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현지화… 바게트 종주국서 ‘빵 떴다’[글로벌 영토 넓히는 K-푸드]

  • 문화일보
  • 입력 2024-07-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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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영토 넓히는 K-푸드 - 파리바게뜨

‘프랑스 1호점’ 장소 물색 6년
현지 제빵명인·직원뽑아 안착

美선‘동네빵집’처럼 자리매김
150개 매장 300개 제품 호평

中·베트남 이어 필리핀도 접수
11개국 글로벌 550호점 돌파


프랑스 수도 파리에는 약 1200개의 빵집이 영업 중이다. 파리에서 새 빵집을 열기 위해서는 당국의 복잡하고 까다로운 행정절차를 거쳐야 해 수많은 글로벌 빵집 프랜차이즈가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기존 빵집을 인수하는 방식이 가장 쉽지만, 이마저도 가업으로 빵집을 운영하는 현지인들이 많은 까닭에 매물을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기존 빵집을 인수하더라도 프랑스 제과제빵장인협회의 동의도 얻어야 한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이런 이유로 ‘프랑스 1호점’ 장소를 찾는 데만 6년이 걸렸다. 지난 2004년부터 프랑스 파리에 지점을 내기 위해 준비한 파리바게뜨는 2014년에서야 비로소 현지 1호점인 ‘샤틀레점’을 열 수 있었다. 빵의 본고장 격인 프랑스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파리바게뜨는 현지에서 숙련된 제빵 명인인 ‘아티장’과 판매 직원을 모두 프랑스인으로 채용했다. 프랑스에서 인기가 높은 바게트 맛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준비 기간 내내 연구 개발자들과 함께 효모·온도·습도 등의 발효 조건을 달리한 상태에서 하루에만 수백 개의 바게트를 구워냈다. 그 결과 샤틀레점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차별화한 빵을 선보이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고, 이후 파리 미식 중심가에 ‘생미셸점’을 내고 이후 파리 5호점 ‘몽파르나스점’(사진)까지 5개 지점을 잇달아 선보일 수 있었다.

SPC그룹이 국가별 맞춤 전략으로 글로벌 베이커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11번째 진출국인 필리핀에 진출하는 등 기존에 진출한 미국, 유럽뿐 아니라 동남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10일 SPC에 따르면 현재 파리바게뜨는 전 세계 11개국에서 55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올해는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완공될 할랄 전용 공장과 지난해 맺은 중동 지역 국가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주력 국가인 미국과 중국에서는 ‘동네 빵집’처럼 친숙한 장소로 자리매김하는 전략을 택했다. 파리바게뜨가 지난 1월 말 미국 동부 뉴저지주에 연 현지 100호점 ‘레드뱅크점’은 한인이 거의 살지 않는 현지 주류 상권에 자리를 잡았다. 이는 미국 파리바게뜨의 가맹사업이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북미 지역에서 150개 매장을 운영하는 파리바게뜨의 현지 가맹점 비중은 85%에 달한다. 파리바게뜨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제품 다양성’이 한몫을 했다. 오봉팽, 프레타망제 등 기존 미국 베이커리가 판매하는 품목이 평균 100개 이하인 것에 비해, 파리바게뜨의 경우 평균 300개 이상의 제품을 취급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SPC의 첫 해외 진출국인 중국의 전망도 밝다. 2020년부터 현지 가맹점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였고, 그 수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2019년 4월 총 400억 원을 투자해 중국 톈진(天津)시 ‘서청경제기술개발구’에 축구장 3개 면적 크기(2만800㎡)의 ‘SPC 톈진공장’을 건립하며 가맹사업 확대를 위한 발판도 마련한 바 있다. 아울러 베트남은 파리바게뜨의 동남아 사업 전초기지 중 하나다. 2011년 PB베트남(파리바게뜨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고, 1년 뒤인 2012년 호찌민시에 1호점인 ‘까오탕점’을 열었다. 베트남은 프랑스 식민 지배의 영향으로 반미(베트남식 바게트)를 일상식으로 소비하는 등 제빵 문화가 발달했지만, 베이커리 전문점 또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많지 않다는 점이 진출 배경이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 등에서 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SPC 관계자는 “2004년 중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꾸준히 사업을 확대해 최근 글로벌 550호점을 돌파했다”며 “앞으로도 신규 국가 진출을 확대하고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충하는 등 더욱 적극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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