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중국산 덤핑공세까지… K-철강 ‘사면초가’

악재 지속땐 산업 근간도 ‘흔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압박과 중국산 철강 덤핑 공세,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고전해온 철강업계가 노조 리스크까지 떠안으며 사면초가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철강 업계가 저수익 사업 정리와 구조조정, 임원 급여 삭감 등 생존을 위한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악재가 지속될 땐 산업의 근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 과잉생산이 이어지면서 국내의 중국산 철강 제품 유통 물량은 2020년 601만6634t에서 지난해 879만7355t으로 46% 급증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경기 부진을 겪어왔음에도 연간 철강 생산은 10억t 이상을 유지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소화해내지 못한 철강 제품 물량이 저가로 국내에 대거 유입돼 국내 철강사들에 치명타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 조치로 업계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2일 자정(현지시간)부터 한국산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철강제품 수출 총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3.1%(43억4700만 달러)로 1위였던 만큼, 국내 철강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이에 전사적인 사업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단행 등 비용 절감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두 회사는 미국 현지 제철소 건립 등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도 중국산 후판에 최대 38%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열연 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도 착수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