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201785 포토 에세이
639 | 생성일 2012-07-05 14:08
  • “뿌숑아, 소변 금지라고 써놓은 거 보이지?”[포토 에세이]

    “뿌숑아, 소변 금지라고 써놓은 거 보이지?”

    사진·글 =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품종이 ‘말티푸’인가요? 강아지가 너무 예뻐요.” “네. 뿌숑아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해야지?” “어머, 강아지가 말도 해요?”(모두 웃음) 대단지 아파트 앞 대리석 벤치에 개들의 영역 표시를 금지하는 게시물이 붙어 있습니다. 이제 ‘도시 반려동물 3년이면 한글을 깨쳐야’ 하는 시대입니다.(웃음)

    김동훈 기자 | 2025-05-15 11:40
  • 10살도 찾은 인생맛집… 우리는 언제쯤?[포토 에세이]

    10살도 찾은 인생맛집… 우리는 언제쯤?

    사진·글 = 박윤슬 기자 seul@munhwa.com “내 나이 10살, 여기 인생 맛집.” 열 살짜리가 인생까지 들먹이길래 웃었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 제일 맛있었다면, 그게 인생이지 뭐. 인생 맛집. 그 한 줄에 감동이 다 담겼다. 우리는 맛있어도 이유부터 찾는다. 재료를 분석하고, 리뷰를 뒤지고, 그러다 보면 맛은 흐려지고, 감동도 사라진다. ‘인생’이란 말이 점점 어렵게만 느껴진다. 나는 아직도 못 찾았다. 내 인생 맛집. 혹시… 열 살 때, 나도 한 번쯤 다녀갔던 건 아닐까?

    박윤슬 기자 | 2025-05-01 11:39
  • 봄날… 서로의 무릎베개가 되어[포토 에세이]

    봄날… 서로의 무릎베개가 되어

    사진·글 =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봄이라면 산책을 해야만 한다. 맘 맞는 친구들과 함께라면 더욱 좋다. 산책 도중 잔디가 깔려 있든 그렇지 않든, 나무그늘 아래 돗자리를 펼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마음이 인지상정. 그럴 때면 서로가 서로의 무릎베개가 되어 주는 것도 좋다. 동그란 모양으로 누워 각자의 눈은 손전화기에 가 있지만, 누군가의 이야기에 까르륵대는 그 웃음이 젊은 날의 추억이다. 그래서 봄이다.

    곽성호 기자 | 2025-04-24 11:46
  • “아, 배고파”… 고양이 밥 훔쳐 먹는 청설모[포토 에세이]

    “아, 배고파”… 고양이 밥 훔쳐 먹는 청설모

    사진·글 = 윤성호 기자 cybercoc@munhwa.com 서울 강동구 암사유적지 매표소 옆, 유적 안내도 뒤편에는 고양이들을 위한 급식소가 있다. 그런데 이날, 이곳을 찾은 손님은 뜻밖에도 청설모였다. 청설모는 주로 나무 열매나 씨앗을 먹지만 잡식에 가까운 식성을 지닌다. 그래서일까. 고양이 사료를 발견한 청설모는 주저 없이 먹기에 나섰고, 이 이색적인 광경에 시민들이 하나둘 발걸음을 멈췄다. 그러나 그 관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먹는 일에만 집중하는 그의 모습은 어쩐지 먹먹하게 다가온다. ‘청설모가 고양이 사료를 먹

    윤성호 기자 | 2025-04-17 11:53
  • 무분별한 가지치기… 도시의 숨결도 앗아가[포토 에세이]

    무분별한 가지치기… 도시의 숨결도 앗아가

    사진·글 = 문호남 기자 moonhn@munhwa.com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에 ‘닭발’이 보입니다. 눈을 씻고 다시 보니 다름 아닌 가로수의 나뭇가지입니다. 가지치기를 지나치게 해서 나무들이 닭발처럼 흉하게 변했습니다. 풍성한 자태를 자랑하던 나무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많은 지자체가 가로수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가지치기를 하고 있습니다. 전선에 닿을까, 간판을 가릴까, 민원이 들어올까 염려한 끝에 내린 선택은 무차별적 자르기입니다. 안전과 효율을 이유로 가지들이 잘려 나갔습니다. 나무의 생명뿐 아니라 도시의 숨결도 함께 앗아갑니다.

