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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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때면 “밥 먹자” 전화… “우리마을엔 고독사 없어요”
■ 밥 굶는 노인들 결식·고독사 막는 공동체생활 경주 대곡1리 경로당 어르신들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등 많지만 함께 끼니해결… 결식위험 줄여 자생적 ‘노노케어’ 도시와 대조 ‘고독사 예방’ 사례로 주목받아 경주=글·사진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 “우리 마을에는 밥 굶는 노인이 있을 수 없어요. 자연사는 있어도 고독사는 없습니다.” 지난 13일 찾은 경북 경주시 건천읍 대곡1리에는 96가구에 170여 명의 노인이 살고 있었다. 대부분 독거노인이고, 5명 중 1명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는 빈곤층이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도시의 독거노인들과 달리 생기와 활력이 넘쳤다. 경로당에서 매일 함께 음식을 만들고 식사를 하면서 끼니뿐만 아니라 ‘정서적 끼니’까지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자생적 ‘노노(老老) 케어’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문화일보가 17개 시·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료 급식·도시락을 지원받고 있는 ‘결식노인’은 전국적으로 15만7804명에 달한다. 이들이 끼니를 거르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문제지만, 똑같은 조건이라면 대곡1리처럼 공동
김린아 기자 | 2024-06-17 11:59 -
밥솥엔 구더기·텅빈 냉장고… ‘허기’ 가득한 노인의 방
■ 밥 굶는 노인들 - 고독사 현장 가봤더니… 유통기한 지난 음식·생수가 전부 고독사 고위험군 63% “하루 1끼” 지난달 30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빌라. 고독사 청소용역업체 관계자와 전날 사망한 박모(63) 씨의 6평 남짓한 원룸 앞에 서자 문을 열기도 전에 악취가 코를 찔렀다. 독거노인이던 박 씨의 냉장고엔 말라 비틀어진 어묵, 유통기한이 반년 이상 지난 쌈장, 생수 6통이 전부였다. 밥솥에는 구더기가 들끓고 있었다. 근처 편의점 업주는 “한 달에 3∼4번씩 오로지 라면 두 봉지만 사 가던 할아버지”라며 “말하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처럼 말을 시켜도 대답도 없고, 건강도 좋지 않아 보였다”고 말했다. 박 씨의 원룸에는 허기와 고독이 배어 있었다. 박 씨에겐 당장 먹을 수 있는 밥도 반찬도 없어 보였다. 싱크대는 ‘2023년 사랑의 김장나눔’이라고 적힌 김치통이 꺼내져 있었다. 지난해 한 봉사단체에서 받아 온 것으로 보이는 이 김치는 전부 상해 희끗희끗한 곰팡이로 가득했다. 식탁 위에 놓인 가족관계증명서에는 자식이 있다고 쓰여 있었지만, 정작 박 씨의 시신은 지방에 사는 먼 친척에게 인계됐다. 박 씨?
전수한 기자 외1명 | 2024-06-17 11:59 -
첫차 타도 대기 77번… “급식소 없으면 종일 굶어”
■ 밥 굶는 노인들 무료급식 이용 50명 인터뷰 50명 중 28명은 ‘독거 노인’ 33명은 월수입 60만원 이하 “전기·수도세 두달 넘게 밀려” 결식노인 13명 거동까지 불편 평일 도시락, 주말까지 먹기도 “부천에서 첫차 타고 오전 6시에 무료급식소에 도착했는데, 대기 번호가 벌써 77번이네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에는 이른 오전부터 200여 명의 노인이 줄을 서 아침밥을 기다렸다. 12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 독거노인이 됐다는 최모(75) 씨는 ‘77번’이라 적힌 대기번호를 보여주며 “아침, 점심, 저녁 3끼를 모두 무료급식소에서 해결한다”며 “집에 가면 라면밖에 없고, 요리해 먹을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문화일보가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무료급식소·도시락 배달 현장에서 만난 ‘결식노인’ 50명에게 ‘밥을 굶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묻자 “돈도 없고, 힘도 없고, 함께 먹을 사람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들 4명 중 한 명은 “무료급식 지원 사업이 없으면 하루에 한 끼도 못 먹는다”고 답했다. ◇“가스비, 전기세도 못 내고 있어” = 끼니를 거르는 이유에 ?
