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이용식의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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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제3의 길’ 사즉생 결단할 때다
코스피 5000 돌파를 둘러싼 논란이 분분하다. 투자자 입장에선 과잉 유동성에 따른 거품인지, 6000도 바라볼 구조적 상승장인지의 고민이 있다. 6·3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둔 시점이어서 정치적 함의도 가볍지 않다. 여권에선 예상보다 빨리 달성됐다고 반색하면서도 선거 직전 폭락 가능성을 우려한다. 야권에선 현 정권의 친노조·반기업 성향을 강조하면서 그런 악조건을 뚫고 분투하는 기업들의 공으로 돌리려 한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격언처럼 주가는 파란만장하겠지만, 정치적으로는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지난해 4월 21일 더불
문화일보 | 2026-01-30 11:59 -
파괴적 혁신, 보수 쪽이 더 급하다
희망찬 새해 덕담을 주고받는 때이지만, 안타깝게도 불안이 낙관을 압도하는 현실 속에서 2026년을 맞았다. 국내적으로는 민주화 세력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진다. 출범 7개월 된 이재명 정권은 이미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을 흔들고, 권력형 범죄 수사 역량이 뛰어난 검찰을 폐지하고 ‘정치 검찰’ 같은 특검을 맘대로 창설하며, 이젠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저해할 법적 장치까지 마련했다. 경제의 기관차인 기업의 발목을 잡거나 시장경제를 왜곡할 법률과 정책을 쏟아내고, 북한 핵무기는 외면한 채 4대 세습에도 나선 세계 최장
문화일보 | 2026-01-02 11:39 -
‘법에 의한 독재’가 어른거린다
아돌프 히틀러가 독일 민주주의를 완전히 끝장내는 데는 실질적으로 권력을 장악한 뒤 채 1년도 걸리지 않았다. 나치당이 1932년 7월 총선에서 원내 제1당이 된 이후 1933년 1월 히틀러가 총리에 선출되고, 두 달 뒤에는 독재의 입구로 불리는 ‘수권법’이 통과됐다. 6월 말까지 비(非)나치 정당은 반동 세력으로 몰려 해산되고, 나치당만 유일한 합법 정당으로 남았다. 집권 반년을 막 넘긴 이재명 정권에서도 우려할 만한 조짐이 보이고 있다. ‘선출 권력 우위론’으로 사법부를 굴복시키려 들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매우 취약한 제도다.
문화일보 | 2025-12-05 11:27 -
권력의 바벨탑
초기의 작은 차이가 말기엔 큰 간극을 만든다. 이재명 정권 출범 5개월의 행로는 전체 임기 5년을 가늠할 수 있는 방향타이다. 지난 6월 4일 취임식에서 이 대통령은 ‘유연한 실용정부’ ‘실용적 시장주의’를 약속했다. 글로벌 탈이념과 사생결단 정치를 돌아볼 때 적절한 화두였다. 이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았던 많은 국민도 호응했다. 그러나 실용은 취임사에 남았을 뿐 현실에선 사라진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상징적이다. 규제·감독 부서에 개발·건설 권한을 부여한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환경운동 성향의 정치인을 장관으로 앉혔다. 문재인
문화일보 | 2025-11-10 12:02 -
대한민국 vs 대한인민공화국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여름은 가을에 밀려났다. 세상 이치도 다르지 않다. 무소불위 권력도 머지않아 새로운 세력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극심한 국내외적 혼돈을 고려하면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도 있다. 인공지능(AI) 혁명까지 겹치면서 21세기 국운은 몇 년 사이에 결판난다. 오픈AI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AI 진화 5단계 로드맵’에 따르면, 마지막 단계인 조직 AI(인간에 필적하는 범용 AI) 목표 시점이 2035년, 딱 10년 앞이다. 챗GPT5를 사용하는 필자는 ‘AI 논설위원’이 인간 논설위원을 턱밑까지 추격해 왔음을 매일같
문화일보 | 2025-10-10 11:51 -
백일 된 李정권에 뿌려지는 나쁜 씨앗
김대중 전 대통령을 도왔던 ‘진짜 비밀 측근’들이 반세기도 더 지나 드러났다. 최근 출간된 ‘김대중 망명일기’에는 1972년 유신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해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반정부 활동을 할 때 자신을 도왔던 인사들이 실명으로 나온다. 호텔비 식사비 행사비를 부담한 사람, 비밀 연락책, 빚 4000만 원 등 처음 공개되는 내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일기장 존재를 생전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이유를 알 만하다. 더 의미심장한 일은, 그들이 어떤 보상을 요구하지도, 어떤 보상을 해주지도 않았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으로서 일본을 국빈
