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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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묵묵히 딛는 1080 계단… 사나운 마음 잠잠해진다
충남 예산 추사고택·수덕사 이 계절에는 세상의 모든 길이 암청(暗淸)의 터널을 통과한다. 가로수들은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 생명수를 길어 올린다. 소나기조차 인색한 하늘에 무릎 꿇지 않으려는 의지가 꿋꿋하다. 복주머니 수술처럼 생긴 자귀나무 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과수원의 사과들은 벌써 아기 주먹만 하게 자랐다. 사과나무들은 어떻게 형상을 기억했다가 작년과 꼭 닮은 열매를 키우는 것일까. 약동하는 생명에게서 희망을 조금씩 나눠 받는다. 충남 예산으로 간다. 옛사람들의 자취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이 길의 끝, 옛집에는 추사 김정희가 있다. 수덕사에는 조선말기 불교의 중흥조 경허와 만공이 있다. 또 한국미술사에 새 지평을 열었다는 이응노도 만날 수 있다. 더위를 피해 강으로 바다로 떠날 때, 먼저 걸어간 이들을 따라 걸으며 그들이 얻은 지혜를 경청하는 것도 여름을 알차게 나는 지혜다. #추사고택 = 아침햇살과 참새들이 마당을 차지하고 놀다가, 낯선 발소리에 화들짝 놀라 달아난다. 김정희가 나고 자란 집은 안온한 터에 자리 잡고 있다. 부드럽게 품을 펼친 낮은 산을 뒤로하고 예당평야 너
문화일보 | 2015-07-08 16:14 -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추사고택 가는 길 · 묵을 곳 · 먹을 것
추사고택 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당진나들목에서 빠져 예산·합덕 방면으로 우측 길을 택한 뒤, 예산·삽교호 방향으로 좌회전→예산·합덕 방향으로 우회전→신탁교차로에서 옥금리·신택리 방면으로 좌회전→신택1리 방면으로 좌회전 후 추사고택로로 진입하면 된다. 묵을 곳·먹을 것 = 추사고택에는 마땅한 숙소가 없다. 수덕사 인근의 덕산온천에 원탕을 자랑하는 덕산온천관광호텔(041-338-5000)과 뉴가야관광호텔(041-337-0101) 등이 있다. 온천테마파크인 리솜스파캐슬(041-330-8000)도 이용해볼 만하다. 수덕사 사하촌에는 산채정식을 주메뉴로 하는 음식점들이 밀집돼 있다.
문화일보 | 2015-07-08 15:53 -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학자이자 문장가였던 추사… 절망의 상황 ‘예술’로 승화
추사고택 추사고택은 김정희의 증조부 김한신이 영조의 사위가 되면서 하사받은 집이다. 김정희는 1786년 이 집에서 출생했다. 김정희를 낳을 때 우물이 갑자기 마르고 뒷산의 풀과 나무들이 모두 시들었다가, 그가 태어나자마자 우물이 다시 차오르고 나무와 풀들도 생기를 되찾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추사 김정희는 고증학의 문호를 개설한 학자며, 문장가다. 글씨는 물론이고 그림에도 뛰어나 예술가로서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다. 금석학 연구에서도 큰 업적을 남겼으며 천문학·지리학·문자학·음운학에 정통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질곡은 있었다. 1819년 문과에 급제해 규장각
문화일보 | 2015-07-08 15:53 -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꿈 찾아 추억 찾아 하염없이 걷고싶은 4.8㎞ ‘행복 기찻길’
해운대 미포~청사포 폐선철길 기찻길은 과거로 가는 통로다. 미처 발아하지 못한 꿈이 묻혀 있는 곳이다. 까마득히 멀어져가다 끝내 스스로를 지우는 철길에 서면, 꿈을 꾸던 아이 하나를 만날 수 있다. 아이는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소실점을 지나면 무지개가 태어나는 마을이 있을 것 같았다. 언젠가 끝까지 가보리라 결심하고는 했다. 세월은 무심하게 흐르고 꿈은 꿈으로 끝났지만 철길에 서면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린다. 국토를 종횡으로 달리는 기찻길 중 하나인 동해남부선. 그중 부산 해운대의 미포∼옛 송정역 4.8㎞ 구간에는 기차가 더 이상 오가지 않는다. 새로운 철로
문화일보 | 2015-07-01 16:25 -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해운대 가는 길 · 묵을 곳 · 먹을 것
