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정년[오후여담]

  • 문화일보
  • 입력 2024-07-1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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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 논설위원

미국에서 정치인의 나이 논란이 뜨겁다. 조 바이든(81)과 도널드 트럼프(77)의 대선 경쟁만이 아니다. 노스다코타주는 지난달 상·하원 의원에 최고령 제한(maximum age limit)을 두는 주 헌법 개정 투표 실시를 승인했다. 임기 종료 1년 전까지 81세 이상이면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인구수가 최하위권(77만 명)이고 위헌소송이 예상되지만, 전국적 관심사가 됐다.

정치인 고령화는 지속적인 논란거리였다. 과거 공산권의 종신집권을 빗대던 노인정치(Gerontocracy)가 다시 회자할 정도다. 미국 의원의 평균연령은 상원 65세, 하원 58세다. 80대 이상 의원은 총 21명으로, 전체의 약 4%라고 한다. 지난해 미치 매코널(82)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TV 카메라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다 갑자기 20초간 정면만 바라보는 일이 있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90) 민주당 상원의원은 상임위 투표에서 ‘예’ ‘아니오’ 대신 법안을 읽기도 했다. 얼마 뒤 별세했다. 미 헌법은 상·하원과 대통령 출마에 나이 상한선을 두지 않고 있다. 하한선만 있는데 하원 25세·상원 30세. 대통령은 35세다. 당선되는 한 정년이 없는 현역이다. 대법원은 1995년 각 주가 ‘헌법에 있는 자격 제한 이상의 제한을 추가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우리의 경우 국회의원은 18세 이상(2022년 1월 개정), 대통령은 40세 이상(헌법 명시)이면 출마할 수 있다. 제22대 국회의원의 평균연령은 56.3세. 최연소 전용기(32)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당 최고령 박지원(81) 의원 간 49세 차이가 난다. 70세 이상은 6명이다. 선출직 공직자는 정년이 없다. 다만 정치적 선택(불출마), 유권자 선택(낙선), 공천 기준 등에 따라 정계 은퇴 여부가 결정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동일 지역구 연임 제한, 3선 퇴진론 등 세대교체론이 정계에선 사실상 ‘정년 시스템’인 셈이다. 하지만 나이·선수(選數)보다 자질이 문제라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고령자의 인지 능력 저하가 논란인데, 20대의 기억력을 가진 ‘슈퍼노인’(super-ager)도 많다. 황우여(77)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30만 명, 12.3%의 노인층 문제를 다른 연령대의 의원들에게 부탁할 수는 없다. 80대, 90대 비례대표도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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