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신세미의 미술산책
-
<신세미의 미술산책>가식 없는 한국美 ‘최순우의 달항아리’
늘 그 자리에 있기에 소홀히 여기고, 그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구나. 국립중앙박물관의 ‘최순우가 사랑한 전시품’전(12월 말까지)에서 소중한 우리 문화재를 접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박물관은 미술사학자 최순우(1916∼1984)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선생이 각별히 아꼈던 문화재들을 관련 글과 더불어 선보이는 소장품전을 마련했다. 국보를 포함한 문화재 및 선생 특유의 명쾌하고 유려한 글과 더불어 한국미,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전시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역임한 최순우는 ‘한국미술 오천년전’ 등의 전시, 명저 ‘무량수전 배흘
신세미 | 2016-06-27 15:24 -
<신세미의 미술산책>관객수 연연않고 작가가 행복한 갤러리
‘대안공간’은 미술관, 화랑과는 다르게 운영되는 비영리 전시공간을 뜻한다. 한동안 신진 작가의 등용문으로 주목을 받았고, 이즈음 보다 전문성을 가진 미술 공간으로 그 역할이 재정립되고 있다. 근래 ‘신생 공간’들이 이전의 대안공간처럼 신진 작가들을 적극 발굴 지원하며 새로운 미술 지도를 이뤄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대안적인 갤러리’를 지향하며 신진작가 기획에 집중해온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의 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윌링앤딜링은 작가 자료를 충실히 수집해 제공하는 특화한 전시를 펼쳐, 최근 ‘작가들이 전시하고 싶어하는 공간’으로 미술가에 지명도가 높다. 윌링앤딜링은 큐레이터 김인선 씨와 그의 활동을 후원하는 박은주 씨가 각기 기획과 운영지원을 맡고 있다. 두 공동 대표는 기존 화랑가와 동떨어진 지역이지만 관람객 수와 작품 판매에 얽매이기 보다 공간 이름처럼 “기획자와 작가가 재미있고 원하는(윌링) 미술행사를 펼치고 싶다(딜링)”고 말한다. 작가 오인환 씨와 김수영 씨가 각기 작품을 공개한 2014년, 2013년 윌링앤딜링 개인전은 관객이 몰려 입장을 제한해야할 정도였다. 특히 오 씨는 ‘사각지대 찾기’라
문화일보 | 2016-06-20 13:45 -
<신세미의 미술산책>책 그린 궁중화… 세태 담은 문화의 보물
책을 그린 전통화 ‘책거리’에는 책 외에 진귀한 도자기, 청동기, 문방구, 화병부터 다남 출세 행복을 상징하는 동식물까지 각양각색 일상용품들이 등장한다. 책거리 가운데 서가가 있으면 ‘책가도’다. 책그림은 서양에서 15세기 르네상스시대 이탈리아에서 개인 서재를 그린 스투디올로를 시작으로 중국에서 다양하고 보배로운 물품을 다룬 다보격경으로 전개됐다. 18세기 후반 조선에 전해진 책그림은 어좌 뒤에 일월오봉도 대신 책가도 병풍을 설치했던 정조시대에 성했으며 책거리로 발전했다. 또한 한자문화권 국가들은 수(壽), 복(福) 같은 한자와 사물을 합해 문자도를 그렸다. 우리나라에선 조선왕조의 통치 이념이 담긴 여덟 문자 ‘효제충신예의염치(孝悌忠信禮義廉恥)’를 서체 조형과 상징 이미지로 재해석한 특유의 유교문자도가 유행했다. 문자와 책을 토대로 하는 책거리와 문자도는 궁중화로 시작해 200여년 간 민화로 저변화했다. 학문 숭상, 출세욕 등 조선사회의 정치·취미·욕망이 반영된 우리 문화의 보물이다.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의 ‘조선 궁중화 민화 걸작’전(8월 28일까지)은 그동안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던 책거리와
문화일보 | 2016-06-13 16:09 -
<신세미의 미술산책>불편하지만 기발한 작품… 신진작가와의 기쁜 만남
젊은 작가들이 복잡다양한 이 시대를 반영해 개성, 창의력,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들이 수월치는 않으리라. 삼성미술관 리움이 신진 작가들을 발굴 지원하는 격년제 전시인 ‘아트스펙트럼’전(8월 7일까지)에서는 ‘난해한 현대미술’과의 편치 않은 만남을 각오해야 한다. 전시작들은 주제, 소재, 기법은 물론 전시 형태부터 기발하고 낯설다. ‘가족계획’ ‘유령 같은 예술’을 비롯해 무중력 상태의 사군자, 소리의 시각화 등 주제, 제목부터 별나다. 전시장 바닥과 벽면에 숫자와 색색의 도표가 들어서고, 마루에 올라앉아 쉬라는 관람객 대상의 행동지침이 벽면에 적혀 있다. 전통적인 캔버스 풍경화와 한지 수묵화도 묘하게 불편하다. 미술관 측이 내외부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 작가 10개 팀은 ‘아트스펙트럼 2016’ 전을 통해 결혼자금, 군대이야기부터 우주탐사, 제주 4·3사건까지 각기 개인적 서사와 사회적 관심사를 풀어낸다. 전시장 중앙의 ‘가족계획’(사진)은 그래픽 디자이너 김형재-정보 시각화 연구자 박재현의 2인 그룹 옵티컬레이스가 각종 통계자료, 정보와 지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인포그래픽이다.