    문호남 기자 | 2025-04-10 11:46
  • 틀림없이 끝은 있다, 그래 다시 가자![포토 에세이]

    틀림없이 끝은 있다, 그래 다시 가자!

    사진·글 =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힘들다. 지겹다. 얼마나 더 페달을 밟아야 하나? 거의 다 온 것 같긴 한데…. 핸들을 돌려 지금이라도 내려갈까? 그런다고 뭐라고 할 사람도 없다. 잠시 멈추어 물 한 모금 마시며 가쁜 숨을 고른다. 여기까지 왔는데…. 틀림없이 끝은 있다. 그래 가자. 다시 출발.

    김동훈 기자 | 2025-04-03 11:50
  • 일출? 일몰? 부동산 앞날은…[포토 에세이]

    일출? 일몰? 부동산 앞날은…

    사진·글 = 백동현 기자 100east@munhwa.com 최근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되는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또 한 번 시끌벅적합니다. 높은 아파트 숲 사이로 보이는 붉은 태양이 누군가에겐 일출로 보이고 누군가에겐 일몰로 보이는 것처럼, 이번 부동산 시장 소식을 받아들이는 관점도 각자 다를 것입니다. 부디 내 집 마련의 꿈을 꾸는 많은 사람이 좌절하지 않는 미래가 되길 희망합니다.

    백동현 기자 | 2025-03-27 11:42
  • 눈밭에 점점이… 바둑이가 밟고 간 ‘봄 발자국’[포토 에세이]

    눈밭에 점점이… 바둑이가 밟고 간 ‘봄 발자국’

    사진·글 = 박윤슬 기자 seul@munhwa.com 새벽부터 내린 눈이 세상을 하얗게 덮었다. 새하얀 눈밭에 점점이 찍힌 작은 발자국들. 따뜻한 발바닥이 닿았던 자리마다 눈이 눌려 한 걸음 한 걸음 이어진 자국들이 눈길을 끈다. 제일 먼저 발 도장을 찍고 즐거워했을 강아지를 떠올리며 사진을 찍어 본다. 그런데 이상하다. 눈 위를 밟고 지나갔을 텐데, 발자국이 움푹 파인 게 아니라 오히려 솟아오른 것처럼 보인다. 마치 눈이 그 작은 발걸음을 기억하고 싶어 품어 올린 듯한 모습. 사진 속에는 그래도 봄이라는 듯, 그렇게 하얀 목화솜이 피어 있었다.

    박윤슬 기자 | 2025-03-20 11:45
  • 국회서 동분서주…‘발에 땀나는’ 보좌진[포토 에세이]

    국회서 동분서주…‘발에 땀나는’ 보좌진

    사진·글 =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개 발에 땀 나듯이….’ 땀이 나지 않는 개의 발에 땀이 날 정도로 몹시 바쁜 모습을 비유하는 말이다. 국회 본관 회의실 앞, 잠깐 짬을 내 복도 간이의자에 앉아 신발을 벗고 발을 식히는 한 국회의원 보좌관의 발 모습이다. 흔히 말하는 ‘놀고먹는 의원 나리’들이 모인 곳이 국회라고 비아냥거리는 말이 많다. 하지만 그곳에도 물 위를 노니는 오리의 물속 발처럼 쉼 없이 움직이는 의원실 보좌진들의 수고로움이 있어 그나마 입법부가 돌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가 크게 오해하는 한 가지가

    곽성호 기자 | 2025-03-13 11:37
  • 횡단보도서 만난 초보운전자와 어린이[포토 에세이]

    횡단보도서 만난 초보운전자와 어린이

    사진·글 = 윤성호 기자 cybercoc@munhwa.com 따사로운 햇살이 퍼지는 거리,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교차로에 한 차량이 정지선을 넘은 채 멈춰 서 있다. 순간적으로 멈춘 것도 아닌데, 무슨 이유일까 궁금해졌다. 그리고 곧 그 이유를 발견했다. 후면 유리에 붙은 종이에 커다랗게 적힌 두 글자 ‘연수’. 흐뭇한 마음에 다시 앞을 보니, 아이가 손을 들고 보호자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운전도, 보행도 배우는 과정의 연속. 길 위에서 마주한 두 ‘연수생’을 응원한다.

