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졸업 8년뒤 우연히 만나[결혼했습니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7-1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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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김동완(31)·박지연(여·32) 부부

저(동완)는 고등학교 2학년 시절 교실 문 앞에서 아내를 우연히 만났습니다. 저보다 한 학년 위였던 아내는 제가 알던 그 누구보다도 예뻤어요. 그렇지만 그때는 수능이 끝난 직후여서 아내는 곧 졸업했죠. 그녀는 제 추억 속 첫사랑으로만 남아 있었어요.

아내를 다시 만나게 된 건 8년 뒤 어느 바였어요.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띄어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고등학교 때 봤던 그 예쁜 선배인 거예요.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뒤져 그녀의 아이디를 알아낸 뒤 메시지를 보냈죠. 처음엔 아내도 모르는 남자가 말을 거니 경계했지만, 고등학교 후배란 사실을 알리자 반갑게 인사해 줬어요.

연락이 닿은 뒤부터 저는 잠깐이라도 시간이 나면 아내를 만나러 갔어요. 힘들게 야근한 날도, 회식이 늦게 끝난 날도 아내를 찾아가 맛있는 걸 함께 먹고 돌아갔죠. 아내는 저를 그저 좋은 동생으로만 생각했다고 하는데, 주변에서 “저렇게 너를 매일같이 만나러 와 주는 사람이 어디 있냐?”라고 치켜세워줬다고 합니다. 그 말이 도움이 됐는지, 비 내리는 날 함께 우산을 쓰고 돌아가다 고백했는데 아내가 흔쾌히 받아주더라고요.

아내와 저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다른 사람이었어요. 저는 소스에 절인 물렁물렁한 빵을 좋아하지만, 아내는 바삭한 빵을 선호했어요. 또, 아내는 디즈니 만화를 좋아했지만, 전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겨봤죠. 취향 차이로 다툴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결국 빵과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는 큰 틀의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저희 결혼에 앞서 작은 생명이 축복처럼 먼저 다가왔습니다. 갑자기 아이가 생겼단 소식에 두렵기도 했지만, 그 이상으로 반갑고 행복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엄마 아빠가 됐지만, 저희는 부모로서의 정체성과 더불어 개인의 정체성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세 명의 가족이 서로 힘을 주며 자신을 가꾸는 단단한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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