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비상시국이지만”…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축하 잇달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1일 오전 전남 장흥군 율산마을 한승원 문학학교에서 김영록(앞줄 오른쪽 두 번째) 전남지사와 주민들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고 있다. 전남도청 제공

작가 태어난 광주·부친 고향 장흥서, “세계의 자랑” 환호


광주=김대우 기자

“아무리 비상시국이지만 큰 상을 받은 대한민국의 자랑인데 그냥 지나칠 수 있나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시상식 열린 11일. 작가 아버지(한승원 작가)의 고향 전남 장흥과 작가가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광주에서 잇달아 축하행사가 열렸다. 이날 오전 1시쯤 장흥군 안양면 율산마을 한승원 문학학교에 모여 앉은 마을 주민 등 60여 명의 입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TV로 스웨덴 스톡홀름 현지에서 진행된 노벨문학상 시상식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한강 작가가 마침내 시상대에 오르자 저마다 “역사적인 순간”, “세계의 자랑”이라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박흥식(65) 율산마을 이장은 “한강 작가가 너무 자랑스럽다. 마음 같아서는 노래 부르고 춤이라도 추며 마을 잔치를 열고 싶지만 나라가 비상 상황이니 떠들썩한 축하를 하지 못해 많이 아쉽다”며 “마을 주민들과 떡국이라도 나누며 조촐한 축하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축하행사 소식을 전해 듣고 마을을 찾은 김영록 전남지사는 “갑작스러운 국가적 비상사태로 매우 엄중하고 참담한 시국이지만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우리 국민에게 또 다른 의미의 희망의 빛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기정(왼쪽) 광주시장이 11일 오전 광주시청 시민홀에서 시민들과 함게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시민 축하행사’를 하고 있다. 광주시청 제공

한강 작가가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광주에서도 축하행사가 열렸다. 광주시는 전날 오후부터 시청 앞 잔디광장에 마련한 축하조형물에 불을 밝히고 한강 작가에게 축하편지쓰기, 한강 특강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가 인공지능(AI)으로 복원돼 “소설 덕분에 사람들에게 기억될 수 있었다. 영광스러운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협회 회원들과 행사장을 찾은 김현숙(51) 광주문인협회 사무국장은 “그동안 문학에 별 관심이 없던 중학생 아들이 엄마도 한강 아줌마처럼 노벨문학상을 받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며 “이번 수상이 제2, 제3의 한강을 배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돼 K-문학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