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넉달째 경기 하방 압력 커져”

‘최근 경제동향’ 3월호서 진단
“수출 증가세 둔화” 표현 추가
산업활동 주요지표 모두 감소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해 12·3 비상계엄 이후 4개월째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정부가 분석했다. 2개월 연속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우려했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마저 증가세가 꺾이고 있다고 봤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수출 증가세 둔화, 경제 심리 위축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 고용 애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경기 판단과 유사했지만 이달엔 ‘수출 증가세 둔화’ 표현이 추가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그린북에서 ‘하방 위험 증가 우려가 있다’고 표현한 이후 4개월째 경제 상황을 어둡게 보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경제의 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산업활동동향 주요 지표는 올해 1월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전(全)산업생산은 전월보다 2.7% 줄어 2020년 2월(-2.9%) 이후 4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세를 기록했다.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2.3%, 서비스업은 0.8% 각각 줄었다. 건설업도 4.3% 감소했다. 이 여파로 지난달 고용은 취업자 수가 2개월 연속 13만 명대 증가 폭을 나타내는 등 전체적으로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건설업·제조업·청년층 부문에서는 한파가 지속됐다. 소비지표인 소매판매도 0.6% 줄며 내수 부진이 이어졌고 설비투자(-14.2%)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수출 증가세 둔화는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올해 일평균 수출(23억9000만 달러·약 3조4800억 원)은 전년 동월보다 5.9% 감소했다. 정부는 글로벌 경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관세 부과 현실화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관점을 유지했다. 이날 기재부는 “1분기 민생·경제 대응 플랜의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추가 지원 방안을 지속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