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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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의 인문학>“다양한 필진의 테마, 결국 ‘인간은 타자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문제로 수렴”
권김현영의 시리즈 평가 “팬데믹 시대의 변화를 ‘인문학’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 것이 새로웠다. 소설가·학자·건축가 등 다양한 필진이 참여해 폭넓은 ‘프레임’ 안으로 독자를 초대했다.” 코로나 시대의 위기를 ‘돌봄노동의 위기’이자 ‘여성의 위기’로 규정한 ‘산업혁명 넘어 돌봄혁명으로’를 쓴 여성학자 권김현영(사진)은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새로운 일상의 탄생’ 시리즈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시리즈 전반부가 종교나 사랑 같은 추상적인 질문을 사유했다면 후반부는 사생활·식물·공간 등 구체적 키워드를 통해 ‘팬데믹 이전의 일상이 얼마나 무너져 있었는가’를 확인시켰다”며 “다른 분야의 필진이 각자의 지적 배경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펼쳤는데 공통적으로 ‘우리는 누구인가’ ‘인간은 타자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등 인간성의 문제로 수렴된 것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권김현영은 돌봄혁명에 대한 글을 쓰며 성장 중심의 근대적 세계관을 재검토하는 작업에 특히 신경을 기울였다고 했다. 그는 “팬데믹은 인간이 발전주의적 세계관이 상정하는 ‘독자적 개별자’가 아니라 ‘취약성에 노출된 존재’라는 ?
나윤석 기자 | 2021-02-01 10:34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디지털로 연결된 ‘우리’에서도 노인·장애인은 소외됐다”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 - 새로운 일상의 탄생 17·끝 - 15인의 통찰속에서 길어올린 말 (下) 코로나 시대 돌봄노동의 위기 왜 여성만 착취당해야 하나 집은 공존 위한 출발장소이자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대안장소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의 자유 대한민국에서만 엉성하게 활용 “팬데믹 시대의 디지털 기술은 사람들을 흩어진 채로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단지 우리가 연결되고 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불완전하다. 그 ‘우리’에서 가장 먼저 배제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김초엽 소설가) “코로나 시대의 위기는 돌봄노동의 위기이자 여성의 위기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고 생계부양자로서의 남성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어도 가족 안에서의 아이와 노인, 그리고 환자를 돌보는 사람이 여자라는 사실만큼은 큰 변화가 없다. 왜일까?”(권김현영 여성학자) “식물은 팬데믹과 더불어 인간의 공간으로 재진입하면서 주거의 개념을 생각해 보게 한다. 집이란 무엇이고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고양이나 식물과 동거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을, 단순히 개인의 경제력 및 취향의 문제?
박동미 기자 | 2021-02-01 10:34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팬데믹이라는 사건 ‘이전 징후’에 대해서 생각한 시간”
연재 첫회 장식한 이기호 작가 “타자에 대해, 우리 사회 은폐된 언어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짧은 소설 ‘그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얻어낸 것’(2020년 10월 5일자 12면)으로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새로운 일상의 탄생’ 시리즈의 문을 열었던 이기호(사진) 작가는 이번 연재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이 작가는 “어떤 사건이 발생한 후, 우리는 늘 그 ‘사건’에 대해서만 집착하는데, 이번 시리즈를 통해서 ‘사건’ 이전의 징후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생각할 수 있었다”고 했다. ‘팬데믹’이라는 사건 이전의 징후는 어떤 것일까. 이 작가가 시리즈의 프롤로그 격으로 쓴 소설 속 ‘철곤 씨’가 한 예다. 이 작가는 그를 “팬데믹 이전부터 팬데믹 상황이었던 인물”이라며 “재난은 늘 그런 친구에게 더 험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고 했다. 철곤 씨는 퀵서비스 일을 해보려고 중고 스쿠터를 샀다가 사고가 난다. 병원에 입원했지만, 학습지 교사를 하는 아내는 코로나 감염을 걱정해 한 번도 오지 않는다. 퇴원 후 일거리가 없는 남자는 베란다에서 벼를 기르다 아내에게 야단을 맞고, 거실에서 온라인 수업
