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건 안 되는 ‘尹 탄핵’ 국회 청문회 연다는 민주당 저의[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7-0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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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서류제출,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도 의결한다고 한다. 국회의 국민동의 청원은 30일 안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으면 소관 상임위에 회부된다. 지난달 20일 시작돼 9일 오전 기준 132만여 명이 동의했다. 법사위는 오는 19·26일에 청문회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대통령 탄핵소추 같은 중대 사안은 단순한 동의 숫자만으로 처리해선 안 된다. 더 기본이 되는 것이 청원의 성격이다. 심각한 정치 양극화를 고려할 때 국회 해산이나 야당 해산 등의 내용을 올려도 어느 정도 숫자를 채우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청원법과 국회법에도 그런 취지가 분명히 적시돼 있다. 청원법은 공무상 비밀, 감사·수사·재판·행정심판·조정·중재 등이 진행 중인 사항, 허위의 사실 등은 ‘청원 처리의 예외’(제6조)로 규정했다. 이번 청원은 해병대 박정훈 수사단장에 대한 외압 행사, 명품 수수·주가조작·양평고속도로 노선 조작 비리, 전쟁 위기 조장, 강제 징용 친일 해법 강행,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 방조 등을 사유로 열거했다. 수사 중인 사안이거나, 의혹 수준, 야당 선동 되풀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에 해당하는 사안들이다. 법리를 따질 것도 없이 상식적으로 청원 요건이 되지 않는다.

민주당도 이런 이치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검사 4명에 대한 청문회 절차를 보류했다. 탄핵안 부실이 드러난 데다 검찰 반발이 커지자, 대통령 탄핵소추 청원으로 타깃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이면 이재명 전 대표가 받는 4개 재판 가운데 2개(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의 1심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당내 반발은 물론 국민 여론도 급변할 수 있다. 선제적으로 ‘윤석열 탄핵’ 불씨를 지피고, 탄핵 캠페인으로 정국 초점을 분산시키며, 이 전 대표의 지지층을 더욱 결집시키려는 저의로도 비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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