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간 구자은 LS회장 “中 성장에 놀라… 한국 기업 큰일났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5’에서 중국 업체 부스를 둘러본 뒤 “‘한국 기업들이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구 회장은 9일(현지시간) CES 행사장에서 기자들이 ‘기억에 남는 업체’를 묻는 말에 “중국의 TCL과 하이센스를 봤는데 20년 전과 비교해 이렇게 컸구나 싶더라”며 “중국을 보면 (국내 전자업계가) 얼마나 하루하루 피가 마르겠느냐”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바짝 쫓아온) 중국 업체들을 보니 더 절실해져야겠다”며 “(경쟁이 덜한) 보호된 데서 전기·전선을 만들다가 CES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전 업체와 스타트업을 보니까 그동안 우리의 절실함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향후 사업 방향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는 하드웨어가 아닌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지배할 것 같다”며 “AI를 우리 생산이나 구매, 품질 등에 어떻게 접목할지가 중요할 것 같고 우리한테 맞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매년 CES를 찾아 기술 동향을 살펴보고 있다. 2018년 이후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올해로 5년째 방문이다. 그는 전날 스타트업들이 모인 유레카 전시관을 둘러본 뒤 이날 오전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하이센스, TCL, 일본 파나소닉 등의 부스를 살펴봤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관련해선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며 “미국 시장에서 전선은 앞으로도 좋아질 것이고 그룹 전체적으로도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LS의 미국 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는 프리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LS전선도 지난해 7월 미국 해저사업 자회사 LS그린링크에 6억8275만 달러(약 9950억 원)를 투자해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시에 공장을 착공하기로 한 상태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