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201877 북팀장의 북레터
253 | 생성일 2014-04-11 14:20
  •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서 더욱 빛난 한국 그림책[북팀장의 북레터]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서 더욱 빛난 한국 그림책

    ■ 북팀장의 북레터 볼로냐(이탈리아)=글·사진 박동미 기자 이탈리아 볼로냐에 와 있습니다. 로마나 피렌체 만큼 유명 관광지는 아니지만, 요 며칠 도시엔 생기와 활력이 넘칩니다. 바로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세계 최대 규모 도서전 중 하나인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이 열리고 있어서인데요. 한국에선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후보에 오른 이금이 작가의 수상 여부가 큰 관심사였습니다. 2022년 이수지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그림 작가 부문을 수상했기에, ‘글 작가 부문 한국인 최초 수상’을 기대하는 것도 당연하지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그 결과가 아쉬울 수 밖에 없는데요. 도서전을 찾은 유럽·영미권 출판사들을 살펴보다, 그 유구한 아동·청소년 문학의 역사를 헤아리니, 한국 작가가 연속해서 후보에 오르고 있는 것만으로도 놀랍고, 대단한 성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70개국 1500 개 출판사들 사이에서 분투하고 있는 32개 국내 출판사들을 보며, 우리가 촉각을 세워야 할 곳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스페인에서 책을 봤어요. 우리나라에도 소개하고 싶어서 직접 찾아왔죠.”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

    박동미 기자 | 2024-04-12 12:17
  • 150년 역사의 일본 책마을, 여전히 건재한 비결은…[북팀장의 북레터]

    150년 역사의 일본 책마을, 여전히 건재한 비결은…

    ■ 북팀장의 북레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 마을.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진보초(神保町)는 일본 근대화 시기 지식 유통의 중심지였습니다. 전성기만은 못하지만, 130개 고서점이 오늘도 책을 사고팝니다. 최초의 서점이 1877년 문을 열었으니, 무려 150년 역사. 일본에서 일 년간 지낼 기회가 생겼을 때, 진보초를 자주 찾았는데요. 서가에서 더듬더듬 제목을 좇다 보면 가끔 아는 책도 만났고, 공짜로 일본어 공부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 신간 중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정은문고)가 그래서 유독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니까, 기억과 직업의 협업….

    박동미 기자 | 2024-03-22 09:59
  • 노출·연결에 피곤해진 삶… ‘보이지 않기’ 경험하세요[북팀장의 북레터]

    노출·연결에 피곤해진 삶… ‘보이지 않기’ 경험하세요

    ■ 북팀장의 북레터 미국의 칼럼니스트 아키코 부시의 ‘존재하기 위해 사라지는 법’(멜라이트)은 제목부터 아리송합니다. 사라지라니, 이게 무슨 소린가 싶습니다. 매일 매 순간,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우리에게 말입니다. 무엇보다 21세기식 존재란 ‘드러남’ 아닌가요. 스마트폰, 인터넷, SNS 등 우리는 끊임없이 노출되고, 연결되고, 그러한 세상에선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보이느냐가 중요합니다. 때론 그게 정체성이니까요. 사라지기는커녕 더 잘 보여야죠. 삶을 과시하고 자신을 상품화해야 합니다. 그게 능력이고, ‘좋아요’를 받는 방법입니다. “우리 존

    박동미 기자 | 2024-02-23 09:00
  • ‘경이로움’을 회복하는 마법같은 한 해 되시길[북레터]

    ‘경이로움’을 회복하는 마법같은 한 해 되시길

    ‘삶을 다시 설레게 만들어 줄 아주 특별한 감정’. 부제가 유혹적인, 모니카 C 파커의 책 ‘경이로움의 힘’(온워드)은 우리의 어떤 ‘초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각자 다양한 ‘첫 마음’이 있고, 그것은 시절마다 다른 형태를 띱니다. 저자는 그중에서 어른이 된 인간들이 가장 빨리 폐기해 버리는, 그렇지만 인생에 가장 결정적이고 큰 영향을 끼쳤던 초심인 ‘경이로움’을 말합니다. 어딘지 비일상적인 단어처럼 느껴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경이로움이란 그저 ‘놀랍고 신기한 느낌’입니다. 삶의 초창기, 그러니까 어린 시절 우리 모두에게 있었던, 바로 그 마음입니다. 책은 우리에게 지금 절실한 건 경이로움이라고, 그것은 호기심 충만한 어린이의 전유물이 아니며, 사람이 태어나 울음을 터뜨린 때부터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삶을 관통하는 유일무이한 키워드라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경이로움을 회복할 때, 삶의 많은 부분이 ‘마법’처럼 변한다고요. 책에 따르면 이는 과학적으로도 증명됐습니다. 경이로운 감정은 뇌가 더 많은 것을 저장하게 하고, 시간 인식까지 바꿔 놓습니다. 경이로움을 느낄수록 우리는 시간이 더 많다고 ?