박동미 기자 | 2021-01-25 10:28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원격현전은 접촉신뢰 대체 못해… 무력감 짙어질수록 ‘연대’ 열망”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 - 새로운 일상의 탄생 - 15인의 통찰속에서 길어올린 말 (上) 전염병과 공존해야한다면 ‘강한 사회’ 만드는 수밖에 사랑은 재난속에서도 타자의 존재 잊지 않겠다는 것 ‘나는 무엇을 하고 싶었나’ 지금이야말로 천직찾기 좋은때 문화일보는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여 동안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새로운 일상의 탄생’ 시리즈를 진행했다. ‘한국도서관협회-길 위의 인문학’과 공동진행한 이번 시리즈는 국내외 학자와 작가 15인이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성찰한 삶과 일상, 또 함께 그려나갈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기호 작가의 ‘그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얻어 낸 것’을 시작으로 사랑, 영성, 공부, 사생활, 공간, 돌봄, 노동, 놀이, 기술 등 다양한 개별 주제를 인문 에세이 형식으로 15회 연재했다. 연재가 시작된 지난해 가을과 지금의 상황은 여전하면서도 다르다. 코로나는 종식되지 않았고, 비대면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일상’은 익숙함을 넘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시리즈를 마치며 그 여정을 2회에 걸쳐 돌아본다. 15인의 통찰 속에서 길어 올린 이른바 ‘팬데믹 시대의 말’이다. ‘읽는’ 기쁨에
박동미 기자 | 2021-01-25 10:28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⑮ 공간 - 도시가 아니라 집이다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 - 새로운 일상의 탄생 잠만 자던 집은 일·사교·운동 등 보다 많은 기능을 가져야 한다. 더 많은 요구를 더 넓은 공간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이제 모순이다. 시간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수렴하고, 집에서 자연의 변화를 수용하는 韓 전통주거 전일적 세계관을 통해 팬데믹의 내면을 확장해야 한다. 한국의 전통주거라 함은 주로, 14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 한반도를 다스린 왕조인 조선의 문반과 무반의 집을 대상으로 한다. 당시의 주류 이데올로기는 성리학으로서 인간과 자연을 기(氣)와 리(理)로 설명하고자 했다. 리는 우주의 보편적 법칙이고, 기는 물질이 성립하는 근본적인 토대다. 따라서 성리학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나눠서 생각하지 않는 통합적 성격이 짙었고 자연스럽게 성리학자들은 필요에 따라서 기계공학자이자 철학자였고, 문학과 미술, 음악에 정통했으며 생물학자였고 정원사이자 건축가이기도 했다. 그들은 대상을 오래 관찰하여 그것이 가지고 있는 물질적 속성을 정확히 파악해서 다른 것들과의 관계를 규명하고 거기서 근본적인 원리를 추출해냈다. 당연히 그들이 살았던 집은 연구소이자
나윤석 기자 | 2021-01-18 10:19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⑭ 사생활 - 침해받지 않을 자유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 - 새로운 일상의 탄생 방역차원이라며 드러내선 안될 개인정보 공개 주변 사람이라면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상세 세상엔 공개돼야 할 사생활이란 없어 코로나로 인해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 무너져 새벽에 신문 배달을 하면서 대학원을 다녔던 2000년대 중반, 지하철 앞에서 무가지를 배포하는 일을 병행했다. 6~7시에 배달이 끝나면 오토바이를 역 근처 모퉁이에 세워두고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기계적으로 신문을 손에 쥐어줬다. 하는 일의 연장선에서 잠시 초과근무를 하고 돈을 버는 것이었으니 제법 효율적이었다. 이 모습을 누가 보았다. 매일 수백 명과 만났으니 당연했다. 친척과 친구를 만났다. 서먹했다. 학교에서 만날 사람과 마주치는 건 어색했다. 놀라는 표정을 짓는 이들에게 나는 ‘네. 당신이 아는 사람이 맞아요. 그런데 모르는 척하죠’라는 눈빛으로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나는 이 일을 한다고 어디에도 말하지 않았다. 수백 명이 다니는 외부에 있었으니 알 사람은 다 알았겠지만 나는 내 외부로 이 정보가 나가지 않았으면 했다. 부끄러움 따위 때문이 아니다. 폭설 때문에 배달이 늦
