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엔 반대, 투표는 참여’… 국힘 당론 변경 가능성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굳은 표정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당 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표결 D-1… 당론 고심

권성동, 오후에 중진회의 주재
내일 의총서 ‘참여·불참’ 논의

친윤 “탄핵반대 당론 유지해야”
친한계 내부, 여전히 찬반 갈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가 탄핵 찬반을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 14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탄핵 반대·투표 불참’ 당론이 변경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하면서 투표에는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탄핵에 반대하며 출범한 신임 원내지도부와 탄핵 찬성으로 우회한 한동훈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사실상 ‘심리적 분당’ 상태에 놓이게 됐다는 평가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당선 후 첫 당내 일정으로 4선 이상 중진의원 회의를 주재한다. 권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14일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과 관련한 방침을 논의할 예정이다. 권 원내대표가 중진의원들의 추대로 원내대표 후보로 나섰던 만큼 향후 원내를 운영하고 비상계엄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중진 연합’ 형태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이 비상상황인 만큼 원내대표가 추진력을 얻는 데 있어 중진 의원들이 계속해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의원총회에 앞서 중진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통해 당론의 명분을 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의 현재 당론은 지난 7일 1차 표결 당시에 정한 ‘탄핵 반대·투표 불참’이다. 현재까지 최소 의원 8명이 참여해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고, 친한계는 물론 친윤계에서도 표결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14일 의원총회에서 ‘투표 불참’ 당론을 다시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투표 참여를 자율로 하면 ‘투표자’와 ‘비(非)투표자’로 나뉘어 당 분열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 표결 참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관건은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할 것인지다. 당론이 바뀌려면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한 친윤계 의원은 “당론을 당장 바꿀 만큼의 명분이 크지 않고 자율 표결로 놔두게 되면 원내지도부가 방관했다는 책임론이 나올 수 있다”며 “탄핵 반대 당론은 유지하되 표결은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했는데도 탄핵안이 통과된다면 후폭풍은 불가피하다. 친윤계 일각에서는 이탈표 책임을 탄핵에 찬성한 한동훈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에게 물어 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나리오도 언급된다. 이미 둑이 무너져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한계 내부에서도 탄핵 찬반이 갈리고 있어 이번 표결 결과에 따라 친한계도 분화할 수 있다. 고동진 의원은 통화에서 “표결에 참석하되 탄핵에는 반대”라며 “일단 이번 주 탄핵안은 부결시키고 윤 대통령도 한 대표도 감정을 추스르고 더 나은 해결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차 표결에 참여해 반대표를 행사했고 2차 표결에서는 찬성하겠다고 밝힌 김상욱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1인 피켓 시위에 들어갔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