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나에게 ‘감사편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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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표현 꺼내주니 작은 일상도 감사해요
■나에게 감사편지란 이재영 서울영림초등학교 교사 국어 시간에 ‘마음을 표현하는 말 찾기’ 활동을 했다. 구체적으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말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고마워’라는 말뿐 아니라 ‘네 덕분이야’ ‘네 마음 잊지 않을게’ 등의 표현을 생각해냈다. 평소에 혹시 이런 표현을 쓰냐고 물어봤더니 잘 쓰지 않는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부끄럽기도 하고, 어색해서 대충 얼버무리게 된단다. 분명히 마음속으로는 고맙다고 느끼는데 표현이 어려운 것이었다. 올해는 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겉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반을 만들어보자고 다짐했다. 시작은 아주 작은 것이었다. 쉬는 시간에 친구의 물건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한 아이가 그것을 주워줬다. 그러자 얼른 그 친구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수업이 시작될 때 모든 아이에게 그 이야기를 살며시 전해주며 물건을 주워 준 아이도, 망설임 없이 고맙다고 말한 아이도 모두 칭찬을 듬뿍 해주었다. 아이들은 조금 부끄러운 듯 어깨를 으쓱했다. 두 번째는 청소 시간에 일어났다. 한 아이가 평소 정리?
인지현 기자 | 2022-06-29 09:04 -
돈 한 푼 안들이고 종이 한장으로… 받는 분들께 ‘행복 선물’
■ 나에게 감사편지란 - 안태일 화수고등학교 교사 “어른의 감사와 어른의 사과는 뭐로 해야 한다고 했지?” 내 질문에 아이들이 합창하듯 대답한다. “돈이오!”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이렇게 고마움을 표현하면서 돈 한 푼 안 들이고, 종이 한 장으로 대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이 말이지요. 여러분의 감사 편지를 받는 분들은 여러분의 작은 수고 덕에 큰 행복을 느낄 겁니다. 여러분에게 고마움을 느끼겠지요! 이 모든 게 무료입니다!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펜을 드시라!” 장터에서 약장수가 약을 파는 듯한 어투를 일부러 지어낸 덕분인지 모두가 웃고 즐기는 분위기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나는 반 아이들에게 ‘감사 편지지’를 나눠주었다. 5분 정도의 짧고도 긴 시간이 흘렀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편지를 작성하는 데 차이가 났다. 막힘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아이가 있는 반면, 편지지 첫 줄도 채우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몇몇 아이들은 자신들의 ‘우선순위’에 맞추어 자기 할 일을 이어갔다. 편지지를 책상 구석에 밀고 학원 문제집을 꺼내 풀었고, 수행평가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하는 아이들도
문화일보 | 2022-06-22 09:08 -
‘선생님 만난게 로또당첨보다 더 행운’… 교단에 설 수 있는 에너지
■ 나에게 ‘감사편지’란 - 전주아중중학교 백은희 교사 푸른 하늘 아래 가지마다 연초록 이파리를 주렁주렁 매단 나무들이 초록 잔치를 벌인다. 푸르고 싱싱한 나뭇잎처럼 생기 넘치는 눈망울로 중학교 진학의 설렘을 표현하던 아이들은 어느새 온몸으로 중학 생활을 만끽하는 여유를 부리고 있다. 아침 참새처럼 온종일 친구들과 재잘거리고 여기저기서 장난 거리를 찾아 마음껏 싱그러움을 발산하는 우리 아이들의 활기찬 모습이 꽃처럼 예쁘다. ‘올해는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될까?’ 하는 기대감보다 ‘힘들게 하는 아이가 많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앞세우고 교실로 향한다. “교육에는 왕도가 없다”고 했던가. 20년이 넘는 교육경력에도, 베테랑 교사를 자부해야 하는 연륜에도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일은 언제나 버겁다. 그럼에도 꿋꿋이 교단에 서는 건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라’를 늘 되뇌는 내게 아이들이 건네주는 따뜻한 편지가 주는 위로의 힘 때문이다. 만날 때마다 ‘선생님 사랑해요’라고 속삭이며 양손으로 하트를 그리는 아이, 수업에 들어가면 교실 칠판에 파마머리의 우스꽝스러운 내 얼굴을 그려놓고
문화일보 | 2022-06-15 09:20 -
고3 시절 받은 선생님의 응원엽서… 이젠 내가 제자들에게 용기를 줄 차례
■ 나에게 ‘감사편지’란 - 박화진 대구 달성고등학교 교사 가장 힘들었던 고등학교 3학년 때 받았던 담임 선생님의 편지를 잊을 수가 없다. 내 아픈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고, 수능 전날 응원의 엽서를 건네주셨다. 마음이 담긴 진심 어린 응원에 시험을 앞두고 얼어붙었던 가슴이 녹아내렸다. 아버지의 채무 문제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어려웠던 고3 시절. 남들은 공부만 해도 힘들다고 하는데, 나는 공부를 우선순위에 둘 수 없었다. 아버지의 부재와 그로 인한 외로움과 싸우며 홀로 생계를 짊어지신 엄마를 위로하며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해야만 했다. 고3이라는 중압감이 주는 냉랭한 반 분위기 속에서 누구에게도 힘든 것을 티 낼 수 없어 저녁 시간에 세수하는 척 홀로 화장실에서 눈물을 훔치곤 했다. 처음으로 남에게 가난과 아버지의 가출 등 마음속 생채기를 내보였다.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 시간에 용기를 냈다. 선생님은 함께 울어 주시며 그런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엄마를 위로해 가며 공부를 하고 반장 역할까지 해내는 내가 정말 대견하다며 어깨를 두드려 주셨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내가 선생님이 돼 아이들을
문화일보 | 2022-06-08 09:08 -
