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尹 특별한 조치 생각 안해”…탄핵 반대 당론 바뀌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韓, 의총서 尹과 면담 내용 공유
與 의총서 尹 탄핵 이견 분출
"尹 탄핵 이르다" 목소리 커
탄핵 반대 당론 변경, 표결할 듯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한 직후 당 의원들에게 "제 의견은 ‘대통령의 업무를 정지해야 한다’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수정을 놓고 격론을 벌이기 시작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방금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고, 대통령은 (정치인) 체포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제게 말했다"고 면담 결과를 당 의원들과 공유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대통령의 말과 달리) 계엄 선포 당일(3일) 정치인들 체포를 시도했다"며 "(대통령은) 현재 특별한 조치를 생각하지 않는 거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부터 (직무 정지) 판단을 뒤집을 만한 말도 못 들었다"며 "(윤 대통령의 생각과 달리) 특단의 조치 없이는 지금 상황을 타개하지 못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의원들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이번 비상계엄 사안이 다르다는 점도 부각했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안은 측근들이 해 먹은 내용"이라며 "이와 달리 (윤 대통령은) 군을 동원해 국민을 향한 계엄 선포와 국회를 진입한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 탄핵 반대라는 기존 당론을 변경할 것도 사실상 제안했다. 그는 "당론을 바꾸는 것은 의원들의 논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국민들이 당론 변경 여부로 우리 당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윤 대통령의 요청으로 잡힌 한 대표와 긴급 회동은 사실상 서로의 주장만 펼치다 빈손으로 끝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긴급회동에서 여인형 방첩사령관 경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윤 대통령에 설명에도, 한 대표의 강한 의심은 해소되지 않았다고 한다. 친한(친한동훈)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을 만난 뒤에도 한 대표가 자신을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체포하고 구체적 구금 장소까지 특정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 직무 정지 필요성을 견지하면서, 의총에서는 이를 두고 격론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한 대표의 윤 대통령 면담 결과 설명 후 잠시 의총에서 나온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취재진에게 "(한 대표의 윤 대통령 면담 결과 설명 이후) 각 의원들이 (대통령 직무정지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토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조경태 의원은 "(탄핵소추안 표결 시 당내 이탈표가) 8표 그 이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탄핵 찬성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의총 안에선) 대체로 (대통령을 탄핵하기) 좀 이르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면서 "친한계에서도 (대통령 탄핵) 찬반이 나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윤정선·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