나윤석 기자 | 2021-01-11 10:13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⑬ 산업혁명 넘어 돌봄혁명으로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 - 새로운 일상의 탄생 가정·의료전선·노동시장서 위기에 처한 여성 천연자원처럼 착취당해온 ‘돌봄’도 위기… 사회적 위기로 이어져 성장중심 세계관 근본적 재검토… ‘모두가 참여하는’ 돌봄으로 ◇코로나 시대의 여성 코로나 시대 여성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몇 가지 대표적인 사실만 언급해보면 다음과 같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5월 여성들이 가정, 의료최전선, 그리고 노동시장에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발표했다. 유엔여성기구(UN Women)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 또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고, 코로나 시대의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를 ‘섀도 팬데믹(shadow pandemic)’이라고 명명했다. 가정폭력은 특히 코로나 시대에 더욱 심각한 문제로 부상했다.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에 대한 두려움이 중첩된 상황에서 비좁고 제한된 집에 머무는 건 긴장이 높은 일이 될 수밖에 없었고 가정 내 폭군들은 자신의 답답함을 가장 쉽게 해결하는 방법으로 약자에 대한 폭력을 선택했다. 친족 성폭력 피해자들에게도 코로나는 더욱 큰 고난을 안겨줬다. 한 친족 성폭력
문화일보 | 2021-01-04 10:38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성찰을 위한 액션 플랜
비대면 일상은 인류에게 새로운 ‘놀이’를 가져다 줄 것이고, 놀이는 또 하나의 ‘문명’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인간의 본성이 사유나 노동이 아닌 놀이에 있으며, 인류의 문명이 놀이의 충동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한 요한 하위징아(1872∼1945)에 따르면 말이다. 하위징아가 예술, 철학 등에 담긴 ‘놀이 정신’을 분석한 책 ‘호모 루덴스’는 인간의 특성을 새로운 시선에서 바라보게 하지만, 다소 어렵다. 하위징아를 계승하면서도, 비판적으로 접근한 노명우 교수의 책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사계절)는 하위징아를 몰라도 읽는 데 부담이 없다. 책은 ‘호모 루덴스’를 사례 중심으로 재구성했는데, 단순한 해설서의 수준이 아니다. 놀이를 둘러싼 노동과 산업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엿볼 수 있는 데다 무엇보다, 근대 이후 쇠퇴한 놀이 정신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까지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는 새로운 가능성을 디지털 놀이 문화에서 찾는다. SNS라는 놀이가 일상이 된 요즘, 20세기와 21세기에 쓰인 두 책을 함께 읽는 건 의미심장하다. 우리의 현재는 열심히 ‘논’ 결과이고, 지금 막 ‘새로운 놀이’가 시작됐으니까. 박동
박동미 기자 | 2020-12-28 10:18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⑫ 비대면 시대 - ‘놀이’하는 인간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 - 새로운 일상의 탄생 팬데믹 상황이 강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고독과 존재론적 회의에서 구원해줄 놀이의 진화를 예상케해 남이 하는걸 관찰하는‘먹방’·콘택트 없이 타인과 교류하는 게임 각광 온기를 가져다주는 반려동물과 새로운 관계맺음도 놀이로 드러날 것 다수가 일자리를 잃거나 혹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일하거나 공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인류의 일상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시간이 수치상으로는 현격히 줄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줄어든 일만큼 남은 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일의 반대말이 놀이일진대, 인류는 더 많이 자고 더 많이 놀고 있을까. 주위를 관찰해 보면, 전자와 후자 모두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팬데믹이 가져온 온라인미팅과 강의 폭증을 경험한 사람들은 누구나 겪었을 것인데, 관련 계층에서 노동의 강도는 확실하게 더 심해졌다. 온라인강의를 하는 교수들은 대면강의에 비해 학습이 질적으로 떨어질 것을 염려해 온라인강의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하고, 더 많은 과제를 내주는 경향이 있다. 감히 말하건대 아마도 올해 전 세계 대학생들의 학
