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정부 수립 이후 78년 동안 유지돼온 검찰청이 지난 2일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바뀐 형사사법체계의 대격변이 수장도 없이 인적·물적 준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로 시작됐다. 공소청장이 되는 검찰총장은 1년 3개월 넘게 대행체제이고, 공소청을 지휘·감독할 법무부 장관도 없다. 부패·경제·마약·사이버 등 7대 중대범죄 수사를 책임진 중수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7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을 받은 다음 날 김지용 전 대검 형사부장을 지명하고도 추미애 경기지사와 김용민·박은정 의원 등 범여권 강경파의 반발에
문화일보 2026-10-07 11:29
인공지능(AI)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어 개발을 늦춰야 한다는 ‘속도 조절론’의 파장이 거세다. 감속론을 처음 제기한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다리오 아모데이의 주장을 놓고 빅테크 리더들은 갑론을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을 이유로 규제에 반대했다. 대신 지난달 29일 AI 기업 CEO들과의 오찬에서 업계 자율 규제 방안을 제시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AI 사고 시 소통할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지만, 안전장치 마련엔 합의하지 못했다. AI 위험 관리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합의를 못 한 것은 이른바
문화일보 2026-10-02 11:52
조선 초 세종대왕은 농지에 세금을 매기는 전세(田稅)제도를 바꾸는 대대적인 조세 개혁을 했다. 조선은 건국 당시 고려의 과전법을 기본으로 해 관리가 직접 풍흉을 결정해 세금을 매겼는데 부정 개입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세종대왕은 농토 품질에 따라 6등급, 풍흉에 따라 9등급으로 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공법(貢法)을 만들었다. 하지만 세종은 이 법이 좋다고 판단했지만 밀어붙이지 않았다. 관리와 백성 17만 명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법을 설계할 전담기구를 설치했으며, 안이 마련된 뒤에는 반대하는 관료들의 의견을 경청해 경상도와 전라도
김석 기자 2026-09-30 11:55
추석 연휴 동안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들의 선전이 국민에게 감동과 위안을 줬다. 메달 경쟁에서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치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떠오르는 신세대 선수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이와 별개로, 국민과 정부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아이치현과 나고야시는 저비용·분산개최를 내걸었다. 취지는 좋았다. 올림픽·월드컵 같은 초대형 대회의 개최 및 운영 방식이 예전과 달라졌고, 국가 대항전보다 개별 선수 기량으로 관심이 이동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그런데 비용을 아끼면서 행사를 잘 치르는 것이
문화일보 2026-09-28 11:42
161 vs 109. 현재 국회 재적 의원 299석 중 더불어민주당은 161석, 국민의힘은 109석을 갖고 있다. 조국혁신당(12석)이나 기타 정당을 다 합치면 범 여권이 압도적이다. 개헌과 국회의원 제명 빼놓고 못할 일이 없는 구조다. 지난 21대에 이어 22대에도 의석 불균형이 심각하다 보니 일방 독주는 제어할 수 없고, 선거법·검찰 폐지·대법관 증원 등 국가의 중요 시스템조차 여당 마음먹은 대로 바뀌었다. 이낙연 전 총리는 19일 한 방송에 출연해 “군인 대통령보다 지금이 더 사법권 유린이 심하다”고 진단했다. 1995년 설립
문화일보 2026-09-23 11:41
미국 30년물 국채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이 없는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평소에는 경제성장률이나 주가, 환율 같은 다른 지표 뒤에 조용히 숨어 있다. 주로 기관투자가나 주요국 중앙은행 등 큰손들끼리 거래해 일반 투자자 눈에는 잘 띄지 않는다. 하지만 한번 시장에 충격이 오고 본격적으로 치솟기 시작하면 모든 것을 파괴하고 쓸어버리는 무서운 본색을 드러낸다. 1997년 아시아 외환·금융위기(7%)와 2000년 닷컴 버블 붕괴(6.7%)가 그랬고,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금리가 5.3%까지 치솟았다. 2023년에도 마찬가지
문화일보 2026-09-21 11:55
