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200866 북리뷰
250 | 생성일 2003-02-21 09:20
  • “행복 집착의 끝은 결국… 행복의 끝”[북리뷰]

    “행복 집착의 끝은 결국… 행복의 끝”

    우리는 종종,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질주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사랑이나 행복 같은, 추상적인 것들 말이다. 그 결말에는 꼭 ‘돈’ 이야기가 들어간다. 돈이 있어야 사랑도 할 수 있고 끝내 행복할 수 있다는, 일종의 믿음이 보편화된 세계를 우리는 살고 있다. 사랑은 말할 것도 없지만, 특히 행복이 그렇다. 로또로 대표되는 복권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매달리는 이유는 팍팍한 삶의 현실 탓도 크지만, 돈만 있으면 행복할 수 있다는 심리가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세상을 떠난 폴란드의 사회학자이자 철학자 지그문트 바우

    문화일보 | 2025-05-02 09:39
  • 육식이냐 채식이냐… 그 광기는 ‘쌍방’이다[북리뷰]

    육식이냐 채식이냐… 그 광기는 ‘쌍방’이다

    “처음에 저는 그러다 말겠거니 했어요. 얼마 있으면 다른 유행이 오고, 사람들은 전처럼 다시 고기를 먹을 거라고요. 안타깝게도 현실은 달랐습니다. 어느 날 둘러보니 고기를 먹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거예요.” 소설은 정육점이 ‘동물의 사체를 전시한다는 이유’로 청소년 유해시설이 되고, 모두가 육식을 부끄러운 일로 여기게 된 근미래 독일 사회를 배경 삼아 펼쳐진다. 식물성 음식을 일절 먹지 않는 ‘카니보어’는 아니지만 육식을 즐기던 주인공도 사회의 미개인 취급을 이기지 못하고 채식을 결심한다. 저자는 1971년 독일에서 태어나 유년기에

    장상민 기자 | 2025-05-02 09:38
  • 민주주의 시작은 유럽 계몽주의 아닌 아메리카 원주민[북리뷰]

    민주주의 시작은 유럽 계몽주의 아닌 아메리카 원주민

    재러드 다이아몬드 ‘어제까지의 세계’,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등 그간 ‘빅 히스토리’(거대문명사)류의 문법은 대체로 비슷했다. 인류의 유구한 문명이 도중의 어느 시점에서 혁명적인 전환기(농업혁명, 산업혁명, 과학혁명 등)를 맞아 특정한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것, 고대 그리스와 근대 유럽으로 대표되는 서구 문화에 근간해 현대사회 문제점의 원인을 찾는다는 점, 그리고 현재 혹은 미래에 대한 전망이 밝든 우울하든 사회는 단선적이고 단계적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빅 히스토리’는 역사와 경제, 진화생물학과 심리학의 관점에서 이런 이론을

    김인구 기자 | 2025-05-02 09:38
  • 실업 · 빈부 격차 · 저성장… ‘신자유주의’ 환상은 깨졌다[북리뷰]

    실업 · 빈부 격차 · 저성장… ‘신자유주의’ 환상은 깨졌다

    신자유주의는 실패했다. 시장의 자율성과 경쟁을 강조하며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에서 무너졌다. 자유로운 경쟁과 효율적 분배, 낙수효과에 대한 환상이 지배했던 신자유주의 체제는 실업과 불안정 고용, 금융 불균형과 저성장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가장 큰 문제는, 그 체제가 약속한 자유가 소수의 자산가와 기업에만 집중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자유를 외쳐온 보수·우파 권력이 경제적 불안과 정치적 소외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오늘날 자유는 공허한 미사여구로 전락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신재우 기자 | 2025-05-02 09:22
  • 점토판·벽돌에서 찾는 ‘메소포타미아 생활상’[북리뷰]

    점토판·벽돌에서 찾는 ‘메소포타미아 생활상’

    1세계 4대 문명 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고대인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책에서는 ‘점토 북’부터 우르 3왕조의 왕 아마르신의 ‘벽돌’ ‘경계석’ 등 당대 유물이 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쐐기문자에 매혹돼 법학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역사학자가 됐다는 저자와 함께라면 메소포타미아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테다. 고고학자 C 레너드 울리는 우르에 위치한 공주 엔니갈디난나의 궁전에서 발견된 점토 북을 두고 이 유물이야말로 공주의 궁전이 박물관이었음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저자는 유물을 납작하게 해석해서는

    김유진 기자 | 2025-05-02 09:22
  • ‘오늘의 나’를 기록하는 건 내일의 불행에 저항하는 것[북리뷰]

