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화되는 러시아의 언론 탄압…‘반푸틴’ 모스크바타임스 불법화

  • 문화일보
  • 입력 2024-07-1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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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베트남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에서 베트남 우호협회와 러시아 유학단체 주재로 열린 행사에서 무대 위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헤드폰을 쓰고 있다. EPA 연합뉴스

러시아가 자국 정부에 비판적인 주요 독립 언론매체인 모스크바타임스의 운영을 금지했다.

10일(현지시간) 러시아 검찰총장실은 이날 모스크바타임스를 ‘바람직하지 않은 조직’으로 규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반정부 성향인 모스크바타임스의 러시아 내 활동이 금지되고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최대 6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으며 이 매체를 지원하거나 협력하는 것도 처벌 대상이 된다. 이 매체의 온라인 기사 게재도 불법으로 규정했다. 러시아 검찰은 모스크바타임스가 "외교와 국내 정책에서 러시아 연방 고위 지도부의 결정을 불신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국가 권력 기관의 불신을 유발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깊게 퍼지는 부정확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내보냈다"고 부연했다. 이번 조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명령한 이후 반대세력에 대한 광범위한 탄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러시아는 2022년 4월 모스크바타임스의 웹사이트를 차단한 데 이어 2023년 11월 이 매체를 ‘외국 대리인’으로 분류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영문 웹사이트에 러시아의 이번 조치를 머리기사로 올렸다. 또 ‘편집자 주’를 통해 "우리는 압력에 굴복하는 것을 거부한다. 침묵 당하는 것을 거부한다"며 "우리의 일을 계속하고 크렘린궁에 저항할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 모두의 지지를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매체의 창립자 데르크 자워는 X에 "우리는 평소처럼 독립 저널리즘이라는 우리의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푸틴의 러시아에서 이는 범죄"라고 말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1992년 러시아에서 설립돼 러시아 뉴스를 영문과 러시아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본사를 옮겼다. 러시아군의 병력 부족이나 야권 인사 동향 등 관영 매체가 다루지 않는 러시아 내부 소식을 보도해 서방 언론이 자주 인용하는 매체다.

주요 서방 언론의 러시아 취재 기자도 여럿 배출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3월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도 모스크바타임스 출신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전 이후 자국군 명예 훼손을 범죄로 규정하고 여러 언론 기관을 폐쇄했다. 러시아에서 대부분의 독립 매체 활동이 금지된 상태다.

이현욱 기자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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