잇단 예술단체 인사 파행에 대한 문화계 내부 분위기를 묻자 한 예술인은 짧게 답했다. “흉흉하다”. 실망과 배신감을 토로하며 “더는 기대하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이상적으로 능력·평판·경력을 두루 갖추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그중 한둘쯤은 지니기를 바라는 것이 현장의 기대다. 그런데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 초대 단장 겸 예술감독 임명이 또다시 최소한의 바람조차 저버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1일 어연선 전 광명문화재단 대표를 임명하자 어린이·청소년 공연계가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나섰다. 예술인 332명(개인 200명, 단체 1
문화일보 2026-09-18 11:59
전 세계 럭셔리 브랜드들이 앞다퉈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세계적 슈퍼카 업체인 이탈리아 페라리 본사는 페라리코리아를 별도로 세우고 한국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럭셔리카 대명사인 영국 롤스로이스는 한국 시장만을 위해 디자인된 한정판 모델 ‘블랙 배지 고스트 청담 에디션’을 출시하는 등 한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탈리아 최고가 가구 브랜드 플렉스폼은 예술품에 빗댄 신제품을 밀라노가 아닌 서울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대한민국이 인공지능(AI) 초호황으로 돈벼락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앞다퉈 나
이관범 기자 2026-09-16 11:57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프랑스 국빈방문 중 국내 현안에 대해 SNS 언급을 극도로 자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13일 자진 사퇴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을 둘러싼 파문이 들끓었는데도 말이다. 이전의 거침없던 소통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한때 70%를 넘보던 국정 운영 지지율은 반 토막 수준으로 급락했고, 여당 지도부 교체나 개각이라는 반전 카드조차 소용이 없다. 우군이라 여겼던 여권 성향의 스피커들 입에서 지지율 20%대 진입이라는 경고가 터져 나온다.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전직 청와대
문화일보 2026-09-14 12:00
8·30 개각이 ‘김승원·용혜인 부적격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지만, 의외의 발탁은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충견 노릇을 해온 방위 출신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자르고 ‘쿠데타 소굴’인 양 비난한 육사 출신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사관학교 통폐합과 전시 작전통제권 조기 전환에 대한 논란이 커진 상황에서 인사가 발표되자 선수 교체를 통한 정면 돌파 의지냐 출구 전략 선회냐 해석이 분분하다. 청와대는 일단 정책 강행 쪽에 무게를 둔 듯하다. 지명 이유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자주국방 역량 강화’ ‘사관학교 통합 등
문화일보 2026-09-11 11:59
다음 달부터는 내가 범죄 피해를 당하면 누가 끝까지 사건을 책임지고, 누가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아 주는지가 더욱 절실한 문제가 된다. 경찰서 근처엔 얼씬도 할 일이 없게 살려 하지만, 뜻대로 안 되는 게 세상사다. 토지를 샀다가 업체에 속아 경찰에 사기혐의로 고소했는데 계약분쟁이라며 불송치 한다면, 내 딸이 험한 일을 당했는데 경찰이 엉뚱한 CCTV를 보고 별일 아니라며 사건을 종결한다면. 침해당한 권익과 안전, 터지는 분통은 온전히 내 몫이다. 이의신청을 하고 공소청 검토로 다행히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한다고 해도 ‘핑퐁’과 ‘뺑뺑
오승훈 논설위원 2026-09-09 11:57
사람이 몰염치해지면 친구가 떠나간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김승원·용혜인 파문은 정치 이전에 상식과 인성의 문제다. 법무부 장관은 공정성과 도덕성이 특히 중요한 자리다.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 신약 로비 행태도 저질스럽지만 주가조작, 후원금, 기소유예 처분 등 더 심각한 사안도 어른거린다. 법무장관직의 엄중함을 생각하면 사양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한다. 36세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가족소득당’ 행태는 청년세대의 공정 열망에 대한 배신이며, 교묘하게 비례대표 의원을 두 차례 얻어내고 장관까지 겸임하겠다는 것은 노회한 정치꾼
문화일보 2026-09-07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