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특검법 2차 거부권…野는 공수처 수사 지켜봐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7-0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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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9일 국무회의에서 이른바 ‘채상병특검법’ 재의 요구 안건을 의결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덕수 총리는 “(한 차례 재의 요구된) 법안을 국회가 재추진한다면 문제가 제기된 사항을 수정·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법안은 기존 문제점에 더해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훼손하는 내용도 포함된, 위헌에 위헌을 더한 법안”이라고 밝혔다.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재가함으로써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 제21대 국회 막바지에 야당이 단독 처리했고, 거부권 행사와 지난 5월 28일 재표결을 거쳐 폐기된 바 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국회 ‘당론 1호’ 법안으로 추진했으며, 이번에 2차 거부권이 행사된 것이다.

수사 외압 규명 등을 대상으로 한 특검법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자체를 수사해온 경찰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위법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불송치 결정을 한 것은 특검법의 정당성을 더욱 약화시킨다. 윤 대통령 격노설 등은 임 전 사단장 등에 대한 형사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알려져 있는데, 윤 대통령이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그런 취지의 언급을 했더라도 정당한 지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경찰청은 8일 해병대 1사단 7여단장과 제11·7포병 대대장 등 6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검찰로 송치했다. 24명의 전담 수사팀이 11개월 간 수사한 결론이고 변호사·법학자 등 외부위원 위주로 구성된 수사심의위 권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경찰 수사 발표 내용을 보면,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도덕적·정치적 책임을 물을 순 있지만, 과실치사·직권남용 등의 사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단은 타당해 보인다. 야당은 즉각 용산 맞춤형 수사라고 비난하며, 경찰 수사도 특검 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민주당 주도로 만들어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상설 특검과 마찬가지다. 더는 제3·제4 특검법 운운하지 말고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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