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김건희·해병 3개 특검이 27년 특검 역사상 최대인 500∼600명을 동원해 최장 180일 동안 탈탈 털고도 부족하다며 출범시킨 2차 종합특검이 50일 만에 주 수사 대상이 ‘내란’에서 ‘대북송금 사건 외압 의혹’인 것처럼 ‘변질’되면서 사실상 좌초했다. 1차 특검도 너무 길어 별건 수사 시비도 나오고, 2차 특검 무용론이 여권 내부에서도 제기될 정도였던 만큼 예정된 결과이긴 하지만, 특검팀 핵심 인사들의 비상식적인 행동과 이해하기 어려운 전력 때문에 더 앞당겨진 측면이 있다. 권영빈 특검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정
문화일보 2026-04-17 11:33
전 세계 관심이 호르무즈 해협에 쏠린 반면, 글로벌 항공업계의 시선은 한국산 항공유에 맞춰져 있다. 147% 급등한 항공유 가격도 가격이지만, 더 큰 문제는 한국산 항공유를 확보할 수 있느냐다. 한국은 세계 1위로 항공유 시장 30%를 장악하고 있다. 미국은 70% 넘게 한국에서 수입한다. 한국 정부가 지금은 항공유 수출을 상당 부분 허용하고 있지만 언제 나프타처럼 수출을 금지할지 모른다. 전 세계 비행기의 3분의 1이 못 뜰 판이다. 한국은 세계 최대의 ‘지상유전(地上油田)’ 보유국이다.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HD
문화일보 2026-04-16 11:31
한국의 중년이 우울하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40대는 16만7251명으로 2020년 11만276명에서 52% 늘었다. 전 연령대 평균 증가율(17%)의 3배다. 50대 역시 13만6505명으로 5년 사이에 2만 명가량 증가했다. 중년이 직장과 가정에서 역할이 변하는 인생 전환기인 데다 한국의 중년 특유의 부모 부양, 자녀 결혼, 때론 돌봄 간병 책임까지 떠안은 결과이다. 캐나다 심리분석가 대릴 샤프는 중년의 위기를 카를 융 심리학으로 풀어낸 소설 ‘서바이벌 리포트’에서 이렇게 규정한다.
문화일보 2026-04-15 11:26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1월에 이어 3월에도 미국을 방문하자 친여 방송인 김어준 씨는 “이게 (이재명) 대통령 방식의 차기 주자군 육성 프로그램 일환이구나 저는 그렇게 해석했다”라고 했다. 대통령이나 외교부 장관은 몰라도 총리가 단독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사례는 드물다. 특히, 김 총리가 50여 일 만에 두 차례나 미국을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첫 번째 방문 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고, 두 번째는 J D 밴스 부통령을 만나 한미 간 긴밀한 협의 채널을 약속했다. 역대 정권에서 야당 총재·대표나 여당의 유력 주자들은 미
문화일보 2026-04-14 11:26
이스라엘에서 성경과 관련된 날 외에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날은 ‘욤 하쇼아’(홀로코스트 추모일), ‘욤 하지카론’(현충일), ‘욤 하츠마우트’(독립기념일)라고 한다. 결코 잊을 수 없고, 맹세코 잊어서도 안 되는 날들이다. 제2차 대전 당시 나치가 자행한 집단 학살의 600만 명 희생자, 1948년 독립전쟁 희생자, 이후 수차례 중동전쟁 희생자들에 대한 기억은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다. 국가 생존력의 근원 중 하나다. 대다수 가정이 홀로코스트, 또는 독립전쟁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질 정도다. 가족의 역사가 곧 나라의 역사인 셈이
오승훈 논설위원 2026-04-13 11:27
공천은 잘하면 대박, 못하면 쪽박이다. 잘한 공천으로 선거에서 이긴 당 대표는 대통령이 됐고, 공천에 실패한 대통령은 탄핵을 당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자라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후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양쪽에 해당된다. 잘한 공천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선거판 전체를 뒤집는다. 제19대(2012년) 국회의원 선거가 그런 경우다.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에 측근 비리, 친이 대 친박 대결로 풍비박산 직전이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당 색깔도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변경했다.
