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지키는 안전한 우리 밥상[문화논단]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지난 24일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오염 처리수를 방류한 지 1년이 되던 날이었다.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이후에 일본산 수산물을 포함한 수입 수산물과 국내산 수산물의 안전에 대한 국민의 걱정이 있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견고히 유지하면서 처리수 방류에 대한 대책을 꼼꼼히 마련, 운영해 오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원전 사고 이후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시행했던 후쿠시마 등 인근 8개 현의 모든 수산물과 15개 현 27개 농산물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계속 유지해 왔다. 그 밖의 일본산 식품에 대해서도 수입할 때마다 생산지 증명서를 제출토록 하고 건마다 방사능 검사를 한다. 그 결과 1베크렐(㏃)이라도 방사능이 검출되면 스트론튬 등 17종의 추가핵종 증명서를 요구해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산 수산물이 사실상 수입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방사능 세슘 기준을 100㏃로 미국·유럽보다 10배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검사 시간도 규정된 1800초를 1만 초로 늘려서 꼼꼼히 하고 있다.

우리의 수입 규제에 대해 일본 정부는 과학적 근거도 없이 자국산 식품을 차별하는 조치라며 2015년 우리 정부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도 했다. 정부는 4년에 걸친 분쟁 과정에서 과학적 근거와 국민 건강을 위한 조치의 정당성을 설명했으며, 분쟁에서 최종 승소함에 따라 수입 규제를 현재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처리수 방류 이후부터는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고 작은 우려라도 해소하기 위해 한층 더 강화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국민이 요청하는 수입 수산물의 경우 직접 방사능 검사를 해서 결과를 알려주는 ‘국민신청 방사능 검사 제도’를 도입했다. 그 결과는 ‘수입 수산물 국민신청 방사능 검사’ 누리집(radseafoodsafety.mfds.go.kr)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한다.

또, 다핵종 제거 설비로 걸러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삼중수소에 대해서도 측정 가능한 시험법을 개발, 검사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일본산 수산물이 제3국에서 가공돼 우리나라로 수입될 가능성을 대비해 다른 모든 국가에서 수입되는 수산 가공식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 건수를 기존보다 2배 더 늘렸다. 처리수 방류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일본산 수산물 5400여 건에 대해 검사를 했으며, 방사능이 검출된 사례는 현재까지 없었다. 통관 단계뿐 아니라 해양수산부 등 정부 관계 부처가 협업해 국내 수산물 생산·유통 단계에서의 방사능 검사도 더 강화해 왔다.

아울러, 정부는 수산물 안전관리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 소비자·업계 관계자와 함께 직접 방사능 검사 현장을 방문했으며, 식품 방사능 검사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산물 안전관리에 관심이 있는 국민을 초청해 검사 현황을 소개하고 현장에서 국민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국민동행 소통마당’을 개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그래서 바다는 언제나 국민 삶의 터전이었으며 수산물은 중요한 먹거리였다. 지금도 국민 1인당 연간 수산물 섭취량은 약 70㎏(한국농촌경제연구원·2019)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지금까지 정부는 과학적인 평가와 이를 바탕으로 한 규제를 통해 수산물의 안전을 지켜 왔다. 앞으로도 정부는 자강불식(自强不息·쉬지 않고 노력함)의 자세로 국민의 밥상 안전과 안심을 지켜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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