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도부 ‘금투세 유예 → 폐지’ 갈팡질팡

‘유예 → 폐지’로 기울자 일부 의원 반발… 혼선 여전
이르면 4일 의총서 결론 낼 듯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유예에 이어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르면 4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일 문화일보 통화에서 “지도부 내에 ‘유예’를 넘어 ‘폐지’까지 주장하고 있는 의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의총에서 의원들의 의견 분포를 확인해야 지도부가 최종적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당 지도부로부터 ‘유예·시행·폐지 등 다양한 의견이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왔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며 “민주당 기재위원들은 폐지에 대해서는 강한 우려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최고위에서 지도부 방침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주식 시장이 좋아질 때까지 금투세를 유예하자’는 주장은 폐지론과 큰 차이가 없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에서는 인재위원장인 5선 중진 정성호 의원이 지난달 2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집권해서 주식시장을 살려놓은 다음에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서 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라며 사실상 처음으로 폐지론을 제기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하면 안 된다는 (개미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의 이 같은 미묘한 기류 변화에는 최근 당내 금투세 관련 토론회에서 ‘시행팀’ 일원으로 나선 김영환 의원의 ‘인버스(주가 하락 베팅 상품)’ 발언이 주식 투자자들의 원성을 부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에 투자해 연간 5000만 원 이상의 양도차익이 생기면 22∼27.5%의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여야가 합의해 지난해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2022년 말 2년 유예에 합의한 끝에 내년 1월 도입될 예정이다.

나윤석·민정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