문화일보 | 2020-12-28 10:18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성찰을 위한 액션 플랜
‘팬데믹’ 위기는 인류에게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 재정립을 요구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처럼 “팬데믹은 기후변화를 무시한 인간에 대한 자연의 경고”이기 때문이다. ‘식물에게 배우는 네 글자’(궁리)는 생태학자인 저자가 초록동색·각자도생·고군분투·도광양회 등 24개의 사자성어를 뽑아 인간 사회와 식물 생태계를 고찰한다. ‘서로 사랑하기’ ‘모두 함께 살기’ ‘끝내 살아남기’ ‘다시 돌아보기’ 등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식물 생태계는 인간 세상보다 더 정직하고 공평한 세상”이라고 말한다. 환경 전문 변호사가 쓴 ‘자연의 권리’(교유서가)는 근대 법체계의 인간중심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저자는 자연과 동물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법적 혁명’을 통해 인간을 ‘정복자’가 아닌 ‘생명 공동체의 일원’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고전 중에선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에코리브르)을 다시 들춰볼 만하다. 1962년 출간된 이 책은 화학 살충제가 실제로는 생태계를 참혹하게 파괴한다는 점을 생생하게 고발해 이후 환경운동의 패러다임이 일대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
나윤석 기자 | 2020-12-14 10:35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⑪ 식물, 인간 아닌 존재와의 동거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 - 새로운 일상의 탄생 식물은 팬데믹과 더불어 인간의 생활공간에 재진입하며 집이란 무엇이고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해 주거권은 인간 외 존재와 함께 생태계를 구성하는 공간에 대한 권리 주거공간은 몸이 놓이는 곳이 아닌 삶이 이루어지는 장소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지 일 년이 다 돼 간다. 많은 사람이 대유행 이후의 삶은 이전과 같지 않을 걸로 본다. 일상의 감각도, 산업과 사회의 구조도 그만큼 많이 바뀌었다는 뜻일 것이다. 거리에서는 크고 작은 가게들이 사라져 갔다. 대신, 의외의 점포가 곳곳에 문을 열었다. 꽃집이다. 제철 꽃을 정기적으로 배송해 주는 ‘꽃 구독’ 업체들도 생겨났다. 이렇게만 보면 화훼산업은 올해 비교적 경기가 괜찮았던 분야로 보인다. 하지만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실상에서는 명암이 교차했다.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꽃 소비량이 크게 줄었기에, 생화 생산과 유통 종사자들에게는 매우 고된 시기였던 것이다. 반면, 열대 관엽식물들은 꽃집 사장님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했다. 내가 이따금 찾는 한 농장의 사장님은 싱글벙글한 표정
문화일보 | 2020-12-14 10:35 -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일’에 대한 인식 바꿔 줄 冊
‘노동’은 자아실현이라는 정신적 측면뿐 아니라 개인 삶의 물적 토대를 결정짓는 요소다. 4차 산업혁명과 감염병 사태는 노동 형태, 그리고 ‘일’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촉구한다. 영국 경제학자 대니얼 서스킨드가 쓴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와이즈베리·왼쪽 사진)는 삶의 의미를 ‘직업’에서만 찾던 시각을 버리고 업무영역 바깥에서도 목적의식을 지닐 수 있는 대상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첨단 기술이 일자리를 서서히 대체하는 미래에는 불평등이 심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 역할이 ‘생산’이 아닌 ‘분배’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말한다. 올해 6월 출간된 ‘노동의 미래’(현암사)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연구자들이 쓴 이 책은 ‘팬데믹’과 첨단기술이 고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그 대안으로 제시되는 연금 개혁, 정년 연장 등을 중심으로 노동의 앞날을 내다본다. 철학자 알 지니의 ‘일이란 무엇인가’(들녘·오른쪽)는 근본적 차원에서 노동의 의미를 성찰한다. 저자는 ‘왜 많은 사람이 스스로 선택한 일을 사랑하지 않는가’를 탐구하면서 일과 삶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나윤석 기자 | 2020-12-07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