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돌린’ 이시바… 여야 모두 사퇴 요구

이시바 “법적문제 없다” 일축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의 집권 자민당 초선 중의원 상품권 배포를 둘러싼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야당에서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이시바 총리를 비판하며 사퇴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도 총재 재선거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다.

14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닛케이)신문, 산케이(産經)신문 등에 따르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오쿠시 히로시(大串博志) 대표 대행은 이시바 총리를 겨냥해 “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단언하는지 제대로 설명을 해달라”며 “설명에 따라 총리 적격 여부를 묻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입헌민주당 간부는 “총리가 사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국회에서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의 아오야기 히토시(靑柳仁士) 정조위원장은 “총리로서의 자각이 없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대표는 한 인터넷 방송에서 “법 위반이면 총리를 계속하기는 어려운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 X에 “고물가로 국민이 고통을 받는데 기념품 대신 10만 엔(약 98만 원). 국민이 이해해 줄 수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정치 비자금 문제로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참패했던 자민당 내에서도 총재 재선거 주장까지 나오는 등 불만이 끓어오르고 있다. 자민당 한 간부는 “이번 사건은 자민당이 정치 비자금 문제로 정치 개혁을 하는 가운데 발생했다”며 “이번 정권이 견딜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닛케이에 밝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 비서가 지난 3일 총리 간담회에 참석하는 15명가량의 초선 의원들 사무소를 찾아 10만 엔 상당의 상품권을 건넸다. 보도가 나오자 이시바 총리는 13일 “가족에 대한 위로 등의 관점에서 사비로 준비했다”며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주장하며 사임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언론들은 정치인 개인에게 현금이나 유가증권 등의 기부를 금지한 정치자금규정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