    ‘오늘의 나’를 기록하는 건 내일의 불행에 저항하는 것

    “몇 년이 흐른 뒤에 일기를 다시 읽으면 스스로 시인하지 않았던 것이 드러난다. 나는 항상 ‘나의 일기 속 여성’에게 놀란다.” 책의 맨 앞에 실린 인터뷰에서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아니 에르노는 자신의 일기를 읽으며 느낀 점에 대해 이렇게 고백한다. 일기를 썼던 당시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전적 글쓰기의 대가인 그는 이유에 대해서도 말한다. “사건이 일어나는 때에 바로 사건 자체를 그 외부에서 포착하는 것이야말로 공정하고 1년 혹은 10년 후에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유일한 기회다.”

    장상민 기자 | 2025-05-02 09:22
  • 미래학자 드러커 과거를 ‘구경하다’

    1923년 주민 대다수가 사회주의자였던 오스트리아 빈에서 14세 생일을 불과 1주일 남짓 앞둔 소년 피터 드러커는 사회당의 청소년단에 가입했다. 입단과 동시에 그에겐 가장 어린 동지의 자격으로 국경일인 11월11일 ‘공화국의 날’ 가두행진 때 붉은 깃발을 들고 행렬의 가장 앞에 서는 영광이 주어졌다. 1918년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지막 황제가 퇴위하고 공화정이 선포된 것을 기념하는 이날 빈에선 공산화된 러시아의 ‘노동자의 날’ 행사보다 앞서는 인류 최초의 자연발생적 시위가 벌어졌고, 이 시위는 나중에 히틀러와 스탈린에 의해 모방되며 20세기 독특한 대중예술의 형태로까지 발전했다. 그런데 이날 12열 종대의 맨 앞에서 빈의 대로를 행진하던 드러커는 도중에 자신의 뒤를 따르던 덩치 큰 의대생에게 깃발을 넘기고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말았다. 지난밤에 내린 비로 도로에 생긴 물웅덩이를 돌아서 가려고 했지만 군중들에 의해 원치 않는 방식을 강요 당한 게 싫었기 때문이다. 뒤를 따라오는 사람들의 규칙적인 발걸음 소리, 즉 거대한 인간집단의 압력이자 집단운동의 물리적 위

    최영창 | 2005-09-30 14:36
  • 일 않는 ‘니트族’ 사회적 해법 제시

    직업이 없고 학교에도 가지 않으며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15~34세 사이의 젊은이를 가리키는 이른바 ‘니트족(NEET族·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ning)’이 90만명에 육박한다고 일본 내각부가 얼마전 발표했다. 이것이 일본의 얘기만은 아니다. 청년실업이 우려할 수준이지만, 국내에도 니트족의 수는 적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이 책은 바로 니트족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서이자 그 해법을 제시한다.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를 나온 저자는 입시학원을 운영하고 세계 각지의 교육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을 살려 현재 비영리공익법인(NPO) ‘뉴 스타트 사무국’의 대표로 있다. 그는 1993년부터 목적을 상실하고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공동 농원에 위탁하고, 농경 작업을 통해서 활기를 되찾아 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후 치바 현 젊은이를 대상으로 ‘은둔형 외톨이’나 ‘등교거부’, 니트족 젊은이들의 새출발을 지원하는 ‘뉴 스타트 사무국’을 설립했다.과연 니트족은 ‘일 할 의욕이 없는 나약한’ 젊은이들인가. 많은 니트족

    엄주엽 | 2005-09-30 14:35
  • 성직자가 매일 밤 꾼 세속적 꿈들

    개신교 목사이면서 노자·장자는 물론 불교와 수피즘 등 동양사상에 조예가 깊어 많은 저서와 번역서를 낸 이현주 목사가 이번에는 자신의 ‘꿈’에 대한 명상 기록을 모은 보기 드문 책을 냈다. 지난해 환갑이었던 이 목사는 “한 해를 어떻게 보낼까 궁리하다가, 그동안 말도 많이 했고 글도 많이 썼으니 근신하는 뜻에서” 1년간 묵언(默言)을 하기로 했었다.묵언을 하면 그런 걸까? 이 목사는 거의 매일 꿈을 꿨고 그것을 기억할 수 있었으며 그래서 “간밤의 꿈을 기억나는 대로 적다보면 그 꿈을 통해 내가 배워야 할 내용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는데, 거의 1년 내내 그것을 기록해 두었다. 꿈의 기록 중 3분의 1 정도를 추려 이번에 책을 낸 것이다.꿈의 상당부분은 억눌러 놓은 어두운 욕망들이 고개를 내미는 ‘무의식의 발현’이라는 게 이제는 정설이다. 꿈에서 자신의 치사한 모습을 얼마나 자주 만나는가. 우리가 매일 꿈을 꾸면서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가 그같은 내면과 맞닥뜨리기를 회피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 목사가 매일의 꿈을 기억하고 거기에 대해 명상하며 그 기록을 펴낸 것은