아이들에 건넨 ‘고맙다’ 말 한마디가 이렇게 큰 기쁨이 될 줄이야…
■ 나에게 ‘감사편지’란 - 유상미 서울대도초등학교 교사 우연히 책 한 권을 읽었다. 요즘 이런저런 고민들로 마음이 무거운 날이 많았기에 ‘감사가 긍정을 부른다’라는 책 제목에 관심이 갔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료했다. ‘매일 감사일지를 써라.’ 나는 책을 읽으며 작가가 직접 체험한 감사일지의 효과에 솔깃해졌고, 직접 실천해보기로 했다. 감사한 내용을 매일 적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감사할 것이 없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내가 일상에서 감사할 거리를 부지런히 찾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차츰 감사일지에 쓸 내용이 늘어났고, 감사로 하
문화일보 | 2022-05-11 11:02 -
고맙다는 말, 듣는 이도 하는 이도 행복하게 해
나에게 ‘감사편지’란 - 창원 봉곡중학교 김민영 교사 “고맙다는 말을 얼마나 자주 하나요?” 델핀 드 비강의 ‘고마운 마음’에는 언어를 잃어가는 미쉬카 할머니가 나온다. 생의 마지막 순간,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이 남아있다면 어떨까. ‘고맙다’는 말은 듣는 사람을 행복하게도 하지만, 말하는 사람 본인의 치유를 위해서도 소중하다. 새 학교에서의 봄날, 햇살 드는 창가에서 우리는 고마운 마음을 편지글로 표현하는 담화 활동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매년 아이들의 질문이 비슷하다. 처음은 ‘받는 사람’이다. 아이들은 누구에게 감사를 전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래서 고마
문화일보 | 2022-05-04 10:58 -
아이들이 몰래 놔두고 간 따뜻한 손편지… 내 마음의 피로 해소제
■ 나에게 ‘감사편지’란 - 경기 옥길산돌초등학교 유명선 교사 ‘첫 시작’이란 단어는 언제나 기대와 설렘, 떨림 등 마음속에서 여러 감정을 일렁이게 한다. 지난 3월 첫날, 교실 문을 열기 전 떨렸던 기분과 심정이 떠오른다. 나에게 교직 생활 1년을 함께할 아이들과의 첫날은 중요하다. ‘어떤 아이들과 만나게 될까’ 하는 설렘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그리고 기대를 안고 새 학기 문을 열었다. 그렇게 첫날이 지나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옷으로 몸을 감쌌던 겨울이 가고 하늘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벚꽃이 만개했다. 주변 풍경이 변한 것처럼 어느새 아이들도 새 학년 적응을 마친 듯하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아이들도 변했다. 마치 꽃이 피어난 것처럼.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던 며칠 전, 점심을 먹고 돌아온 교실 책상 키보드 밑에서 작은 편지를 발견했다. 편지를 열어보니 반 아이가 선생님께 보내는 감사와 사랑의 말이 담겨 있었다. 종종 이렇게 아이들이 쓴 편지를 받는다. 그럴 때마다 피로 해소제를 마신 듯 기운이 솟는다. 업무와 수업 준비로 정신없이 힘든 하루를 보내는 동
문화일보 | 2022-04-27 10:07 -
단순한 종잇조각 아닌 선생님의 사랑… 아이들도 과거의 나처럼 용기 얻길
■ 나에게 ‘감사편지’란 - 수원 율현중학교 박은솔 교사 누군가가 나에게 왜 선생이 됐냐고 물을 때, 초등학교 3학년 때 만났던 담임 선생님을 이야기하곤 한다.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를 이겨내기 위해 생계에 전념하시던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사실 나는 학교가 재미없었다. 교우 관계도 좋지 못했다. 그런 내가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나를 세심하게 챙겨주셨던 분이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었다. 처음에는 나이 많은 남자 선생님이 무서웠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런 나의 선입견과는 다른 분이셨다. 작은 일기장에 적었던, 부모님께 차마 할 수 없었던 이야기와 고민, 학교생활의 힘든 점을 선생님께서 확인하고는 내게 손수 편지를 써주셨다.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봄을 맞이하자 예쁘게 꽃이 피었다는 이야기로 어렴풋이 기억한다. 편지를 읽으면서 ‘누군가가 나를 신경 쓰고 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사랑받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따뜻해졌다. 선생님의 편지가 내게는 응원이 됐다. 정말 힘이 났다. 선생님의 응원 덕분인지 나도 겨울을 이겨내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고 싶
문화일보 | 2022-04-20 10:27 -
현실 직시하게 해주는 아이들의 손편지… ‘사랑 바이러스’한가득
■ 나에게 ‘감사편지’란 - 김제 만경여자중학교 이승리 교사 우리에게 편지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전달해 주는 소식통이다. 편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부모님께 받았던 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말로 표현하진 않으셨지만, 종종 써주신 편지를 보고 내가 부모님의 아들이 맞고,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신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부모님께 크게 혼날 때마다 혼자 서러운 생각을 하곤 했다. 스스로 혼돈을 겪고 있을 때 내 곁에는 편지가 있었다. 편지 덕분에 나는 크게 엇나가지 않았고, 교사가 됐다. 교직 생활을 하며 받고 싶지 않은 행운의 편지를 받았을 때처럼 ‘아차’ 싶을 때가 있었다. 충고 아닌 듯한 충고로 가득한 아이들의 편지를 받았을 때다. 편지가 따끔하게 느껴진다. 아이들의 편지는 내가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빠르고 단순하게 의사 전달만을 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카카오톡을 시작으로 문자 메시지, 이메일, 나아가 수많은 SNS 채널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진 요즘이다. 그래서 그런지 편지지를 선택하고, 그 위에 내용을 썼다 지웠?