전수한 기자 외1명 | 2024-06-14 11:46 -
고물가 속 임대비 상승·인력난 심화에… 무료급식소 폐업 속출
건물주 바뀌어 거리서 무료급식 부산선 민원탓 급식소대신 공원 끼니를 거르는 ‘결식노인’들이 ‘오픈런’을 할 정도로 무료급식소 수요는 늘고 있지만 정작 무료급식소는 ‘초고물가’ 여파로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임대료 문제로 거리로 쫓겨나거나 폐업하는 급식소도 속속 나오고 있다.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에서 34년 동안 취약계층의 식사를 책임지던 ‘참좋은 친구들’ 무료급식소는 원래 위치해 있던 건물에서 나와 지난해 9월부터 거리에서 배식을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건물 소유주가 요구한 조건을 맞추지 못하면서다. 신석출(77) ‘참좋은 친구들’ 이사장은 14일 “거리에 나앉은 탓에 매일 세 끼를 제공하던 과거와 달리 일주일에 3일, 저녁 한 끼밖에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10월에는 상황이 악화돼 배식 가능 인원이 120명분으로 쪼그라들었는데, 직접 발로 뛰며 후원금을 모아 150명 수준으로 겨우 늘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운영하던 부산 최초 무료급식소가 사라졌다. 노인, 노숙인 등이 몰리면서 부산시가 민원 등을 이유로 급식소 자리에 공원을 조성하기로 계?
김린아 기자 | 2024-06-14 11:46 -
“하루 두끼 버릇되면 내일은 못버텨”… 빵 1개로 버티는 노인들
■ 밥 굶는 노인들 노인빈곤의 민낯 내년 ‘초고령사회’ 진입 전망 속 전국결식노인 15만7804명 달해 숨은 노인까지 발굴땐 20만 넘어 고물가에 무료급식소 몰리지만 예산부족 지자체 수요 못따라가 “하루에 두 끼 먹어 버릇하면 그다음 날 힘들어서 안 돼….” 기초생활수급자인 김모(75) 씨는 기자가 저녁으로 대접하겠다는 만 원짜리 갈비탕을 한참 머뭇거리다 끝내 거절했다. 매일 먹는 비빔밥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한번 위장이 늘어나면 그다음 날이 더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김 씨는 식당이 붐비지 않아 눈치가 덜 보이고, 저녁을 거르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인 오후 2시쯤 늦은 점심을 먹는다고 했다. ‘어르신 동행 식당’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구청에서 지급받은 무료 급식 카드의 일주일 한도는 4만 원. 김 씨는 1끼 8000원씩 5끼로 정하고, 급식 카드를 쓸 수 있는 식당에서 ‘1일 1식’을 한다. 내년 초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무료 급식이나 도시락을 지?
전수한 기자 외1명 | 2024-06-13 12:06 -
경로당 등 ‘노인 공동체’ 사라진 수도권… “고령층에겐 사실상 지옥”
마을회관서 함께 식사 나누는 공동체문화 해체로 ‘고립무원’ “노인정책 뿌리부터 되짚어야” 결식노인 문제는 빈곤 노인의 ‘먹는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결식노인 대다수가 빈곤층에 1인 가구라는 점에서 고독사 등 2차적인 사회문제로 발전할 수 있어 정부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전문가들은 결식노인 증가 현상의 이면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식노인은 단순히 밥 몇 끼 거르는 노인들이 아니다”라며 “이 중 상당수를 ‘고독사 위험군’으로 보고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핵가족화를 넘어 핵개인화 시대에 접어들며 마을 사람들이 함께 밥을 먹거나 이웃집에 반찬을 나눠주는 문화 등이 사라지면서 결식노인이 사회문제로 자리 잡았다”며 “이들은 공동체 해체의 최대 피해자들로, 인간의 아주 기본적인 활동인 끼니조차 챙겨 먹지 못할 정도로 고립무원의 상태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결식 우려 노인 대부분은 사회적으로 완전히 고립된 분들”이라며 “이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고 사회적 존?
전수한 기자 | 2024-06-1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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