    엄주엽 | 2005-09-30 14:35
  • 재구성한 `진화론 증거발견` 사기극

    과학사 희대의 필트다운 사기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1912년 영국의 한 아마추어 고고학자가 런던 남부 필트다운 지역에서 오래된 인간의 두개골과 턱뼈 한 쌍을 발견했다. 당시 학계에서는 그것이 인류의 기원이라며 열렬히 환영했다. 발견자인 찰스 도슨은 고고학계의 스타가 됐다. 1915년, 도슨은 같은 장소에서 좀더 온전한 형태의 두개골과 턱뼈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도슨은 1916년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도슨 사후에 필트다운 화석의 진위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1953년, 대영박물관은 필트다운 화석이 가짜라고 밝힘으로써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불소를 이용한 연대측정 결과 두개골은 중세시대 죽은 사람의 뼈였고, 턱뼈는 오랑우탄의 것이라고 했다. 도슨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이 과학 사기극의 용의자로 몰렸다. 프랑스의 고고학자이자 신부인 테야르 드 샤르댕, 당시 최고의 해부학자 아서 키스, 심지어 ‘명탐정 셜록 홈즈’의 작가인 아서 코난 도일까지도 도슨과 만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의심받았다.죽은 도슨은 말이 없었다. 공범으로 지목된 사람들 중에서는 세월

    전지면 | 2005-09-30 14:23
  • `방송인생 35년` 서정으로 녹여

    정년과 함께 시집을 낸다는 것은 분명 큰 복이다. 시집을 통해 정년퇴직은 끝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시작임을 선언하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최연근(58) 전 KBS 보도위원이 최근 언론인 생활을 마감한 뒤 첫 시집 `허기진 소나기가 울면 천둥은 치는가`(두드림)를 내며 시인으로 거듭 났다. 그는 1970년부터 방송쟁이를 시작해 KBS 부산방송총국 보도국장과 보도제작 주간, 보도위원 등을 역임했다. 보통 사람 같으면 퇴직과 함께 전직00라는 호칭밖에 남는 것이 없겠지만 최씨는 이 시집으로 오랜 갈망을 이루면서 시인이라는 타이틀도 함께 얻었다. 실은 지난 1992년 충청일보 신춘문예 및 `시조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니 갑작스레 이룬 변신은 아니다. "35년간 방송쟁이 생활을 접고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그리고 깊숙하게 심어온 시의 세계에 빠져 살고자 한다"는 출판소감에서 그의 오랜 탁마(琢磨)가 느껴진다. "사치했다/젊은 발길/실종된 여정의 깃 폭//빈 하늘/끈 매어 놓고/강물에 부린/나의 생애//혈서도/바랜 먼 하늘 가/혼볼 이제 타고 있다`(`노을(2) 전문)임종찬(부산대 국어국문학과)

    최형두 | 2005-06-14 15:54
  • 韓·中 역사전쟁 겉돌았던 이유

    “한·중간의 ‘역사전쟁’ 과정에서 한국의 학계와 언론계가 ‘고구려사의 중국사 편입’을 규탄하면서 ‘고구려사는 오로지 한국사의 일부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의 또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 고구려사가 중국사인가 한국사인가 하는 문제는 처음부터 논쟁거리가 못된다. 이를 논쟁거리로 삼아서 이른바 ‘역사 전쟁’을 운운하는 사람들은 고구려사가 한국사의 일부임과 동시에 중국사의 일부일 수도 있다는 너무나 당연하고 기초적인 사실로부터 고의적으로 눈을 돌렸을 뿐만 아니라, 고구려라는 ‘국가’와 한국 혹은 중국이라는 ‘역사공동체’의 개념을 구별하지도 못했다.”서강대 사학과 교수로 지난 30년간 중국인의 국가관과 세계관을 연구해온 저자는 고구려사의 귀속문제를 놓고 지난해 치열하게 전개된 한·중간의 논쟁이 처음부터 국가 개념과 역사공동체 개념을 구별하지 못해 문제의 핵심에 접근하지 못한 채 외곽에서만 맴돌고 말았다고 비판한다. 이점에선 ‘티베트 문제’에 관한 티베트 측과 중국 측의 논쟁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 저자의 평가다. ‘한중관계사’(19

    최영창 | 2005-06-1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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