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최악 총기난사… 용의자 등 10명 사망

이민자 등 대상 교육시설 참변

스웨덴의 한 교육시설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용의자를 포함, 1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4일 발생했다. 유럽에서 총기 비율이 높은 국가인 스웨덴의 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면서 극우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을 중심으로 총기 규제 목소리가 높아질지 주목된다.

AP통신·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외레브로 지역의 성인 교육센터에서 총을 든 한 남성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이곳은 만 20세 이상을 대상으로 초·중학교 교육을 비롯해 이민자 대상 스웨덴어 수업, 직업훈련 등을 제공하는 학교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현장에 있던 54세 교사는 “누군가 교실 문을 열고 다들 나가라고 소리쳤다”면서 “우리 반 학생 15명을 모두 데리고 복도로 나간 뒤 달리기 시작했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를 포함해 10여 명이 숨졌다며 “단독 범행으로 보이지만 연루자의 존재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도 단독 범행에 무게를 싣고 있다. 수사 당국이 용의자의 자택 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원과 범행 동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X에 “스웨덴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라며 “폭력과 테러는 우리 사회, 적어도 학교에서는 설 자리가 없다”고 규탄했다.

총격 사고가 잇따르면서 스웨덴은 극우 진영을 중심으로 총기 규제론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그간 스웨덴 정부는 총기 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대표적인 우범 지역 중 하나인 말뫼에서는 총기 사고의 가해자뿐 아니라 가해자가 속한 전체 집단을 처벌하는 전략을 세웠다. 또 강력 범죄의 원인으로 꼽히는 반이민정책을 추진 중이다. 2015년부터 유럽에서 가장 많은 난민을 허용한 스웨덴은 중동 출신 이민자들이 주축이 된 총기와 마약 밀거래 범죄조직들이 저지르는 강력범죄율이 유럽에서 알바니아 다음으로 높아졌다. 이는 반이민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에 기회로 작용해 지난 2022년 총선에서 사민당에 이어 제2당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