    박동미 기자 | 2024-01-05 09:00
  • 압도적인 슬픔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용기[북레터]

    압도적인 슬픔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용기

    ■ 북팀장의 북레터 상실, 애도, 치유…. 이런 키워드가 많은 책엔 손이 잘 가지 않습니다. 대부분 ‘이별’에서 시작하고, 그것은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의 죽음, 즉 ‘완전한 단절’인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나 겪고 마주할 일이지만, 그 거대한 충격과 깊은 슬픔, 그러니까 실재하는 사람의 실제를 들여다보는 일이 힘겨워서입니다. 그런데 이번 주엔 유독 그런 책이 많아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은 알려고, 또 보려고 하는 듯합니다. 우린 작고 세상은 가차 없지만,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입니다. 예술 평론가 필립 케니콧의 ‘피아노로 돌

    박동미 기자 | 2023-11-24 09:21
  • 지금 걷는 당신, 축복받은 산책자[북레터]

    지금 걷는 당신, 축복받은 산책자

    ■ 북팀장의 북레터 “산책자가 되려면 하늘에서 은총이 내려야 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걷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맨발 걷기’가 유행인 요즘, 세상에서 가장 쉽고 흔한 게 ‘걷기’ 같아 보였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소로는 산책엔 여유, 자유, 독립이 꼭 필요하고, 이는 돈으로 살 수 없기에 ‘걷는’ 그 자체가 축복이라고 역설합니다. 조금 다른 측면에서 이 말, 공감합니다. 건강 때문에 걷는다지만 사실 걸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건강이니까요. 곳곳에 흙길이 조성되고 걷기 열풍이 화제인데, 인터넷에는 면역력이 증대되고 불면증이 해소된다며 그 효능을

    박동미 기자 | 2023-10-20 09:24
  • 책의 세계가 어렵다면… 첫 문장으로 시작하세요[북레터]

    책의 세계가 어렵다면… 첫 문장으로 시작하세요

    ■ 북팀장의 북레터 “거기 누구냐?” 짧고 굵은 문장. 어둠과 적막의 극장 안에 이 말이 울리면 관객들의 시선과 호흡이 일순 멈춥니다. 셰익스피어 연극 ‘햄릿’의 첫 대사입니다. 이건 어떤가요. 길지만 오히려 맞추기 쉽습니다.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스스로 침대 속에서 한 마리 흉측한 벌레로 변한 것을 알았다.’ 당혹스러운 사건부터 알리는, 프란츠 카프카 ‘변신’의 첫 문장입니다. 영원한 명언이 된, 그래서 널리 쓰이는 문장도 있습니다. 공자 ‘논어’ 1편 ‘학이(學而)’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박동미 기자 | 2023-08-18 09:13
  • 모든 일상이 ‘창조적 행위’[북레터]

    모든 일상이 ‘창조적 행위’

    ■ 북팀장의 북레터 “누구나 창조를 한다.” 미국에서 가장 탁월한 음악 프로듀서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릭 루빈의 책 ‘창조적 행위: 존재의 방식’(코쿤북스)은 이렇게 선언하며 시작합니다. ‘인생은 예술’이라는 말처럼 뻔해질 수도 있지만, 루빈의 설명은 새롭습니다. 그는 “누구나 매일 창의적인 행위에 개입하며 살아간다”고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면 그것은 대화가 될 수도 있고,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고, 친구에게 쓴 메모나 방 안 가구의 재배치, 교통 체증을 피하는 새로운 퇴근길을 알아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는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모든 것이 다 ‘창조’라며 누구나 ‘현실의 경험’을 창조하며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루빈은 흔히 ‘천재’라고 불릴 만한 인물입니다. 대학 재학 중 음악계에 입문해 40년이 된 지금까지 저스틴 팀버레이크, 메탈리카, 에미넘, 데미언 라이스, 아델, 제이지, 카녜이 웨스트, 레이디 가가, 에드 시런 등 장르를 넘나들며 수많은 예술가들과 교류했고 한결같이 ‘최고’의 음악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9번의 그래미상을 받고, 18번 후보에 올랐으며 빌보

    박동미 기자 | 2023-07-14 09:08
  • 예외없이 모두 ‘시한부’ … 우리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북레터]

    예외없이 모두 ‘시한부’ … 우리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 북팀장의 북레터 “담담하게 스스로 만들고 싶은 음악을 꾸준히 만들어가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난 3월 작고한 세계적인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 그는 암의 재발과 전이로 인해 ‘남은 시간’을 선고받은 후, 그것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 이렇게 선언합니다. 2022년 7월부터 2023년 2월까지, 그가 삶의 마지막 고비에서 쓴 글을 묶은 유고집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위즈덤하우스)에 실린 이 말은 그의 표현대로 담담하지만, 언뜻 결연하고, 또 지극히 자연스럽기도 합니다. 평생 음악을 해온 사카모토이니까요. 그는 2021년

