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서도 마약 제조…구소련계 마약조직 검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마약 거래에 활용된 SNS 대화 내용.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수원=박성훈 기자

국내 한 대학교 근처 원룸에서 마약을 제조해 국내에 유통한 외국인 마약사범이 대거 적발됐다. 이들은 주로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 등 구소련계 국가 출신으로, 텔레그램을 이용해 마약을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단체범죄조직 및 마약류 판매 및 유통 등의 혐의로 우크라이나 출신 A(33) 씨 등 12명을 구속하고, 이들로부터 마약을 사서 투약한 러시아 출신 B(24) 씨 등 외국인 1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경기 안성시의 한 대학가 원룸에서 해시시 등 마약을 제조하고 이를 경기·인천·충남 등지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해외에서 대마와 메페드론 등을 들여와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A 씨 등은 해외에 체류 중인 총책의 지시를 받아 역할을 나눠 마약을 제조,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판매자들을 유인하거나 조직원을 모집하는 데에는 SNS인 텔레그램을 주로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마약이 제조된 원룸에서 대마 223g와 화학약품 등 해시시 가공에 사용된 물품을 압수하는 등 10여 개 장소에서 대마 1.2㎏, 메페드론 242g, 해시시 54g 등을 압수했다. 이는 시가 기준 1억6400만 원 상당으로, 약 7300여 명이 1번씩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집계됐다.

또 A 씨 등이 마약 거래로 벌어들인 23억5000만 원을 몰수·추징 보전하는 한편, 러시아 국적의 총책 등 잔당을 잡기 위해 해외 수사당국에 공조를 요청했다. 총책은 현재 동남아시아에 체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범죄 전담 수사인력을 총동원해 클럽 등 유흥가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마약 거래를 집중 수사하고, 외국인이 밀집된 주택가에 대해서도 기동순찰대 및 지역경찰 순찰 강화를 통해 적극 단속할 예정”이라며 “마약류 제조·판매·투약 등 불법행위를 신고할 경우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