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특위 연기 - 노사정대화 스톱 ‘4대개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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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처단’ 문구 탓에 격앙
교육·연금 개혁까지 영향받아

“정국 무관하게 이행을” 지적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후 정국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정부가 2년간 추진했던 연금·노동·교육·의료 4대 개혁 모두 추진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윤 대통령의 오판으로 4대 개혁을 좌초시켰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연금재정·고용안정·필수의료 회복 등은 민생과 직결된 과제인 만큼 정국 혼란과 무관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이번 주로 예정됐던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는 모두 연기됐다. 의개특위에 참여 중인 대한병원협회는 관련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대 증원을 두고 정부와 갈등 중인 의료계는 계엄 포고령에 포함된 ‘전공의 처단’ 문구에 격앙된 상태다. 하지만 의료 전문가 및 수요자 단체들은 정치 혼란과 상관없이 의료개혁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의개특위 위원은 “비급여진료·실손보험 개선에 대해 부처 간 합의가 마무리된 상황”이라며 “‘정치’ 아닌 ‘정책’인 만큼 어떻게든 실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금개혁 역시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연금개혁은 대통령의 의지와 국회 합의, 여론 지지가 모두 필요한 과제인데 탄핵 정국 가시화로 여야의 연금개혁 논의는 상당 기간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 사회적 대화도 멈춰 섰다. 한국노총이 전날 13개월간 이어진 사회적 대화 참여 중단을 선언해 정년연장 등 노동 현안 논의도 어렵게 됐다. 당초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계속고용(정년연장) 이슈와 관련해 오는 12일 대국민토론회를 갖고 논의에 속도를 낼 예정이었다. 노동계에선 민주노총은 물론 한국노총까지 ‘정권 퇴진’을 결의한 만큼 정부와의 갈등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교육개혁 추진 동력도 약화할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는 교과서 지위 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현장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유보통합 추진을 위한 유보통합 3법(영유아보육법·지방교육자치법·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국회 통과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권도경·정철순·인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