문화일보 | 2022-04-13 10:44 -
색종이에 곱게 쓴 ‘고맙습니다’… 전하는 이도 받는 이도 행복합니다
■ 나에게 ‘감사편지’란 - 충북 청원초등학교 최유라 교사 그림책 ‘낱말 공장 나라’에는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는 나라가 나온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돈을 주고 그 단어를 산 다음 삼켜야만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난한 이들은 함부로 말을 할 수가 없고 부자만이 마음껏 말을 사서 이야기한다. 아이들과 말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도중 그림책을 읽고 질문을 던졌다. “낱말 공장 나라에서 가장 비싼 말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대답을 내어놓았고 하나씩 살펴보며 어떤 것이 더 비쌀까 비교해 보았다. 열띤 토론 끝에 우리 반이 뽑은 가장 비싼 단어는 ‘고맙습니다’였다. ‘엄마’ ‘아빠’ 같은 단어는 특정한 사람에게만 쓸 수 있어서 탈락.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말로 하지 않아도 느껴지니까 탈락. ‘미안합니다’와 ‘같이 놀래?’라는 말도 중요하다고 뽑았지만 역시 특정한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말이었다. 결국 우리는 누구에게나 쓸 수 있고, 그 말로 인해 많은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는 ‘고맙습니다’를 가장 비싼 말로 뽑았다. “‘사랑합니다’는 말로 하지 않아도 느껴져서 탈락했는데,
문화일보 | 2022-04-06 11:07 -
<나에게 ‘감사편지’란>스승과 제자가 주고받는 진심을 담은 손편지… 작은 위로가 되는 시간
전남대사대부중 이영미 교사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학교는 많은 시간 문을 닫았다. 처음 겪는 온라인 수업과 불규칙한 등교 수업이 이어지면서 연일 힘든 시간을 경험해야 했다. 그러던 중 그해 11월 말 교무실 내 책상 위에 누가 놓고 갔는지 모르는 편지 한 통이 놓여 있었다. 잘 쓴 글씨는 아니었지만 진심을 다해 꾹꾹 눌러 쓴 흔적이 엿보였다. 그 편지를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영미 쌤(선생님), 드릴 말씀이 있어서 편지를 썼어요. 선생님 덕분에 매주 4번씩 하는 국어 시간
문화일보 | 2021-06-30 11:02 -
<나에게 ‘감사편지’란>마음 담아 쓴 편지, 사랑 주고받는 가장 쉬운 방법
부천 부인초등학교 김수정 교사 선생님으로 살아가며 가장 행복한 일은 아이들과 서로 사랑을 듬뿍 주고받을 때가 아닐까 싶다. 아이들은 내가 주는 사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되돌려준다. 2018년에 맡았던 4학년 아이들은 특히 사랑이 넘쳤다. 이 아이들은 직접 기부를 계획해 용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거나, 학급별 릴레이 달리기 경기 때 반대 방향으로 뛰는 특수반 친구를 나무라지 않고 함께 뛰었다. “선생님 생각이 났다”며 방과 후 붕어빵을 사서 건네거나 눈이 오던 날 운동장 바닥에 ‘김수정 선생님과 함께’라는 문구와 하트 표시로 애정을 표하던 학생도 있었다. 아이들과 크고 작은 사랑을 나누면서 행복한 1년을 보냈다. 특히 아이들에게 감사편지를 받았던 날이 기억에 남는다. 첫 번째 편지는 스승의 날 받았다. 이날 즈음 많은 아이가 비슷한 디자인의 공책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 “저 디자인의 공책이 최근 유행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한 명씩 돌아가며 내게 감사편지를 썼던 사실을 알게 된 후 아이들의 깜짝 사랑에 눈물이 핑 돌았다. 아이들은 그 후에도 종종 일기장에 감사?
문화일보 | 2021-06-23 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