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시민권 폐지, 해고공무원 복직… 미, 행정명령 두고 ‘사법전쟁’ 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쏟아내고 있는 각종 행정명령을 둘러싸고 진영 간에 ‘사법 전쟁’이 거칠어지고 있다.

13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미 연방대법원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서명했던 ‘출생시민권 부여 종료’ 행정명령 시행에 제동을 건 메릴랜드주, 매사추세츠주, 워싱턴주 하급심 판결을 뒤집어 달라고 긴급 요청했다. 1·2심 판사들이 수정헌법 14조 위반 여지를 문제 삼아 행정명령을 막자 트럼프 행정부가 대법원에 직접 자신들의 손을 들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주(州) 하급 법원이 국가 전역을 대상으로 시행된 행정명령을 막을 권한이 없다면서 소송을 제기한 소수 개인·단체를 제외한 모든 국민을 상대로 해당 행정명령이 시행되도록 할 것을 대법원에 요구했다.

반면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해고한 수천 명의 국방부, 내무부, 재무부 소속 수습 직원들을 복직시키라는 명령을 내렸다. 해당 해고조치는 앞서 정부효율부(DOGE)의 지침에 따라 이뤄졌는데, 사법부가 이에 반발해 소송을 낸 미국공무원연맹(AFGE)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공무원 해고 등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DOGE 권한을 확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