문화일보 | 2016-05-30 15:39 -
<신세미의 미술산책>뮤지컬 보러가서 미술 감상… 부드러운 ‘돌·철’ 을 만나다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의 진입로, 이태원로 쪽 대로변에 ‘오줌 싸는 강아지 조각’이 서 있다. 큰 강아지가 싱긋 눈웃음치며 뒷다리를 든 채 한 줄기 물을 품어낸다. 높이 4m의 대형 돌 조각은 조각가 한진섭 씨가 붉은 화강암 파편들을 이어 붙여 만든 ‘생생(生生·사진)’이다. 블루스퀘어 건물의 외벽에 한 씨의 작업실 모습을 담은 이미지가 붙어 있고, 돌 조각들이 야외에 놓여 있다. 또 정면의 직육면체형 건물에는 ‘철 조각가’ 최태훈 씨가 철을 휘고 붙인 조각들을 전시 중이다. 뮤지컬 전용극장인 블루스퀘어는 공연장과 별도로 전시 공간을 갖추고 있다. 공연장 외부에 설치한 컨테이너 형태의 복합문화공간 NEMO에서 지난 2012년 5월 이후 연 2회 기획전을 포함해 연중 기획전을 진행해 왔다. 복합문화공간 NEMO에서 현재 진행 중인 전시는 두 조각가 한진섭, 최태훈의 2인전 ‘파한(破閑)’이다. 각기 40년여 돌과 철을 소재로 집요하게 작업해온 두 작가는 이번에 실내 전시장에서 발표하지 못했던 대형 신작을 공개한다. 화강암, 대리석을 깎고 쪼고 다듬어 단순하고 해학적인 동물과 인물의 형상을 표현해온 한진섭 씨는 오줌 싸는 개, 오?
문화일보 | 2016-05-23 14:49 -
<신세미의 미술산책>현대미술 핵심 장르 ‘사진예술’을 만나다
- ‘보이지 않는 가족’展 ‘사진 거장’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워커 에번스, 신디 셔먼, 토마스 루프 등을 비롯해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길버트&조지, 제프 쿤스, 아네트 메사제 등 현존하는 현대미술 스타까지. 이 사진전은 출품작가의 면면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보이지 않는 가족’전(5월 29일까지)은 국내 사진전에서 보이지 않던 미술작가의 작품까지 포함해 200여 점의 사진을 대거 공개한다. 파리 시청 앞 광장에서 연인의 키스 사진으로 유명한 로베르 두아노는 복싱 링의 줄을 잡고 있는 선원 옷 차림의 원숭이와 구경꾼을 촬영
문화일보 | 2016-04-25 14:39 -
<신세미의 미술산책>아파트촌 사이 미술관 무지갯빛 현대미술展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미술관으로는 이례적으로 아파트로 둘러싸인 ‘아파트촌 미술관’이다. 국내 미술관들이 대부분 강북 도심, 강남 빌딩가 혹은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한 반면, 이 미술관은 서울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 밀집 지역의 녹지공원에 자리 잡은 야트막한 동산 같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중계역과 하계역 사이, 등나무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북서울미술관과 이어진다. 아파트 숲 사이로 공원의 봄빛이 싱그러운 요즘, 이 미술관의 기획전이 남녀노소 관람객의 폭넓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일상과 밀접한 자동차를 소재로 작업한 ‘브릴리언트 메모리즈:동행’전(21일까지)과 박미나 씨의 ‘빨주노초파남보’전(7월 24일까지)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에 이어 펼치는 자동차 기획전이다. 지난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시즌1에 이어 이번 시즌2 전시에서도 자동차를 전시공간으로 끌어들였다. 자동차가 있는 풍경 사진 등 직설화법으로 자동차를 부각시켰던 시즌1에 비해 올 전시는 후원사의 ‘상품’을 드러내기보다 일상의 친근한 대상으로 자동차에 다가선 작품들이 돋보였다. 작가 12명은 미술관
문화일보 | 2016-04-18 14:49 -
<신세미의 미술산책>국내 최고층 63아트미술관… 그림으로 전망으로 봄 만끽
서울 여의도 63빌딩은 매년 이맘때면 벚꽃, 진달래, 개나리, 조팝나무 등 봄꽃 구경의 명소다. 63빌딩의 60층 전망대에선 요즘 대형 통유리창 너머 활짝 핀 봄꽃, 싱그러운 신록과 더불어 서울 한강변을 조망할 수 있다. 초고층 빌딩에서 내려다보이는 강변, 아파트단지와 대형건물 사이로 새봄의 연둣빛이 한창이다. 게다가 60층 전망대는 전망 좋은 ‘초고층 미술관’을 겸하고 있는 문화공간, 외국인 대상의 투어코스로도 인기다. 일본 도쿄(東京) 롯폰기(六本木)힐스의 모리(森)타워 52, 53층에 모리미술관이 있다면, 서울 여의도 빌딩가에 63아트미술관(옛 63스카이아트미술관)이 있다