문화일보 2026-04-10 11:22
미국이 지난 3일 유인(有人) 달 탐사선 발사에 성공하면서 중국과 본격적인 21세기 달 탐사 경쟁에 나섰다. 그리스 신화 속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 이름을 붙인 미국의 달 착륙 프로젝트에 맞서 중국은 ‘창어(嫦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창어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이다. 2004년부터 추진된 창어 계획은 달 궤도를 탐측한 2007년 창어 1호 발사로 첫 성공을 거뒀다. 2018년 창어 4호는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했다. 2024년엔 창어 6호가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서 토양과 암석 샘플을 채취해 돌아왔다. 미국은
문화일보 2026-04-09 11:00
‘두쫀쿠’로 통하는 두바이쫀득쿠키와 두바이 초콜릿의 나라 아랍에미리트(UAE)는 우리나라가 중동 국가 중 유일하게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핵심 우방이다. 이명박 정부 때 바라카 원전 수출을 계기로 에너지 협력이 본격화했다. 국방 협력을 위해 파병한 군대가 아크 부대인데 아랍어로 아크는 형제를 뜻한다. 파병으로 한국·UAE는 의형제가 된 셈이다. 특히, 한국이 수출한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는 미국·이란 전쟁 때 요격률 90% 이상을 기록해 UAE는 K방산 전진 기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문화일보 2026-04-08 10:59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지난 3일 열려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 관련 검찰 기관보고를 받았다. 이름에 ‘정치검찰’ ‘조작 기소’를 써넣은 ‘답정너’ 국조이고, 수사 대상 7개 사건 모두 재판 중이라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訴追)에 관여할 목적’의 국조를 금지한 국정조사법 제8조 위반임에도 박상용 검사를 제외한 검찰총장 대행을 비롯한 검찰 간부들이 순한 양처럼 모두 증인 선서를 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열린 국조에서 박 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변호인이었던 서
문화일보 2026-04-07 11:47
미국과 이란 전쟁이 톨레도 전쟁의 데칼코마니가 되고 있다. 1835년 미국의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는 이리호 주변의 톨레도를 차지하기 위해 주 민병대까지 동원해 으르렁거렸다. 지도상 경계가 불분명했던 폭 10㎞의 이 항구도시는 이리 운하와 연결된 노른자위 땅이었다. 결국, 앤드루 잭슨 대통령이 중재에 나섰다. 힘이 셌던 오하이오주에 톨레도를 안겨주고, 미시간주에는 슈페리어호 부근 쓸모없는 늪지였던 어퍼 페닌슐라를 넘겼다. 전쟁의 승패는 얼마나 적을 많이 죽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정치·경제적 최종 목표를 달성하느냐에 달렸다. 불과 5년
문화일보 2026-04-06 11:39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은 1964년 인류 최초의 예술용 로봇 K456을 만들었다. 일본 엔지니어 슈야 아베와 함께 제작해 그해 뉴욕 아방가르드 페스티벌에 선보인 K456은 거리로 나가 두 팔을 흔들며 사람들 사이를 활보해 탄성을 자아냈다. 입에 부착된 라디오 스피커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을 재생했고 배변하듯 커피콩을 배출했다. 로봇과 자동화가 효율적이고 깨끗하다는 당시의 과도한 경외심에 대한 예술적 비틀기였다. 이어 1982년 뉴욕 거리에서 K456이 차에 치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21세기 최초의 참사’라 이름을 붙였
문화일보 2026-04-03 11:35
박정희 정권이 몰락하고 1980년 ‘서울의 봄’이 왔을 때 서울대 아크로폴리스에서는 학생들이 투쟁 노선을 놓고 치열하게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때 박 정권 시절 긴급조치 위반 등으로 제적과 복학을 반복했던 정치학과 복학생 김부겸이 연단에 올랐다. 1만여 명의 학생이 모인 집회장은 그의 열정적인 연설로 한순간 정리가 됐다. 이후 김부겸은 아크로폴리스의 전설로 남아 있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대구에서 초·중·고를 나온 김 전 총리는 서점, 복사집 등을 하다 1988년 한겨레민주당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러나 국회의원 운이 없어서인지 계속
문화일보 2026-04-02 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