해운대 가는 길 = 자가용의 경우 경부고속도로→대구부산고속도로를 타고 해운대해수욕장까지 간다. KTX를 탈 경우 부산역에서 1003번 버스로 해운대해수욕장까지 가거나, 지하철을 타고 서면역에서 갈아탄 뒤 해운대역까지 가는 방법이 있다. 버스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까지 간 뒤 사상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동백역에서 내린다. 묵을 곳·먹을 것 = 해운대에는 손꼽기 어려울 만큼 숙소가 많다. 요즘은 가격이 비교적 싼 비즈니스호텔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비스 버젯 앰배서더 해운대(051-901-1111), 선셋비즈니스호텔(051-730-9990), 인더스트리호텔(0
문화일보 | 2015-07-01 16:16 -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개발? 보존?… 폐선철도 부지 ‘갈등’
동해남부선의 일부구간을 이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사유지 권한 행사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민원이었다. 결국 지난 2013년 12월 우동∼기장 구간의 복선화가 완료되면서 해안 철길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철도노선을 옮긴 뒤에도 갈등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폐선 구간을 상업개발해서 이윤을 남겨야 한다는 인근 주민들의 목소리와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자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폐선 부지를 시민에게 돌려주자는 목소리는 ‘해운대기찻길친구들’ 등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들은 “민간 업자에게 개발 이익을 안겨주는 상업개발은 곤란하다”면서 “모든
문화일보 | 2015-07-01 16:16 -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농다리 가는 길·묵을 곳·먹을 것
농다리 가는 길 = 중부고속도로 진천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왼쪽 방향(천안·진천)으로 달리다 청주 오창 쪽으로 좌회전한 뒤, 신정사거리에서 문백 농다리 쪽으로 다시 좌회전하면 농다리전시관을 지나 주차장이 나온다. 묵을 곳·먹을 것 = 진천은 수도권과 가까워 당일로 다녀오는 데 무리가 없다. 하루 묵기를 원하면 진천 읍내에 모텔 등 숙박시설이 여러 곳 있다. 해바라기황토민박(043-532-9323), 들꽃펜션(010-5656-1454), 산새가든(043-533-9720) 등 민박집에서 묵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식사는 초평호 인근 붕어마을을 찾아가 보면 어떨지. 36년 전통
문화일보 | 2015-06-24 16:03 -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나라에 큰 변고가 있을 때면 며칠씩 울고… 장마때 상판 뜨면 재앙· 훌륭한 인물 죽어
농다리에 얽힌 전설들 농다리가 물을 건너는 거대한 지네처럼 보이는 이유는 양쪽으로 튀어나온 교각 때문이다. 자연석을 축대 쌓듯 안으로 물려가며 쌓아올린 교각이 그 위에 올린 상판보다 넓어 지네발처럼 보이는 것이다. 길이 93.6m, 폭 3.6m, 교각 1.2m, 교각과 교각 사이 폭이 0.8m다. 상판은 두께 20㎝ 정도의 장대석을 얹어 만들었다. 이 다리는 심오한 동양철학을 근거로 만들었다고 한다. 교각에서부터 상판까지 붉은색을 띤 자석(紫石)을 사용했는데, 이는 음양의 기운을 고루 갖춘 돌이라는 고서의 기록에 따른 것이다. 본래는 별자리 28수에 따라 28칸의
문화일보 | 2015-06-24 16:03 -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자연 품은 돌다리 사람들의 흔적들 1000년을 이었네
충북 진천 농다리~초평호 땅 위에 물이 생기고 생명이 태어났다. 물은 흘러 내려와 강을 이뤘고 주변에 사람이 모여 살기 시작했다. 왕래와 소통이 필요했던 사람들은 이쪽과 저쪽을 잇는 다리를 놓았다. 통나무를 갈라 가로지르거나 큰 돌을 놓기도 했다. 어느 다리는 자주 큰물이 쓸어갔지만 어느 다리는 긴 세월을 견디며 발자국을 몸에 새겼다. 이 땅에는 1000년을 견뎌 온 다리도 있다. 진천 세금천(洗錦川)의 농다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언뜻 보면 그저 돌무더기처럼 보이는 이 다리는 오랜 역사만큼 수식하는 말도 많다. 동양 최고(最古)의 다리, 자줏빛 지네, 전설의 다리…. 고려 고종(재위 1213∼1259) 때 권신이었던 임연이 놓았다고 전해지는 것으로 봐서 고려 말쯤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엉성해 보이는 돌다리가 홍수와 침식의 긴 시간을 어떻게 견뎠을까.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로 찾아간다.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이란 말이 있다. 흔히 ‘살아서 진천, 죽어서 용인’이라고 풀이하는데, 진천이 그만큼 산수가 좋고 살기에도 좋다는 뜻이겠다. 세금천 앞에 서서 그 뜻을 새기며 고?