    박동미 기자 | 2023-06-30 09:10
  • 인류의 지속적 생존은 우리를 충분·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북레터]

    인류의 지속적 생존은 우리를 충분·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

    ■ 북팀장의 북레터 “인간은 말하기와 읽고 쓰는 능력 덕분에 ‘생물권의 청지기’가 됐다.” 사회생물학의 토대를 닦은 에드워드 윌슨의 ‘새로운 창세기’(사이언스북스)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2021년 별세한 윌슨은 인간부터 곤충에 이르는 수많은 동물의 사회적 행동을 진화론적 관점에서 연구한 학자입니다. 세상을 떠나기 2년 전 발표한 책은 인간을 지구의 정복자로 만든 원동력, 즉 진(眞)사회성 이론의 핵심을 응축하고 있습니다. 진사회성이란 고도로 발달한 사회적 능력을 뜻합니다. 인간을 비롯한 17종(種)의 동물만이 진사회성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간의 진사회성이 유독 특별한 이유는 언어 능력과 결부돼 있기 때문입니다. 언어라는 효율적 의사소통 도구 덕분에 이타적 본성을 빠르고 광범위하게 표출할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통찰은 이번 주 북리뷰에서 소개한 ‘진화하는 언어’의 메시지와 연결됩니다. ‘진화하는 언어’에서 저자들은 “언어의 무한한 즉흥적 변주 능력이 눈부신 문화 창조의 기폭제로 작용했다”고 말합니다. 생전에 윌슨은 이타적으로 보이는 행동조차 ‘이기적 유전자’의 ?

    나윤석 기자 | 2023-04-21 09:06
  • Z세대의 ‘내돈내산’은 소통에 대한 갈망이다[북레터]

    Z세대의 ‘내돈내산’은 소통에 대한 갈망이다

    ■ 북팀장의 북레터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 3’의 한 코너인 ‘MZ 오피스’는 유튜브에서 큰 화제를 모은 콘텐츠입니다. 여기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는 무(無)개념의 전형으로 묘사됩니다. 무선 이어폰을 낀 채 선배 얘기를 귓등으로 흘리고, 회식 자리에서 코앞에 수저통이 있어도 거들떠보지 않는 식이죠. 문해력 또한 형편없어서 “십분 이해한다”는 말에 “그렇게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이해하느냐”라는 황당한 대답으로 응수합니다. ‘Z세대가 말하는 Z세대의 모든 것’(샘터)은 자기밖에 모른다는 오해에 휩싸인 젊은 세대를 위한 변론입니다. 두 저자 가운데 한 명은 2000년생(Z세대), 한 명은 1992년생(밀레니얼 세대)으로 각각 경제학과 사회정보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젊은 세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밀레니얼과 Z세대를 ‘MZ세대’로 통칭하는 습관부터 경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같은 ‘포켓몬 빵’을 놓고 밀레니얼은 추억을 회상하고, Z세대는 뉴트로 감성을 느낄 만큼 다른 세대라는 것이죠. 저자들은 1990년대 이후 태어난 Z세대가 사회생활을 먼저 시작한 밀레니얼보다 개인주의적?

    나윤석 기자 | 2023-03-31 09:07
  • ‘입시 지옥’ 돼버린 학교, 수평적 공간으로 바꾸자[북레터]

    ‘입시 지옥’ 돼버린 학교, 수평적 공간으로 바꾸자

    ■ 북팀장의 북레터 최근 종영한 화제의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성적에 목숨을 건 고등학생 방수아는 수업 시간에 학원 교재를 풀다 선생님에게 들킵니다. “최소한의 예의도 없냐”는 선생님의 다그침에 수아는 차갑게 대꾸합니다. “수업 내용은 다 아는 거라서요. 중학생 때 이미 풀어봤어요.” 해외 건축가와 교육학자가 함께 쓴 ‘내일 학교’(창비교육)는 일타 강사들이 활약하는 사교육 시장에 주도권을 내준 학교의 존재 의미를 곱씹습니다. 온라인으로 모든 지식을 습득하는 시대, ‘아이들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죠. 예기치 않은 코로나19로 대면 수업이 중단되는 경험을 한 우리에게 이 질문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저자들은 ‘입시’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학원과 달리 학교에선 미래를 준비한다는 강박관념을 덜어내야 한다고 합니다. 학교는 아이들이 공부만 하는 장소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가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주장은 초등학생이 중학교 과정을, 중학생이 고등학교 과정을 학원에서 ‘선행 학습’한 뒤 그저 졸업장을 따기 위해 학교를 오가는

    나윤석 기자 | 2023-03-1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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