문화일보 | 2025-09-08 11:43 -
비상계엄 가고 ‘일상계엄’ 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슬로건은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다. 지금까지는 가짜 대한민국이었다는 의미다. 8·15 광복절 기념식과 별개로 같은 날 저녁에 자신의 ‘국민임명식’ 행사를 거창하게 개최하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이 대통령 취임이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된 것에 비견될 만한, 완전히 새로운 나라로의 출발점이라는 상징적 이벤트로 비치기 때문이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의 ‘제2의 건국’, 노무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다’ 등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들은 모두 우리가 누리는 번영과 자유를 일군 역사
문화일보 | 2025-08-11 11:43 -
‘TK 정치’의 저주
국민의힘은 제 손으로 제 머리와 심장을 수술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 혁신위원장은 “악성 종양이 뼈와 골수까지 전이된 말기 환자”라며 “사망선고 직전의 코마 상태”라고 했다. 정확한 진단이다. 문제는, 이미 유사한 진단을 여러 번 받았음에도 수술은커녕 증상을 악화시킬 짓만 골라서 해왔다는 점이다.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5대 개혁안을 묵살하고 부랴부랴 또 만든 비대위와 혁신위도 요란한 빈 수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젠 국민 관심에서 멀어지고, 집권 세력으로부터는 정치적 실체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지경이
문화일보 | 2025-07-07 11:44 -
권불오년(權不五年)
대통령은 ‘극한 직업’이다. 살인적 일정에 쫓기면서 엄청난 중압감 속에서 시시각각 결단하고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 9단이라는 김영삼 전 대통령도 퇴임 때 “영광의 시간은 짧았고 고통과 고뇌의 시간은 길었다”고 술회했다. 그나마 당선에서 취임까지의 기간이 그런 부담에서 벗어나 권력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런 기회도 없이 대통령직을 바로 시작한 이재명 대통령은 안팎으로 더욱 번잡한 일이 많을 것이다. 실제로 취임 12일 만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1박 3일 일정으로 참석하는 바람에 고위 참모가 이 대통령 옆에서
문화일보 | 2025-06-23 11:38 -
‘사탄도 빛의 천사로 위장한다’
은퇴할 나이가 되어, 21세기도 4분의 1이나 지난 시점에 다시 ‘독재’를 걱정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필자 세대(필자는 1961년생, 79학번)는 후진국에서 태어나 선진국에서 은퇴하는, 세계사적으로도 흔치 않은 생애를 살고 있다. 보릿고개와 한강의 기적을 함께했고, 박정희·전두환에서 김영삼·김대중을 거치며 점진적 민주화 혁명도 이뤄냈다. 유신·신군부 시기에 민주주의를 외치려면 인생을, 때로는 목숨도 걸어야 했다. 1987년 민주화 이전엔 ‘운동’이 아니라 ‘투쟁’이었다. 필자 세대는 이철·유인태 같은 민청학련 선배들
문화일보 | 2025-05-26 11:44 -
보수 정치 ‘창조적 파괴’ 땐 희망 있다
한국의 정치 시스템은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임계 상황에 도달했다. 다수당 폭주와 비상계엄 맞불은 1차 폭발이었다. 앞으로 전대미문의 정치 쓰나미 2파 3파가 계속 덮칠 것이다. 국민의 정치 불신은 비등점을 넘은 지 오래다. 거대 양당의 기득권이 솥뚜껑을 누르고 있는 형국이지만, 이젠 변화의 압력을 견디기 힘들게 됐다. 민의에 반응해야 할 정당들이 시대 변화에 부응하긴커녕 심각한 퇴행 현상까지 보인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하수인’으로 전락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득표율 89.77%’가 상징하듯 유례없는 1인 정당이 됐다. 민
이용식 논설위원 | 2025-05-02 12:01 -
尹 실패가 ‘보수의 실패’ 돼선 안 된다
이용식 주필 궤멸적 패배 1년 만에 尹 몰락 울분 토하지만 되돌릴 수 없어 포스트 윤석열 시대 열어갈 때 보수 대통합이 회생의 대전제 경선 흥행 땐 야당 넘을 수 있어 탄핵·계엄 찬반 대립 극복해야 보수 정치세력은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개헌선만 겨우 지키는 궤멸적 패배를 당한 뒤 1년 만에 대통령 파면이라는 비참한 상황에 직면했다. 헌법재판소와 사법부를 향해 울분을 토하지만, 되돌릴 수 없다.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처럼, 님을 보내지 않았지만 님은 갔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이부어야’
이용식 논설위원 | 2025-04-04 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