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 국방전략(NDS)은 한국에 북한 억제의 일차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한미동맹의 기축인 핵우산 제공에 대해서는 명시적 언급 없이 ‘중요하나 제한적인 지원’이란 애매한 표현에 그쳤다. 한미동맹의 재설정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전격적인 25% 관세 부과에서 보듯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동맹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거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줄 것은 주되 받을 것은 받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는 대미 투자 약속을 이행하는 대신에, 지난해 11월의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fac
문화일보 2026-02-06 11:11
현 정부의 목표인 코스피지수 5000이 달성되며 많은 국민이 국내 증시 활황에 환호하는 사이, 통상 협상과 맞물린 원·달러 환율은 전년 평균 1422원으로, 외환위기 직후의 평균 1395원을 웃돌았다. 그리고 올해 들어서도 일별 환율이 1450원 이상이 대부분이다. 국채금리는 10년물 기준으로 정책금리보다 1%p 이상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이 계속돼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불안한 신호들이 관찰된다. 환율과 금리의 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향후 ‘기대물가’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정책과 관련된
문화일보 2026-01-30 11:49
인간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꺼리고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있다. 앞날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래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운세나 점괘에 의존하는 행태 역시 낯설지 않다. 이러한 인간의 위험회피적 성향은 일상생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업 경영, 더 나아가 법제도의 설계에서도 반드시 고려돼야 할 중요한 출발점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 듀크대 로스쿨의 슈워츠 교수는 2009년 발표한 논문 ‘원칙의 역설’에서 추상적인 법규범이 오히려 경영자의 방어적 의사결정을 구조적으로 유도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법규범이
문화일보 2026-01-23 11:2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현대전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뒤흔들며 우리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네트워크전과 첨단무기에 의한 정밀타격이 중심이 된 이 전장에서, 드론은 더는 보조 수단이 아니다. 전차와 장갑차를 무력화하고 인공지능(AI)을 통해 자율적으로 인명을 살상하는 드론은 사실상 하나의 ‘비행하는 탄약’으로 진화했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이 스타링크 기반의 네트워크 우위를 바탕으로 러시아군을 압도하는 현상은, 미래 전장의 승패가 전통적인 기반 전력의 체급보다 군사 과학기술의 첨단화와 정교함에 달려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무
문화일보 2026-01-23 11:19
국가안보 전선에 경고등이 켜졌다. 적의 위협 때문이 아니라, 국군을 지탱하는 허리인 초급간부들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사관학교 자퇴생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육·해·공군 사관학교에서의 퇴교생은 2020년 약 40명에서 2025년 122명으로 3배로 늘었다. 또한, 사관학교 출신 장교들 사이에서도 조기 전역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장교의 5년 차 조기 전역 비율은 최근 10년간 평균 9%로, 최근 몇 년 새 인원과 비율 모두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부사관도 초급간부와 비슷한 양상이다. 최근 부
문화일보 2026-01-16 11:48
지난해 수확기(10∼12월)의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이 80㎏들이 한 가마당 23만940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전년 수확기에 비해 25.0%, 평년 수확기에 비해선 16.2% 오른 수치로, 최근 몇 년 동안 계속된 하락세를 끊어내고,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지 쌀값 상승은 곧 농가 실익으로 직결된다. 실제로 2025년 공공비축미 매입 가격은 1등급 포대벼(40㎏) 기준 8만160원으로, 전년(6만3510원)보다 26.2% 올라 오랜만에 농민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사회 일각에서는 반등한 쌀값을 두고 물가 불안을 야기할까봐 우
문화일보 2026-01-09 11:39
2025년 한 해 지구촌은 세계 경찰로 공공재를 제공해 오던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관세폭탄과 안보비용 증액 압박에 엄청난 충격과 함께 새로운 계산과 선택을 강요받았다. 이러한 흐름은 새해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국·일본 갈등 향방, 미국-유럽연합(EU)·나토(NATO) 간 불화 봉합과 미·북 대화 성사 여부와 함께 국가안보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내 또한 정치 양극화로 안보 위협과 대북정책 등을 놓고 정파와 당리당략에 따라 이견과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요동치는 외교·안보·경제 정
문화일보 2026-01-02 11:13
형법 제98조 간첩죄 개정안이 지난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간첩죄의 적용 대상을 기존의 ‘적국(敵國)’에서 ‘외국’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단순한 문구 수정처럼 보이지만, 이는 급변하는 국가안보 환경을 반영한 필수적인 조치다. 현행 형법 구조에서는 ‘경쟁국을 위한 간첩행위’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즉, 국가 기밀이 해외로 유출되더라도 해당 국가가 법률상 ‘적국’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간첩죄 적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 결과, 국가 정보를 해외 기관에 제공하거나 산업
문화일보 2025-12-26 11:22
잠수함은 한국 해군의 오랜 염원이었다. 제1, 2차 세계대전과 포클랜드 해전을 통해 잠수함의 능력과 역할 그리고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전력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북한은 1963년 구소련으로부터 위스키(W)급 잠수함 4척을 도입해 우리보다 30년 앞서 잠수함을 운용했고, 1973∼1975년에 중국으로부터 로미오(R)급 7척을 도입하자 우리 해군도 잠수함 확보가 더욱 절실해졌다. 그래서 미국의 마지막 디젤 잠수함인 탱(Tang)급을 지원받길 원했으나, 닉슨독트린의 영향으로 한국이 독자적 전력 강화와 공격 무기를 갖는 것을 원치 않아
문화일보 2025-12-26 11:14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난 11일 열린 제5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공동성명을 놓고 우려가 많다. 특히, 지난 1월의 공동성명과 비교할 때 이번 성명은 확장억제의 핵심 두 문구가 사라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NCG의 존재 이유인 북한과 북핵 위협에 대한 언급이 아예 없다는 점이다. 1월 성명에 있었던 ‘북한의 핵 공격 시 정권 종말을 각오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와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정례적 파견을 통한 확장억제 가시성 증진’이라는 핵심 문구가 이번에는 통째로 빠졌다. 물론 정권이 교체
문화일보 2025-12-19 11:23
우리 사회와 경제는 지난해 말부터 올 한 해까지 전례 없는 혼란과 도전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단기간 내 위기를 잘 극복해 왔고, 어느덧 연말을 맞았다. 윈스턴 처칠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고 했다. 새해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국운을 반등시켜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기업들이 역동적으로 세계 시장을 누비고, 국민 개개인이 창의적 경제활동을 마음 놓고 하도록 도우려면, 해외에서는 무역시장의 기울기를 줄이고 국내에서는 안전한 경제활동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경제국경에서 무역안보와 사회안전을 책임지는 관세청은
문화일보 2025-12-12 11:08
지난 2016년 3월, 전 세계는 서울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결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인간의 직관과 기계의 계산이 맞붙은 이 대국에서 알파고가 4 대 1로 승리했다. AI가 인간 최고수를 꺾었다는 이 사실은 단순한 바둑 경기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선언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AI는 질병을 예측하고, 자동차를 운전하며, 도시의 교통을 조율하는 등 우리의 삶 전반을 바꿔 가고 있다. 산업재해 예방 역시 대변화의 한가운데 있다. 숙련자의 경험과 직관만으로는 복잡해진 산업 현장의
문화일보 2025-12-05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