통령 선거 전 유죄 확정판결이 하나라도 나오면 출마 자체를 못할 수 있다.

이 전 대표가 지금 시점에 대표 연임을 시도하는 이유에 대한 가장 합리적 설명도 ‘사법 리스크’다. 지난해 9월 당시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이 전 대표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직 정당 대표의 지위가 재판에서 최소한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 전 대표는 체험한 적이 있다.

이 전 대표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법원이다. 현재 진행 중인 네 개의 재판 가운데 차기 대선 전 선고 가능성이 있는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교사 사건이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검찰은 이 전 대표를 기소했는데 재판에 넘겨진 지 2년 만인 오는 9월 1심 재판이 마무리될 예정이고, 10월 선고 가능성이 있다. 위증교사 재판은 녹취록이 이미 공개돼 있어 재판할 내용이 그리 많지 않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 위증교사 사건으로 징역형(집행유예 포함) 이상을 확정받으면 이 전 대표는 대선 출마 길이 막힌다.

법원은 지난 2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게 2심에서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법정구속을 하지 않아 여러 뒷말을 낳았다. 사실심이 끝나는 시점에 이 정도 형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법정구속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법원이 총선을 결정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제 법원은 또 어떤 식으로든 다음 대선의 향배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때일수록 여러 가지를 고려하지 말고 원칙과 확립된 전례를 잘 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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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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