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장서 8세 아동 골절…대법 “관장 업무상 과실 아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태권도장 원생이 훈련 중 다친 것이 도장 관장의 업무상과실로는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전주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던 A 씨는 2020년 10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높이 31㎝, 상단 원지름 12㎝, 하단 원지름 21.5㎝의 원뿔 모양 교구 위에 올라 몸의 중심을 잡는 ‘중심잡기’ 훈련을 했다. 이 과정에서 8세 아동이 떨어져 왼쪽 팔꿈치 골절상을 입었다. A 씨는 주의 의무를 게을리해 아동에게 골절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1심 법원은 "A 씨에게 과실이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수업 중이었으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지만 미흡해 8세 아동이 작지 않은 상해를 입었다"며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바닥이 떨어질 때 필요한 요령 등에 대한 설명이나 시범, 연습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A 씨가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중심잡기 훈련을 하면서 골절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었고, 원탑 높이가 8세 아동에게 지나치게 높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당 훈련으로 낙상, 골절 등 중대한 부상이 발생할 위험이 일반적으로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어 "A 씨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상대로 꾸준히 해당 훈련을 했고, 그 과정에서 준비운동, 안전교육도 나름대로 했다"며 "원탑이 쓰러지거나 바닥에 떨어질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A 씨에게 사고를 방지해야 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 의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