문화일보 | 2016-04-11 14:45 -
<신세미의 미술산책>천년고찰 속 갤러리 현대미술과 通하다
매화, 동백에 이어 벚꽃이 한창인 남도 사찰에 현대미술의 꽃이 활짝 피었다. 한반도 남쪽 끝에 자리 잡은 전남 해남 미황사에서 새봄 미술축제가 한창이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달마산 자락의 ‘천년 고찰’ 미황사에 새로운 미술공간이 문을 열었다. 이 사찰의 입구, 대웅전 건너편에 자리 잡은 자하루미술관의 개관기념전 ‘땅끝 마을 아름다운 절, 미황사’전이 지난달 말부터 5월 말까지 두 달여 펼쳐진다. 절 주변이 온통 붉은 신태수 씨의 그림과 절 위로 부엉이와 보름달이 떠 있는 안윤모 씨의 작품(사진)에는 이른 봄 미황사를 둘러싼 동백숲의 장관이 담겨 있다. 홍선웅, 박방영 씨의 작
신세미 | 2016-04-04 15:36 -
<신세미의 미술산책>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 올봄엔 ‘단체展’ 어때요?
특정 주제의 단체전에선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한꺼번에 접할 수 있다. 개인전과 달리, 단체전의 경우 동일 주제 아래 작가별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작품 세계에 자연스럽게 다가설 수 있어 흥미롭다. 새봄 눈에 띄는 단체전이 토탈미술관의 ‘플라스틱 가든전’(4월 24일까지)과 아트사이드 갤러리의 ‘프랑스 추상작가 3인전’(4월 6일까지)이다. 인위적인 자연의 모습을 뜻하는 ‘플라스틱 가든’이란 주제의 토탈미술관 전시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중국 베이징(北京) 798예술구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기획전이다. 윤재갑 하우 아트 뮤지엄 관장이 기획을 맡았고, 한국·중국의 작가 10명이 출품했다. 토탈미술관 전시장 입구에서 종이용 두 마리가 춤추듯 움직이는 중국 작가 저우웬두의 작품이 관객을 맞는다. 각기 영문-중문 백과사전을 잘라 붙인 종이로 뒤덮여 있는 두 용은 이질적 두 문자가 상징하듯 서로 소통한다기보다 그저 흔들고 있을 뿐이다. 청색 회색 계열의 색면추상화처럼 오묘한 색감이 매력 있는 이 작가의 회화는 실은 베이징 대기의 오염도를 색의 띠로 표현한 작업이다. 한국 작가 최정화의 ‘중국식 백과사전’은 작가가 중국 가정집
문화일보 | 2016-03-28 14:50 -
<신세미의 미술산책>‘아픈 문화재’ 치료하는 보존과학 40년史 조명
1964∼1965년 충남 부여 금강사 절터 발굴 조사 때 수백 개 토기 파편들이 나왔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깨진 채 보관 중이던 파편들은 2011년 ‘문화재 병원’인 박물관 보존기술실에서 보존처리 과정을 거쳤다. 세척, 가접합, 접합, 복원, 채색의 과정을 통해 토기 파편들은 높이 150.2㎝ 대형 토기항아리(사진)로 다시 태어났다. 개성 부근에서 20세기 초 출토된 높이 15.9㎝ 중국 송나라의 용·구름 무늬 주자는 3차원 스캐닝을 활용한 보존처리를 통해 지난해 몸체를 둘러싼 용·구름 무늬의 결실 부분이 복원됐다. 이 박물관에 보존기술실이 생긴 것이 1976년. 2명의 전문 인
문화일보 | 2016-03-21 14:42 -
<신세미의 미술산책>가녀린 선에 담긴 ‘삶의 성찰’… 연필화는 ‘흑백 자화상’ 이다
아트페어는 대형 전시장에서 화랑별로 미술품을 전시 판매하는 ‘미술장터’다. 5일여 아트페어 기간 중 화랑들은 개별 부스에 소장품, 특정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즈음 스타 작가와 인기 작품이 큰 흐름을 이루다 보니 화랑별 전시작들이 엇비슷해지기도 한다. 이와 달리 개인전처럼 특정 작가의 기획전을 시도하는 화랑도 있다. 아트페어는 미술장터이면서 화랑별 특성을 더 많은 애호가에게 인지시킬 수 있는 화랑과 작가의 PR 현장이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서울 강남 코엑스 C홀에서 열린 한국화랑협회(회장 박우홍) 2016년 화랑미술제에도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단색화 열풍의 징후
문화일보 | 2016-03-07 14:45