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 중 버스에 초등생 참변…교사 과실 인정될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원도 내 한 초등학교 교장 A씨가 작성한 현장체험학습 사고 인솔교사 온라인 탄원서. 연합뉴스

춘천지법, 11일 오후 2시 1심 선고…검찰, 교사들이 금고 1년 구형
교사 측 "주의의무 소홀히 안해…버스기사 과실" 반박

2022년 11월 강원 속초시 한 테마파크에서 초등학교 현장 체험학습 도중 발생한 학생 사망사고와 관련해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법정에 선 선생님들에 대한 1심 판결이 11일 내려진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신동일 판사는 이날 오후 2시 담임교사 A 씨와 보조인솔교사 B 씨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연다. 두 사람은 버스에서 내린 학생들과 이동할 때 선두와 후미에서 학생들을 제대로 주시하지 않거나, 인솔 현장에서 벗어나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학생이 버스와 충돌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당시 버스 기사 C 씨도 전방 좌우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버스를 그대로 출발해 학생을 숨지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로 기소됐다.

이 사건의 쟁점은 ‘교사들의 주의의무 위반 과실’ 존재 여부다. 검찰은 교사들이 학생들의 행동을 모두 예측하고 통제하기는 어렵지만, 운전기사와 교사들이 각자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다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기에 기소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사 A·B 씨 측은 "이 사고는 버스 기사의 과실로 발생했으며, 학생들을 인솔할 때 교사 2명이 앞뒤에서 학생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의의무가 없고 사고 현장에서 어떠한 주의의무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A·B 씨에게는 각 금고 1년을, C 씨에게는 금고 3년을 구형했다. 교사들이 기소된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학교에서 안전사고를 우려하며 교사들이 현장 체험학습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교사들과 학생·학부모가 갈등을 빚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은 "학생들을 위해 헌신했던 선생님들에게 지나친 법적 책임을 묻는 건 결코 정의롭지 않다"며 "이는 교원들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교직을 떠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