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잔디’R&D 집중… K 리그1 ‘불량 잔디’ 해법 찾는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된 정몽규 HDC 회장이 지난 12일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설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품종·배합 등 다양하게 연구
환경에 맞는 최적 방안 마련

천안=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가 ‘한국형 잔디’ 연구·개발(R&D)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새롭게 마련되는 축구종합센터에서 3국의 기후에 적합한 잔디 R&D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된 정몽규 HDC 회장은 지난 12일 축구종합센터 건설 현장 공개 행사에서 “축구종합센터가 잔디와 관련해 많은 R&D를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잘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국내 경기장의 잔디) 관리 주체가 보통 지방자치단체와 시설관리공단이며, 또 여러 가지 운영 형태가 있는 것 같은데,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이런 것도 조정이 돼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은 평소보다 이른 2월 중순 개막과 더불어 개막 직전 폭설과 혹한으로 그라운드 잔디가 많이 훼손됐다. 세계적인 스타였던 제시 린가드(FC 서울)를 비롯한 많은 선수와 관계자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를 비판했고, 전북 현대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악화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투 홈경기 개최 장소를 바꿔야 했다.

축구대표팀도 ‘잔디 사태’에 영향을 받았다. 대표팀은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통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소화하지만, 3월 A매치를 앞두고 점검한 후 경기를 치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오는 20일 오만과 아시아 3차예선 경기를 고양종합운동장, 25일 요르단과 경기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요즘 축구는 기술적이고, 전술적이다.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데, 가장 중요한 잔디가 받쳐주지 못하면 그건 매우 큰 문제”라며 “좋은 잔디에서 (축구를) 하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고 100％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축구종합센터는 잔디 R&D에 적합한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총 11면의 축구장 중 천연잔디가 7면이고 인조잔디가 4면이다. 천연잔디 7면 중 2면은 천연잔디에 인조잔디를 조금 더하는 형태의 하이브리드 잔디로 조성된다. 대한축구협회는 그라운드를 구성할 잔디 품종, 배합 등에서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진행해 한국의 기후와 환경에 맞는 최적의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일본은 기본적으로 (계절마다) 잔디를 다르게 구성한다. (봄·여름엔) 난지형 잔디를 깔고, 가을엔 한지형 잔디를 그 위에 깐다고 들었다”면서 “우리도 점점 기후가 변하는 만큼,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