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고민 들어주고 응원까지[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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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최승호(42)·장수지(여·36) 부부

저(수지)와 남편은 한 식당에서 직장 동료로 만났습니다. 남편이 예전에 썸을 타다 끝난 분과 닮아서 첫인상은 좋지 않았어요. 하루는 출근 시간 주차장에서 남편을 봤어요. 남편과 말 섞는 게 부담스러워 일부러 차에 잠깐 앉아 있다 내렸는데요. 그랬더니 남편이 저를 기다렸다 말을 걸더라고요. 자기를 싫어하냐면서요. 미안한 마음에 따로 연락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남편은 상사와 갈등이 있던 저를 응원해 줬고, 불면증이 있는 저를 위해 밤새 수다도 떨어줬어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연인이 됐습니다.

결혼의 가장 큰 문제는 종교였습니다. 제 부모님께서는 무엇보다 남편이 교회에 다니길 바라셨거든요. 남편은 식당 주방 실장을 맡고 있어 야간 근무가 잦았고, 교회에 꾸준히 나가는 게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이 문제로 크게 다퉈 헤어질 뻔도 했지만, 결국 친정에 갈 때만이라도 교회에 자주 가는 모습을 보여드리자는 선에서 극적으로 타협했죠.

결혼 후, 저희에게 예쁜 딸이 찾아왔는데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가 이목구비가 또렷해서 다들 볼 때마다 “무슨 아이가 이렇게 눈이 크고 또렷해요~”라고 놀라셨어요.

딸과 만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출산할 때 자궁문도 열리지 않고 양수도 터지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가 거의 내려온 채로 껴 있어 위험했거든요.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의사 선생님 설명에 아찔했는데…. 지금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100일 등 기념일마다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는데요. 이게 계기가 돼 우리 딸은 베이비 모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에는 단역 배우로 캐스팅되기도 했네요. 딸의 촬영 섭외가 잦아지면서 결국 차 한 대를 더 마련해 저 혼자 아이를 데리고 촬영하러 가곤 합니다. 아직도 카메라를 보고 무서워하지 않는 아이 모습이 신기합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큰 다음에도 지금 순간을 기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어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