문화일보 | 2015-06-24 16:03 -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풋과일 물고 송사리 쫓던 어릴 적 나를 보다
충남 아산 외암민속마을 · 봉곡사 소나무숲길 구불구불 앞장서 가는 돌담이 걸음을 이끈다. 솟을대문이 우뚝한 기와집과 조개껍데기처럼 낮게 엎드린 초가집이 번갈아 객을 반긴다. 이곳에서는 그 무엇도 서로를 밀어내지 않는다. 껴안고 보듬어 절묘한 조화를 직조한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누구도 이방인이 아니다. 이 마을에서 오래 살아온 듯, 익숙한 걸음으로 이 집 저 집 들르기 마련이다. 충남 아산시 외암민속마을을 찾아가면 만나게 되는 풍경이다. 이 땅에 우리 고유의 풍경을 간직한 전통마을이 여럿 있지만, 그중 가장 정다운 느낌을 주는 곳이 외암민속마을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더욱 옛 정취가 웅숭깊게 다가선다. 많은 이들이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의 이 마을을 일러 ‘살아있는 생활박물관’이라 부른다. #외암민속마을 =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마을은 고요 속에 잠겨 있다.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조차 안 들린다. 마을이 전하는 평화와 안온의 기운이 고스란히 안겨온다. 아! 하지만 모두 잠든 것은 아니었다. 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다 보니 아낙네들이 밭에서 김을 매고 있다. 새벽부터 시작한 모양
문화일보 | 2015-06-17 15:57 -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외암민속마을 가는 길·묵을 곳·먹을 것
외암민속마을 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에서 빠져 21번 국도를 타고 20㎞ 정도 달리다 공주·유구 방면으로 좌회전. 송악면사무소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내려가 곧바로 좌회전하면 된다. 묵을 곳·먹을 것 = 외암민속마을 안에서 민박을 할 수 있다. 15명 이상 수용하는 독채(20만 원 이상)로는 소롱골, 느티나무집, 참판댁, 외암촌집, 풍덕댁 민박 등이 있다. 그보다 좀 작은 규모(10만 원 이상)로 사슴집, 신창댁, 할아버지네 등이 있고 수용인원 4명 정도(6만6000원)의 민박은 원두막, 병사댁, 솔뫼집, 교수댁 등이 있다. 예약은 모두 041-541-0848로 하면
문화일보 | 2015-06-17 15:46 -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천년사찰 봉곡사 만공스님 깨달음 얻고 정약용이 공자 논하던 곳
외암마을은 약 500년 전부터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이 마을의 주인은 평택진씨였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외암마을에 거주하는 주민의 절반은 예안이씨다. 맨 처음 이 마을에 살기 시작한 예안이씨는 평택진씨 참봉 진한평의 사위인 이사종이었다. 진한평에게는 딸만 셋 있었는데, 이사종이 진한평의 큰딸과 혼인해 마을에 들어와 살면서부터 예안이씨의 씨족마을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마을의 전체적인 모양은 동서로 길게 형성된 타원형이다. 동북쪽의 설화산 자락이 흘러내리다 마을에 이르러서 완만한 구릉을 이뤘다. 따라서 서쪽의 마을 어귀는 낮고 동쪽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동고서저(東高西低
문화일보 | 2015-06-17 1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