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기로’에 선 경찰 서열 1·2위

국회통제·계엄해제 방해 혐의
내란 중요임무 인정되면 중형

12·3 비상계엄 선포 3시간 전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계엄 관련 경찰 지휘 등에 대한 지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13일 구속 갈림길에 섰다. 조 청장은 ‘윤 대통령에게 항명해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에 기여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향후 재판에 넘겨져 내란의 ‘중요임무종사자’로 인정될 경우 중형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3시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조 청장과 김 청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비상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 지시를 내려 계엄 해제를 방해한 혐의(내란)를 받는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10일 두 사람에 대해 내란죄의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향후 법원에서 이들의 중요임무종사 혐의가 확정될 경우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될 수 있다.

조 청장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사직을 결심하고 윤 대통령 지시를 거부해 국회 계엄 해제 의결에 기여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계엄 해제 후 윤 대통령에게 “이렇게 끝나게 돼 죄송하다”고 했고, 윤 대통령은 “자네 덕분에 빨리 끝났다”고 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조 청장은 계엄 해제 후 일주일 가까이 ‘안전가옥 회동’ 사실을 숨기면서 말을 바꿨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조 청장은 그간 경찰 내부는 물론 국회 제출 자료와 상임위 현안보고 등에서 ‘뉴스를 보고 계엄 선포 사실을 알았다’는 주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특수단 조사 결과 조 청장과 김 청장은 계엄 3시간 전인 오후 7시쯤 윤 대통령·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전가옥에서 만나 계엄 관련 지시 사항을 하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