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에서는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재판들이 종종 있어 그 판결에 대한 평가가 나오곤 한다. 판사들의 의견이 일치했을 때는 판결 결과를 쉽게 수긍하지만, 판사에 따라 판결이 엇갈리는 경우 결과의 유불리에 따라 재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곤 한다. 이러한 논란을 불식 또는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재판에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 얼마 전, 한 K-팝 아이돌 그룹과 관련된 판결이 그들에게 불리하게 나오자, 그 그룹이 외신을 통해 판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처럼 판정 결과에
문화일보 2025-04-17 11:58
6·3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당 대표직에서 사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배우자 김혜경 여사를 보좌할 배우자 비서실장과 배우자 수행실장으로 당 소속 정을호 백승아 의원을 각각 내정한 일일 것이다. 그만큼 대선에서 ‘배우자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졌음을 뜻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이번 대선에서도 이른바 ‘배우자 리스크’가 승패의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로서는 경선 단계부터 부인과 관련된 이슈를 철저히 관리해 지난 대선의 패배에 영향을 준 ‘김혜경
문화일보 2025-04-15 12:13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종전 협상 과정에서 동맹 없는 우크라이나가 겪는 고통과 수모를 지켜보면서, 한미동맹이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대한민국이 과연 존재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통해 안보를 보증했기에 경제개발에 매진하고 해외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용으로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 카드를 꺼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반도와 미군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관세 폭탄’과 같은 일종의 ‘미치광이 전략’(Madm
문화일보 2025-04-11 11:50
지난겨울은 미국 동북부에서 30년 만에 가장 추웠다. 그렇다고 매년 하던 일을 미룰 수는 없었다. 집 앞 작은 정원의 장미 나무를 가꾸는 일이다. 추운 날씨에 하기가 힘들기도 하고, 늦가을에 미리 해둬도 좋지만 장미 나무가 추위를 이겨내기를 기다렸다가 봄이 오기 직전에 하는 것이 오래된 습관이다. 계절과 관계없이 정원을 가꿀 때마다 할아버지가 떠오른다. 정원 가꾸기에 대해 내가 아는 거의 모든 것은 할아버지에게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니 꽃이며 나무를 가꾸거나 낙엽을 치울 때마다 할아버지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영어에서는 할
문화일보 2025-04-11 11:47
여한구 美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前 통상교섭본부장 미국 해방의 날 선언한 트럼프 문화혁명 같은 계급전쟁 비견 트럼프 이후에도 기조는 유지 세계질서 구조 변화는 뉴노멀 당장은 관세협상 최선 다하고 AI-경쟁력-新통상 집중해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명명한 4월 2일 미국 ‘해방의 날’은 1945년 종전 후 미국이 주도해 온 자유무역과 다자체제 중심의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 종언을 고한 날이라 할 수 있다.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을 심화시키는 데 기여했던 스무트 홀리 관세율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경제평론가 마틴 울
문화일보 2025-04-10 11:52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세계질서 주도권 경쟁도 가열 대만 놓고 트럼프·시진핑 격돌 中은 청일전쟁 前 주도권 희망 한중관계 정상화할 좋은 기회 北核에 책임 있는 자세가 기본 美와도 안보 강화 카드로 협상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과 별개로 세계질서 주도권 대결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미 국방부는 이른바 ‘잠정 국가방위전략’(NDS)을 통해 ‘중국의 대만 공격을 막는 것’이 ‘미 국방부의 최우선 대응 과제’라고 명시했다. 이 문건에서는 ‘중국의 대만 점령을 기정 사실화하는 것을 억제하는 동시에 미국의 본토를 지키는 것이 미 국