    윤성호 기자 | 2025-03-06 11:49
  • ‘닭꼬치 막대기’… 성실함이 담긴 꽃다발[포토 에세이]

    ‘닭꼬치 막대기’… 성실함이 담긴 꽃다발

    사진·글=문호남 기자 moonhn@munhwa.com 닭꼬치 가게 앞에 꼬치가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광경입니다. 누군가에겐 하찮은 흔적이지만, 주인에게는 하루를 꼬박 땀으로 채운 성실함의 기록입니다. 매일 뜨거운 불 앞에서 땀 흘리며 닭을 구워내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하루하루의 수고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모습에서 문득 제 일상을 돌아봅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어떤 자취를 남기며 살아가고 있는지….

    문호남 기자 | 2025-02-27 11:42
  • “영감 달려∼”[포토 에세이]

    “영감 달려∼”

    사진·글 =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영감, 달려!” 퇴근길 버스 창밖으로 오토바이 한 대가 지나갑니다. 두툼한 안전모를 잘 챙겨 쓰신 ‘어르신 라이더 커플’입니다. 어디 마실이라도 다녀오시는 길일까요? 서로가 마주 보며 갈 수는 없지만 같은 곳을 보며 함께 달려가고 계신 건 분명해 보이네요. 수줍은 듯 할아버지 허리춤을 살짝 잡은 할머니의 손. “할멈 꽉 잡아. 이 세상 끝까지 달려갈 거니까!”

    김동훈 기자 | 2025-02-20 11:45
  • “뿌숑아, 소변 금지라고 써놓은 거 보이지?”[포토 에세이]

    “뿌숑아, 소변 금지라고 써놓은 거 보이지?”

    사진·글 =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품종이 ‘말티푸’인가요? 강아지가 너무 예뻐요.” “네. 뿌숑아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해야지?” “어머, 강아지가 말도 해요?”(모두 웃음) 대단지 아파트 앞 대리석 벤치에 개들의 영역 표시를 금지하는 게시물이 붙어 있습니다. 이제 ‘도시 반려동물 3년이면 한글을 깨쳐야’ 하는 시대입니다.(웃음)

    김동훈 기자 | 2025-05-15 11:40
  • 10살도 찾은 인생맛집… 우리는 언제쯤?[포토 에세이]

    10살도 찾은 인생맛집… 우리는 언제쯤?

    사진·글 = 박윤슬 기자 seul@munhwa.com “내 나이 10살, 여기 인생 맛집.” 열 살짜리가 인생까지 들먹이길래 웃었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 제일 맛있었다면, 그게 인생이지 뭐. 인생 맛집. 그 한 줄에 감동이 다 담겼다. 우리는 맛있어도 이유부터 찾는다. 재료를 분석하고, 리뷰를 뒤지고, 그러다 보면 맛은 흐려지고, 감동도 사라진다. ‘인생’이란 말이 점점 어렵게만 느껴진다. 나는 아직도 못 찾았다. 내 인생 맛집. 혹시… 열 살 때, 나도 한 번쯤 다녀갔던 건 아닐까?

    박윤슬 기자 | 2025-05-01 11:39
  • 봄날… 서로의 무릎베개가 되어[포토 에세이]

    봄날… 서로의 무릎베개가 되어

    사진·글 =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봄이라면 산책을 해야만 한다. 맘 맞는 친구들과 함께라면 더욱 좋다. 산책 도중 잔디가 깔려 있든 그렇지 않든, 나무그늘 아래 돗자리를 펼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마음이 인지상정. 그럴 때면 서로가 서로의 무릎베개가 되어 주는 것도 좋다. 동그란 모양으로 누워 각자의 눈은 손전화기에 가 있지만, 누군가의 이야기에 까르륵대는 그 웃음이 젊은 날의 추억이다. 그래서 봄이다.

    곽성호 기자 | 2025-04-24 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