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라자루스 해킹으로 대법원 주민번호 등 1014GB 유출”

과징금 부과여부 조사 착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북한 해킹조직 라자루스(Lazarus)로부터 약 5000건에 달하는 개인정보 문서를 탈취당한 대법원을 상대로 과징금 부과를 위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정보위는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낸 질의에 대한 답변서에서 “현재 라자루스로부터 개인정보를 탈취당한 대법원을 대상으로 과징금 혹은 과태료 부과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법원을 상대로 한 개인정보위의 조사는 처음이다. 2020년 출범한 개인정보위는 안전조치 의무를 소홀히 해 개인정보를 유출시킨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 과징금 혹은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박 의원실이 확보한 ‘대법원 정보보호 현황 자료’에 따르면 라자루스 해킹 사태로 유출된 대법원의 개인정보 관련 문서는 5171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총 데이터 용량은 1014기가바이트(GB)다. 통상 법원 문서의 경우 다른 공공문서와 비교해 실명·주민등록번호·주소 등 개인정보가 자세히 기재돼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정보 유출이 우려된다.

대법원이 라자루스를 포함해 매년 전산망 대상 공격 시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담당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올해 1~8월 대법원 및 산하기관 전산망을 대상으로 한 공격시도 탐지 건수는 총 6658건으로, 2020년 844건에 비해 8배 늘었다. 해당 수치는 백신 프로그램에서 악성코드가 탐지된 경우는 제외한 것이어서, 실제 탐지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원의 정보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법원행정처 사법정보화실 정보보호담당관실 내 전담 인력은 올해 8월 기준 9명으로, 2020년 1월 기준 6명에서 고작 3명 증가했다. 특히 라자루스 논란이 커지기 전인 올해 1월엔 6명으로 4년 전과 동일했다. 박 의원은 “법원이 다수의 국민 개인정보를 다루는 만큼 신속히 유출 내역을 파악해 2차 범죄로 악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