문화일보 2025-04-08 11:41
강철수 만화가, 방송작가 결혼 축의금 강요하지 않지만 혼주에게는 많을수록 좋은 것 수십 년간 쌓아온 인간관계 돈으론 절대 환산할 수 없어 봉투가 얇든 두툼하든 간에 애틋한 마음을 담아 건네야 결혼식장의 꽃이 신랑 신부면, 조연급 스타는 주례 선생님이다. 연세 지긋하고 풍채가 좋은가, 콧수염이 있나 없나, 말씀이 너무 길지 않나 차이가 있을 뿐 주례사는 세계 어디를 가도 대동소이 거의 판박이다. “함께 역경을 이겨내고 검은 머리 백발이 되도록 행복해라.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부부가 되어라.” 그런데 미국 주례만 딱 한 대목 다르다. ‘
문화일보 2025-04-04 12:05
어홍 대한영상의학회 방사선안전관리이사,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얼마 전, 우리나라가 ‘CT공화국’이라는 신문 기사를 읽었다. CT를 촬영하는 사람이 많아 저선량 방사선 상한선인 100밀리시버트(mSv)를 초과하는 국민이 4만 명 이상이며, 대만보다 28배 이상 많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가 대만의 2배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너무 많아 안타까운 현실이다. 또한, 202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당 CT 검사 건수가 304.4건이며, 이는 OECD 회원국 중에서도 검사 건수가 가장 많아 CT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벗기
문화일보 2025-04-04 11:58
장재필 한성대 국방과학대학원 안보정책학과 교수 세계는 지금 “국제관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으며 국가이익만 있을 뿐이다”라고 한 영국 외교장관 파머스턴 경의 발언이 결코 망언이 아님을 목도하고 있다. 힘에 의한 서열, 즉 군사력·살상능력의 서열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침략으로 힘겨운 방어전을 이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얘기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공의 적’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의 참사를 민주주의 수호 차원에서 호소했지만, 휴전협상 과정에서 매우 불리한 처지를 받아
문화일보 2025-04-04 11:57
김성천 중앙대 명예교수·법학 “협박 받아 조치”를 의견 치부 서울고법 형사6-2부 李 재판 2차 인혁당 사례만큼 치욕적 군사정권 비판한 운동권 세력 집권 위해선 무슨 짓이든 감행 尹 심판도 법치 정상화도 중요 지난 3월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2심 선고가 있었다. 서울고법 형사6-2부의 결론은 1심을 뒤집은 ‘전부 무죄’였다. 50년 가까이 법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이 판결은 말 그대로 어처구니없을 뿐이다. 우리나라 사법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판결이라고 할 만한 제2차 인민혁명당 사건과 비교해 보자.
문화일보 2025-04-03 11:53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 前 한국선거학회 회장 심리 후 5週 만에 선고기일 지정 청년층 50% 이상이 헌재 불신 존재 이유까지 의심 받는 상황 진영보다 헌법적 양심이 중요 6인 이상 찬성 땐 尹 파면하고 못 미치면 즉각 복귀토록 해야 헌법재판소는 2025년 2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의 공개변론과 심리 절차를 모두 종결한 후, 한 달 이상 선고 기일조차 확정하지 못하다 4일 오전 11시 선고하기로 했다. 심리 후 5주 동안 헌법재판관들 사이의 법리적 의견 불일치와 합의 지연이 선고 지연의 배경이라는 해석마저 나왔다. 헌법학적 시각에서
문화일보 2025-04-01 11:41
최명재 안중근의사기념관 홍보대사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 뤼순(旅順)은 아침부터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날 형장으로 끌려 나온 안중근 의사는 국권회복과 자주독립을 위해 연해주로 망명, 의병을 조직하고 항일투쟁을 하던 중 동양평화의 파괴자며 한국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하얼빈(哈爾濱)에서 처단하고 뤼순 감옥에서 교수형으로 꽃다운 생을 마감했다. 115년 전 이맘때였다. 관동도독부 히라이시 우지히토(平石氏人) 고등법원장은 안 의사가 상고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동양평화론’ 집필을 완성할 때까지 사형을 연기해 주겠다고 대답해 놓고는 일본
문화일보 2025-03-28 1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